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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니콜라우스 피퍼 12.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니콜라우스 피퍼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부전공한 저는 가끔 머리를 식힐 겸 경제학책을 들곤 합니다. 흥미롭게 읽기 시작하지만 이내 책을 펼친 것을 후회하곤 합니다. 경제의 역사는 곧 식민지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지금의 풍요로움이 수많은 이의 피와 고통으로 이룩된 것임을 느낄 때 뼈가 아리고 심장이 조여들기 때문입니다. 식민지 개척 이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수렵과 채취를 통해 그야말로 하루하루 생계를 연명하기 위해 살아가던 때에도 배고픔과 추위, 짐승들의 공격,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농경을 시작하며 떠돌아다니지 않고도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었고, 상업과 공업이 시작되며 분업과 물물교환을 통해 보다 .. 더보기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 작가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 작가[바람이 분다, 가라]는 특별한 기대나 설렘 없이 집어든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걷잡을 수 없이 뛰는 심장 때문에 당황해야만 했습니다. '한강 작가가 이런 구성의 글까지 쓰실 줄이야'라는 탄식과 함께.[바람이 분다, 가라]는  희곡작가 이정희와 육상선수 출신 화가 서인주, 두 여자의 처절하고도 찬란한 사랑이야기입니다.  '확연히 다른 방식이었지만 어쩌면 데칼코마니와도 같은 두 여자의 사랑은 결국 하나였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한강작가는 이 책에서 물리학과 동서양미술 그리고 음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지식을 마음껏 휘두르며 이야기를 아우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의 지식 안에서 각 등장인물은 마치 살아있는 인물처럼 인격.. 더보기
10. [채식주의자]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 작가 10. [채식주의자]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한강 작가의 책을 읽노라면 문득 저렇게 친절할 것만 같은 작가가 이토록 불친절하고 가혹하게 독자를 다룰 수 있는가 하는 마음이 들곤 합니다. 심지어 [채식주의자]에서는 소설의 주인공인 영혜가 아닌 남편, 형부, 언니의 목소리로 진행되어 정작 영혜가 왜 그토록 고기를 거부하고 죽음에 이르는 극단주의적인 채식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왜 그토록 자신을 망가뜨려가면서 나무가 되어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해, 글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풀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 또한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면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한강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왜! 도대체 왜!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부연 안갯속을 혼자 .. 더보기
9. [울게 될 거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야마모토 후미오 9. [울게 될 거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야마모토 후미오 [울게 될 거야]라는 작품은 다소 거칠고 단도직입적이며 거침없이 단순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쩌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문체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때로는 거북하여 욕지기가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동백꽃이라는 의미를 가진 '쓰바키'라는 23살 여자가 사랑이라는 것을 얼핏 알아가는 과정을 에이즈나 불륜, 치매, 왕따문화, 외모지향 사회, 향락적이고 소모적인 섹스와 향락문화까지,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세상 도발적으로 가볍게 다루어냅니다. 어쩌면 그것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공허함을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어쩔 수 없이 순응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분노와 절망, 두려움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쓰바키는 틈이라고는 찾을 수 없어 사람들에게 호.. 더보기
8. [여수의 사랑]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8. [여수의 사랑]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여수의 사랑은 한강 작가의 단편소설들을 모아 엮은 소설집입니다. 여수의 사랑,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질주, 진달래 능선, 붉은 닻까지 총 6편을 담고 있습니다.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만큼 독자 스스로가 많은 생각을 해야만 했고, 소설 전반을 관통하는 어둠과 폭력 그리고 고통에 대한 문장들은 자칫 독자의 마음을 베이게 할 만큼 강렬하고도 원초적입니다.  여수의 사랑은 여수가 고향인 정선과 아마도 여수가 고향일 것이라고 믿고 있는 자흔이라는  두 여자의 처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정선에게 여수는 아버지의 폭력에 대한 아픔과 고통이고, 2살 무렵 여수행 열차칸에 버려진 자흔에게 여수는 버려졌지만 원초적으로 끌릴.. 더보기
7. [자기 앞의 생]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에밀 아자르 7. [자기 앞의 생]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이라는 작품은 로맹가리가 사람들로부터 부여받은 고정된 이미지, 고정관념, 구속을 탈피하기 위해 가상의 작가 에밀 자라르를 만들어 그로 하여금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으로 발표된 것입니다. [자기 앞의 생]은 로맹가리가 자신의 본명으로 출간한 하늘의 뿌리 이후 콩쿠르 상을 수상함으로써 동일한 인물(이름은 다르지만)이 2회 수상하는 최초의 쾌거를 이룬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는 소위 잘 나가는 유명 평론가들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제는 더 이상 새롭고 파격적이며 신선하게 다가가지 못하는 로맹가리라는 자신의 이름에 대해 극도의 환멸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로맹가리의 친척일지도 모르는 애송이 작가, 에밀 아.. 더보기
6. [연금술사]를 읽고(독후감, 책 리뷰)/파울로 코엘료 6. [연금술사]를 읽고(독후감, 책 리뷰)/파울로 코엘료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하며 필사할 글귀를 찾을 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집어드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파울로 코엘료의 역작 [연금술사]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어느 한 구절 놓칠 수 없는 은유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빨리 쓸 필요도 없고 글귀의 내용을 곱씹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글귀는 내 '마음'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처음과 끝, 에필로그와 프롤로그에 담고자 하는 모든 내용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 2장에 담긴 내용들은 에메랄드 판에 새겨진 단 한 구절의 '단순'하고 '명쾌'하며 '절대적'진리를 탐구하고 찾아가는 여정에 불과합니다. 동화적인 여러 개의 이야기가 엮여서 마침에 우리는 스스로 그 글귀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사.. 더보기
5. [파친코]를 읽고(독후감, 리뷰) 5. [파친코]를 읽고(독후감, 리뷰) OTT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 중인 동명 드라마 ' 파친코'의 원작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1910년 이야기가 시작되고 1989년 마침표를 찍습니다. 무려 70여 년의 굴곡진 재일한국인들의 이야기 속에 서서는 수십 명의 그 시대를 살아낸 인물들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다른 무엇도 아닌 '이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고, 이민진 작가가 소설 안팎에 불러준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을 통해 그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를 느꼈습니다. 작가는 책의 한 꼭지도 안 되는 잠시잠깐 나오는 사람들에게도 살뜰히 이름을 부여해 주었고, 누군가에게 불리게 합니다. 아픈 역사 속 하잘것없는 인간군상들에 불과했을 그들을 이렇게 애도하는 듯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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