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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16. [희랍어시간]을 읽고(책 리뷰/독후감)/한강 작가 16. [희랍어시간]을 읽고(책 리뷰/독후감)/한강 작가[희랍어 시간]은 말을 잃은 여자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한강 작가는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다만 한 여자와 한 남자의 기척이 만나는 이야기입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척'이란 ' 누가 있는 줄을 짐작하여 알 만한 소리나 기색'을 일컫습니다. 언젠가는 말을 할 줄 알았으나 지금은 하지 못하는 여자의 목구멍과 혀에 머물고 있는 소리와 시력이 소멸되는 유전병을 앓고 있는 남자의 흐릿한 기색이 만나는 것이겠지요. 여자는 말을 하지 않는 대신 상대방의 손바닥 위에 검지 손가락으로 글자를 써 소리를 대신합니다. 남자 또한 볼 수 없지만 손바닥에 그려진 소리는 온몸과 머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소리가 고막을 울려 .. 더보기
15.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마이클 샌델 15.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마이클 샌델[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제일 먼저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세속적 이게도 드디어 이 책을 읽어냈구나! 였습니다. 늘 도전하고자 했으나 사는 일에 쫓겨 읽지 못했던 그 책, 세계적 베스트셀러이기보다 대한민국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더 옳은 듯 보이는 [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저자인 마이클 샌델 교수는 대한민국 '정의' 열풍의 수혜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왜 '정의'를 갈구하는 것일까요?정의 (正義)는 '바를 정, 옳을 의'라는 한자의 뜻에서 알 수 있듯, 사전적으로 풀이하자면  '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 바른 의의(意義)', '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까지의.. 더보기
14. [연탄길 1]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이철환 작가 14. [연탄길 1]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이철환 작가[연탄길 1]은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책입니다. 작가는 학원강사로 일하며 듣고 체험한 일들을 엮은 것이라고 글 서두에 밝힙니다. 최대한 사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라는 것인데, 읽으면서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수시로 들곤 했습니다. 그만큼 세상사는 매일 어딘가에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기적을 알아차리냐의 여부는 자신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겠지요. 연탄길은 요즘 유행하는 병렬독서(여러 권의 책을 시의 적절하게 번갈아서 읽는 방법)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책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식사를 준비하며 식탁 구석에 놓고 틈틈이 읽곤 했습니다. 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은 매우 신성하기도 하지만 이것만큼 세속적.. 더보기
13.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J.D. 샐린저 13.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책 리뷰/ 독후감)/J.D. 샐린저[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이 책의 제목만큼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소설에서 제목이 지닌 힘을 말할 때 바로 이 책이 언급될 만큼 소설의 제목은 굉장했고, 솔직히 이 책을 굳이 읽지 않아도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어림짐작해 볼 수 있을 만큼 제목이 다 한 책입니다.[호밀밭의 파수꾼]은 명문 펜시예비학교에서 5과목 중 4과목을 낙제하여 퇴학 처분이 내려진 16살, 이제 막 17살에 접어드는 홀든 콜필드가  룸메인 스트레들레이터와의 다툼 후 기숙사를 나와 집으로 가기로 한 날까지 버티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과정을 담은 기괴한 모험물입니다. 세계 2차 대전직후 전 세계가 전쟁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는 시점에 혼란한.. 더보기
12.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니콜라우스 피퍼 12. [청소년을 위한 경제의 역사]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니콜라우스 피퍼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부전공한 저는 가끔 머리를 식힐 겸 경제학책을 들곤 합니다. 흥미롭게 읽기 시작하지만 이내 책을 펼친 것을 후회하곤 합니다. 경제의 역사는 곧 식민지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지금의 풍요로움이 수많은 이의 피와 고통으로 이룩된 것임을 느낄 때 뼈가 아리고 심장이 조여들기 때문입니다. 식민지 개척 이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은 수렵과 채취를 통해 그야말로 하루하루 생계를 연명하기 위해 살아가던 때에도 배고픔과 추위, 짐승들의 공격,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농경을 시작하며 떠돌아다니지 않고도 배고픔을 이겨낼 수 있었고, 상업과 공업이 시작되며 분업과 물물교환을 통해 보다 .. 더보기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 작가 [바람이 분다, 가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 작가[바람이 분다, 가라]는 특별한 기대나 설렘 없이 집어든 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걷잡을 수 없이 뛰는 심장 때문에 당황해야만 했습니다. '한강 작가가 이런 구성의 글까지 쓰실 줄이야'라는 탄식과 함께.[바람이 분다, 가라]는  희곡작가 이정희와 육상선수 출신 화가 서인주, 두 여자의 처절하고도 찬란한 사랑이야기입니다.  '확연히 다른 방식이었지만 어쩌면 데칼코마니와도 같은 두 여자의 사랑은 결국 하나였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한강작가는 이 책에서 물리학과 동서양미술 그리고 음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지식을 마음껏 휘두르며 이야기를 아우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의 지식 안에서 각 등장인물은 마치 살아있는 인물처럼 인격.. 더보기
10. [채식주의자]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 작가 10. [채식주의자]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한강한강 작가의 책을 읽노라면 문득 저렇게 친절할 것만 같은 작가가 이토록 불친절하고 가혹하게 독자를 다룰 수 있는가 하는 마음이 들곤 합니다. 심지어 [채식주의자]에서는 소설의 주인공인 영혜가 아닌 남편, 형부, 언니의 목소리로 진행되어 정작 영혜가 왜 그토록 고기를 거부하고 죽음에 이르는 극단주의적인 채식을 선택하는지 그리고 왜 그토록 자신을 망가뜨려가면서 나무가 되어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해, 글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풀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이 또한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면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한강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왜! 도대체 왜!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부연 안갯속을 혼자 .. 더보기
9. [울게 될 거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야마모토 후미오 9. [울게 될 거야]를 읽고(책 리뷰, 독후감)/야마모토 후미오 [울게 될 거야]라는 작품은 다소 거칠고 단도직입적이며 거침없이 단순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쩌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문체에서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때로는 거북하여 욕지기가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동백꽃이라는 의미를 가진 '쓰바키'라는 23살 여자가 사랑이라는 것을 얼핏 알아가는 과정을 에이즈나 불륜, 치매, 왕따문화, 외모지향 사회, 향락적이고 소모적인 섹스와 향락문화까지,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세상 도발적으로 가볍게 다루어냅니다. 어쩌면 그것은 현대인들이 느끼는 공허함을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어쩔 수 없이 순응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분노와 절망, 두려움을 나타내는 듯합니다. 쓰바키는 틈이라고는 찾을 수 없어 사람들에게 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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