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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위드 돈벌러

신들의 전쟁 2-8(그리스 로마 신화/헤라와 익시온 이야기, 헤라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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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 2-8(그리스 로마 신화/헤라와 익시온 이야기, 헤라의 반란)

1. 헤라, 바람둥이 제우스와 결혼하여 결혼초까지는 자녀들을 낳으며 다복한 가정을 꾸리다

 

가정의 여신 헤라는 이 세상 누구보다 고결하고 정숙하고 우아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적어도 제우스를 만나기 전까지 말입니다.

제우스는 이미 부인이 6명이 있었던 터라 헤라 또한 그를 처음에는 거부를 합니다.

제우스의 여성 편력을 알았기 때문에 콧방귀도 뀌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우스는 그전에 있었던 부인들은 사실혼 관계이긴 하지만 결혼식을 한 적도 혼인신고를 올린 적도 없다며, 제우스는 헤라에게 첫사랑이고 끝사랑이라고 로맨틱한 구애와 함께 온 세상 만물을 다 초대하여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헤라는 제우스의 진정성 있는 눈빛을 받아들였고, 그렇게 그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헤라와 제우스는 결혼 초에는 곡절이 있었긴 했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헤라는 큰아들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못생긴 외모와 장애를 가져 낳자마자 지상으로 내던져 버리기는 했지만, 화해해 멋진 황금의자를 만들어 주었고 금손이라 그의 손에서 멋진 무기와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재주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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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은 올림포스에서 외모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전쟁의 신 '아레스'입니다.

큰딸은 출산의 여신이고 둘째 딸은 청춘의 여신입니다.

이뿐 아니라 헤라가 누구보다 더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 동물들입니다.

헤라의 첫 번째 반려동물은 괴물 뱀 '피톤'으로 무시무시한 독을 내뿜어 헤라가 필요로 할 때 출동해서 적들을 제압하곤 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7

두 번째 반려동물은 눈이 백 개 달린 '아르고스'로 잘 때도 두 개의 눈만 감고 자기 때문에 누군가를 24시간 철통 방어 하고 싶을 때 활용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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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반려동물은 헤라의 상징인 '공작새'가 있고 마지막으로 '대게'입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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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헤라, 제우스가 다른 여자들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에 의해서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모두 떠내 보내다

 

헤라의 행복한 가정생활을 파괴한 것은 다름 아닌 남편 '제우스'였습니다.

제우스가 바람기를 참지 못하고 여신, 님프, 여인을 가리지 않고 바람을 피우면서 그녀들과의 사이에서 아이까지 낳습니다.

아폴론 헤르메스 헤라클레스

대표적으로 태양의 신 아폴론, 전령의 신 헤르메스, 영웅 헤라클레스가 있습니다.

아폴론은 헤라가 보낸 '피톤'을 화살을 쏴 죽이고, 헤르메스는 '아르고스'의 목을 베어 죽입니다.

헤라는 아르고스를 기리기 위해 눈 백 개를 뽑아다가 '공작새'의 날개에 달아줍니다.

그리고 헤라클레스는 헤라가 보낸 '대게'를 짓이기듯 밟아 죽였습니다.

이렇듯 헤라는 다른 여자들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에 의해서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모두 떠내 보내고 맙니다.

3. '가정의 여신' 헤라, 가장 싫어하는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와의 싸움에서 아르테미스를 기절시키다

헤라는 제우스의 불륜녀와의 자식들 중에서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가장 싫어했는데 아르테미스가 순결의 여신이라, 여성들이 순결을 지킬 경우 가정을 이룰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황금 화살을 가진, 고함지르며 사냥하는 멀리 쏘는 신의 누이인 아르테미스 그 화살 사냥꾼은 헤라에게 맞섰다'

<호메로스 작 '일리아스'>

순결하면 가정이 이루어질 수 없었고 상반된 과업을 가진 두 여신은 벼르던 끝에 한 판 붙게 됩니다.

'헤라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바람처럼 날쌘 무기를 집었으니, 손으로 그 단단하고 뾰족한 우박을 휙 돌려서는 아르테미스를 세게 내리쳤다'

<논누스 作 '디오니시아카'>

아르테미스가 쏜 화살을 막기 위해 헤라는 구름을 뜯어 방패로 삼고 이를 막은 후, 우박 하나를 잡아서 아르테미스를 내리쳤고 아르테미스는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맙니다.

4. 헤라, 올림포스에서 술시중 드는 예쁘장한 남자 가니메데스와 관련한 사건으로 제우스에게 분노하고 실망하다

그런데 헤라가 그토록 싫어하는 아르테미스의 주종자를 제우스가 범했고, 심지어 헤라를 모시는 신전의 여사제를 또한 제우스가 범합니다.

그럼에도 헤라는 가정을 지켰지만 헤라를 도저히 참지 못하게 하는 그 사건이 터지고야 하는데, 올림포스 연회가 그 사건의 발단입니다.

보통 하급 신이니 님프들이 연회장에서 제우스에게 술을 따르는데 그날따라 술 따르는 시중들이 맘에 들지 않았던 제우스는 술 따를 사람을 직접 물색하러 나섭니다.

'제우스는 그의 아름다움 때문에 독수리를 시켜 가늬메데스를 낚아채고는 하늘에서 신들의 술 따르는 시종으로 앉혀 놓았다'

<아폴로도로스 作 '신화집'>

맘에 쏙 드는 여인을 발견한 제우스는 독수리를 보내 그녀를 납치합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예쁜 그녀 아니 그의 이름은 가니메데스였고, 그는 여자가 아닌 남자였습니다.

그럼에도 제우스는 예쁘장한 남자 가니메데스에게 술 시중을 들게 했고, 이후 가니메데스는 계속해서 올림포스에서 시중으로 일하게 됩니다.

헤라는 가니메데스가 남자임을 알고 안심했지만, 한편 제우스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끼고 주시합니다.

어느 날, 제우스가 가니메데스에게 술잔을 건네는데 가니메데스가 제우스가 마신 쪽에 입을 대고 술을 마시는 장면을 헤라가 목격합니다.

지금까지 제우스가 다른 여인들과 바람을 피울 때에는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아 자기편으로 만들어 권력과 문명을 확정하려 한다는 왕으로서 제우스 나름의 명분과 세계관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헤라는 참을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그 어떤 명분도 세계관도 통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헤라는 제우스를 찾아가서 가니메데스를 지상으로 돌려보네 자고 요청합니다.

그런데 제우스가 헤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 해버립니다.

'당신 아들 절름발이 헤파이스토스가 술을 따랐어야 했는데 말이지. 방금까지 집게를 쥐고 있다가 그것도 불똥 가득한 대장간에서 나오는 그 녀석이 말이야'

<루키아노스 作 '신들의 대화>

제우스가 절름발이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가 술을 따라야 맛있겠냐며 비아냥거렸고, 헤라는 큰아들 헤파이스토스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퍼부은 것입니다.

헤라는 이런 제우스에게 분노하고 실망합니다.

5. 제우스, 헤라가 떠나고 그녀의 빈자리에 이상증세를 느끼고 의사의 처방대로 재혼을 하기로 결심하다

헤라는 제우스와 이혼을 결심하고 그를 버려두고 양아버지처럼 어린 시절 헤라를 돌봐준 바다의 신 '오케아노스'를 찾아갑니다.

오케아노스를 찾아간 헤라는 분노와 서러움으로 하염없이 울면서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헤라와 이혼한 제우스는 자신의 세계관을 방해하던 장애물이 없어진 것이라 홀가분해하며 헤라 다음으로 가정의 여신을 담당할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그런데 제우스의 몸과 마음에서 뭔가 모를 변화가 느껴집니다.

제우스는 헤라가 곁에 있었을 때는 세상에 모든 여자가 예뻐 보였는데 헤라가 없어진 순간 예쁜 여자가 다 사라져 버렸고 처음으로 피곤하고 무기력한 감정까지 느끼게 되었고, 외출했다 집에 돌아가면 반기는 이 하나 없이 휑했습니다.

그리고 방안에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헤라의 황금 의자를 보며, 헤라가 앉아 있던 그 빈자리를 비로소 느끼기 시작하며 갑자기 우울감이 확 몰려옵니다.

제우스는 천상의 의사 아스클레피오스를 소환해 진단을 받았는데 특별한 이상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제우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증세에 시달리다 인간세계의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갔고, 그 의사는 제우스에게 재혼할 것을 제안합니다.

제우스는 헤라가 떠나고 자신을 옥죄는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고, 의사는 제우스가 만약 결혼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세계관 확장은 어렵다고 합니다.

결혼을 해서 누군가 감시하고 묶어주고 잔소리하고 바가지를 긁고 해야 열정이 살아난다고 하며 결론은 제우스가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우스가 더 이상 예쁜 여자가 보이지 않아 결혼할 사람을 찾지 못한다고 하자 의사는 제우스가 결혼할 상대방을 귀띔해 줍니다.

제우스는 의사의 말을 듣고 흥분하여 모든 신과 인간, 미물에게까지 자신의 재혼 소식을 전하며 소문내고는, 결혼준비에 매진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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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우스, 헤라의 모습을 한 목각인형으로 헤라를 유인하여 재결합하다

제우스의  재혼 소식이 마침내 헤라에게도 전해졌고, 슬퍼하고 있던 헤라는 제우스의 너무나도 빨랐던 재혼 소식에 분노하며 제우스의 결혼식장으로 향합니다.

'헤라가... 마차 가까이 다가와 형상의 옷을 찢겨버린 다음에야 그것이 젊은 신부가 아닌 나무로 만든 조각상이었음을 발견하고는 가짜였음에 기뻐하였다. 그러고는 제우스와 화해하였다'

<파우사니아스 作 '그리스 여행기'>

때마침 헤라 옆을 화려한 호박마차가 지나가는데 분노한 헤라는 가차 없이 마차를 부숴버린 뒤, 마차에 탄 여자를 끌어냈는데 그것은 헤라모습을 한 목각인형이었습니다.

헤라는 다른 여인이 아님에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고, 정신을 차린 헤라 앞에 제우스가 나타나 헤라에게 빌며 그동안 잘못했다면서 가정의 여신 자리만 지켜달라고 통사정을 합니다.

헤라는 제우스의 말을 듣고 제우스를 끌고 가 신들의 음료와 음식인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한 상 대접하여 두 사람은 화해를 합니다.

7. 헤라, 인간 '익시온'에게 겁탈당하다

이렇게 다행히 한차례 소동으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헤라에게 남자가 생깁니다.

제우스를 뜻하는 주피터가 목성인데, 목성 주변을 도는 위성 4개의 이름이 모두 제우스의 첩들이고 본처인 헤라가 빠져있습니다.

그리고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 중 하나의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성 '가니메데스'입니다.

 

'익시온'이라는 지상세계의 왕이 있었고 인상 좋은 이웃나라 공주에게 구애를 하려 하는데, 공주의 아버지가 너무나 엄청난 결혼식 지참금을 요구합니다.

익시온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그깟 돈이 뭐가 중요하냐며 다른 나라 왕이라면 엄두도 나지 않을 만한 지참금을 지불하기로하고 결혼식을 올립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장인어른이 익시온에게 지참금지불을 요구하자, 금맥을 발견해서 옮길 수 없다면서 금광을 통째로 주겠다며 익시온은 장인어른을 산으로 데려갔고, 구덩이에서 빛이 나는 것을 발견하고 금맥으로 착각하고 흥분해 구경하러 다가간 장인어른의 등을 밀어 빛나는 구덩이 속으로 밀어 죽여버립니다.

그 구덩이는 금광이 아니라 불구덩이였던 것이고 살인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죄지은 왕은 세상의 심판자인 제우스가 심판할 수밖에 없었고 익시온은 제우스 앞에 심판을 받기 위해 섭니다.

제우스는 평소였다면 살인자를 곧바로 번개로 심판을 했겠지만, 헤라가 다시 돌아온 후 화해와 대통합, 용서를 내걸고 제2기 올림포스 집권을 하겠다고 천명한 한 때라 운이 좋게도 엑시온은 즉결 처분은 면하게 됩니다.

제우스는 엑시온의 죄를 추궁했는데 죽을죄를 지었다며 반성하는 익시온을 보고 고심 후 결국 익시온을 용서해 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위해서 올림포스에서 연회가 열렸고 그 자리에 초대받은 익시온은 헤라에게 추파를 던지기 시작합니다.

'한 번은 내가(헤라) 술을 마시고는 가늬메데스한테 술잔을 건네려 했는데, 그가 그 술잔으로 마시겠다고...'

<루키아노스 作 '신들의 대화'>

헤라가 술을 다 마시고 술잔을 술시중을 들고 있던 가니메데스에게 주려하는데, 익시온이 헤라가 마신 술잔으로 술을 마시겠다고 합니다.

헤라는 익시온에게 변태냐며 흥분한 채 자신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익시온은 헤라를 욕망하여 겁탈하려고 했다'

<아폴로도로스 作 '신화집'>

헤라는 방에 돌아와 씩씩대고 있는데 익시온이 헤라의 방까지 쫓아와 헤라를 겁탈하려 달려듭니다.

헤라는 익시온을 밀쳐내고 곧장 제우스를 찾아가 방금 전에 있었던 상황을 말하지만, 제우스는 헤라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어떻게 감히 여신을 겁탈하려 할 수 있냐'라고 헤라가 거짓을 말한다고 생각한 것인데, 분노한 헤라는 하늘의 신인 제우스가 행실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인간도 신을 우습게 아는 것 아니냐고 소리를 지릅니다.

당황한 제우스는 헤라를 달래서 보낸 뒤 구름을 뜯어 헤라와 똑같이 생긴 인간을 만들어, 그것을 익시온의 방으로 들여보냅니다.

익시온은 헤라가 온 것을 확인하고 사랑을 나누었고, 그 모습을 제우스가 두 눈 시뻘겋게 뜨고 지켜봅니다.

그리고 제우스는 지금까지 본인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닐 때 헤라가 느꼈을 그 감정을 본인이 느끼게 됩니다.

8. 제우스, 헤라를 겁탈하고 인간세상에서 떠벌이려는 익시온을 번개로 죽이고 저승의 불수레바퀴에 처박아버리다

제우스는 비록 내 아내인 헤라의 형상을 한 구름 인형이었지만 다른 남자인 익시온과 함께 있는 것을 보니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제우스는 헤라가 했던 것처럼 좀 더 지켜보며 냉혹하게 접근하겠다고 맘먹었고 다음 날, 익시온을 인간세상으로 내려 보냅니다.

익시온은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와 연회를 베풀었고 그 자리에서 제우스의 아내 헤라와 지난밤에 있었던 일을 말하려는 순간 제우스가 번개를 내리쳤고 익시온은 그 자리에서 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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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아노의 <불의 수레바퀴 형벌을 받는 익시온>

'제우스는 그를 바퀴에 묶어버렸고, 바람에 의해 허공을 빙빙 돌게 했다'

<아폴로도로스 作 '신화집'>

보통 사람이 죽으면 스틱스강을 건너 케르베로스 개가 있는 저승의 입구를 지나 저승의 신 하데스의 심판을 받는 등 저승으로 오는 절차가 있는데 이 모든 절차를 다 생략시키고 제우스는 익시온을 잡아끌고 저승으로 와 그곳에서 돌아가고 있는 불수레바퀴 안으로 익시온의 머리를 처박아 버렸고 익시온 지금까지도 저승의 수레바퀴가 돌며 형벌을 받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9. 제우스, 헤라의 복수를 한다며 익시온 부인과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낳았고 헤라는 오히려 제우스에게 복수를 다짐하다

제우스는 헤라 가출 사건 이후부터 헤파이스토스가 선물한 헤라의 황금 의자를 매일 아침마다 닦는 습관이 생겼고, 익시온을 즉결 처분 한 다음날도 여느 때와 같이 헤라의 황금 의자를 정성껏 닦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우스는 익시온을 저승에 가뒀는데도 좀처럼 분이 풀리지 않았고 1년여 동안 헤라를 위한 자신만의 복수를 계획하여 성공합니다.

어느 날, 헤라는 오랜만에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큰 딸 출산의 여신이 아버지 제우스가 또 불륜을 저질러 아이를 낳았다고 소식을 알립니다.

제우스의 새로운 여자는 다름 아닌 익시온의 부인이었습니다.

헤라가 이를 추궁하자, 제우스는 헤라가 익시온에게 희롱당한 것을 익시온 부인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되갚아 준 것이라고 당당히 말합니다.

10. 헤라, 제우스에 대한 반란이 실패하며 올림포스 산에 매달리는 형벌을 받다

어이상실이 된 헤라는 진정한 복수의 한을 품고 제우스에게 제대로 된 도전장을 보내게 됩니다.

가정의 여신이자 복수의 여신 헤라, 과연 제우스에게 제대로 된 복수를 했던 것일까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미는 상황에서 헤라는 어떻게 해서든지 제우스에게 풀어야 했고, 이것이 많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즉, 어떤 정도의 규모로 헤라가 제우스에게 보복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결국은 헤라는 제우스를 꼼짝 못 하게 만들기 위해서 아마도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밧줄로 제우스를 꽁꽁 묶어버립니다.

그리고 제우스가 그것을 풀고 난 후에 자신에게 응징하지 못하도록 제우스의 '번개'도 은밀한 장소에 은폐를 해버립니다.

제우스는 자다 일어나 보니 밧줄에 묶여, 힘을 쓰지 못하게 된 것을 발견합니다.

일부 기록을 잘 엮어서 해석하면 이때 헤라가 제우스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제우스에게 불만이 있었던 형제나 자식들이 가세했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헤라의 지원군 포세이돈&#44; 아폴론
헤라의 지원군 포세이돈, 아폴론

헤라가 믿고 손잡을 수 있는 첫 번째 지원군은 바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었고, 다음은 태양의 신 아폴론입니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
바다의 여신 테티스

이러한 상황에서 제우스를 돕는 신이 하나 있었는데 제우스가 한때 연모했던 바다의 여신 '테티스'였습니다.

테티스는 제우스가 그런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가만히 있지 못해 티탄족의 형제지만 지하에 갇혀 있었던 백손거신들을 찾아갑니다.

테티스는 백손거신 중 '브리아레오스'에게 제우스를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브리아레오스가 올림포스로 올라가서 제우스를 구해줍니다.

올림포스 정상에 메달린 헤라
올림포스 정상에 메달린 헤라

풀려난 제우스는 헤라의 반란에 동참한 포세이돈과 아폴론을 귀양 보내 인간세계에서 인간들의 노예생활을 하도록 하고, 헤라는 제우스가 당한 그대로 사슬로 꽁꽁 묶어서 올림포스 산 정상에 매달아 버립니다.

그 후로 헤라가 제우스를 의심할 때마다 제우스는 헤라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너 또다시 한번 그렇게 매달리고 싶어?'

그래서 헤라는 이러한 트라우마 때문에  이 사건 이후로 제우스에게 함부로 덤비지 못한 것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제우스가 남편으로서 아내를 벌한 것이라기보다, 세상을 통치하는 신들의 왕으로서 반란군의 수괴인 헤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반란을 일으킨 이들에게 제대로 된 처벌을 하지 않으면 제우스는 권력도 잃고 모든 것이 끝나버릴 수 있는 것이라 제우스도 피할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내 헤라를 매달면서도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으리라 추측됩니다.

만약 제우스는 반란군을 봐주거나 헤라와 화해를 해버리면 반란의 움직임이 계속 허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고 이 때문에 포세이돈과 아폴론에게 벌을 줬는데 헤라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편향적인 태도라고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올림포스 신들 사이에 알력다툼이 있었지만 이후 기간테스 침략에 올림포스 신들이 다시 뭉쳐서 싸우게 됩니다.

아무리 그렇다 쳐도 자신의 과오는 고려하지 않고 제우스가 헤라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며 '너무 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며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과거 고대사회를 바라보면서 불합리한 사회였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불합리한 사회를 딛고 일어나서 민주적이고 정의로운 사회된 것처럼, 어쩌면 그 사회 자체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띄우면서 당대 권력층의 행태를 비판하고 풍자했을 것입니다.

권력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고 꼭 자신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굉장히 기분이 나쁠 수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신화고 이야기일 뿐이라고 하면 권력층도 딱히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민중들 서민들 사이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더욱더 퍼져나갔을 것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렇게 권력층들에 대한 해학과 풍자의 도구로도 사용되었던 것입니다.

11. 예술 작품으로 표현된 가정의 여신 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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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크리토스(추정)의 <바르베르니의 헤라>

헤라는 늘 위엄 있고 우하하게 묘사되는데 첫 번째 작품은 바티칸에 전시되어 있는 '아고라크리토스(추정)'의 <바르베르니의 헤라>입니다.

머리에 '폴로'라고 하는 과거 그리스에서 유행했던 장신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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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을 들고 있는 제우스 조각상

헤라의 오른손은 위엄을 상징하고 있는 '홀'을 들고 있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오직 제우스와 헤라에게만 허용된 상징물입니다.

왼손에는 이상한 접시 같은 물건을 들고 있는데, '파테라'라고 하는 술을 담는 접시로 이것은 단순히 접시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가지고 있으면 '손님을 대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손님을 대접한다라는 것은 그만큼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이기도 합니다.

가정에 손님을 초대할 때 안주인의 허락이 필요하 듯 올림포스에 손님들을 초대할 때는 헤라의 허락이 필수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헤라는 복장도 다른 여신들과 차이를 보이는데, 옷 속에 가슴만 부각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미와 성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닌 가정의 여신으로서 '모성애'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 헤라의 홀 위에는 작은 '뻐꾸기' 형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헤라는 제우스를 처음 만났을 때 제우스가 뻐꾸기였다는 사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헤라는 제우스가 아무리 바람을 피우고 다녀도 마음속에 항상 제우스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헤라는 제우스가 바람을 피우면 남편이 아닌 내연녀나 그 자식들에게 더 분노 헸는데, 이는 헤라의 마음이 투영된 결과라고 보입니다.

만약 제우스와의 관계를 끝낼 생각이라면 제우스에게 분노를 표할 텐데, 내연녀를 다그친다는 것은 헤라는 제우스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결혼과 가정의 신 헤라는 직분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이고, 또 하나는 헤라가 제우스를 계속해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헤라가 끊임없는 제우스의 바람기와 독재를 참아낼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제우스가 헤라를 맞이하면서 굉장히 성대한 결혼식을 열었는데 이때 결혼 피로연을 300년이라는 기간도안 유례없이 길게 했습니다.

헤라는 이런 잊을 수 없는 이벤트 하나 때문에 제우스는 나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줄 수 있는 존재라고 여겼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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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의 <유혹하려던 헤라에게 속은 익시온>

두 번째 작품은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의 <유혹하려던 헤라에게 속은 익시온>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시선이 가는 인물은 정 중앙에 있는 두 명의 여신입니다.

우측 하단에 '공작새'라는 이름표를 통해 그림 속 여신이 '헤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 중 진짜 헤라는 공작새가 바라보고 있는 오른쪽 여신입니다.

작품 속에서 헤라가 동시에 2명이 등장했다고 한다면 '익시온 이야기'라고 해석하면 됩니다.

좌측에 옷을 벗은 남성은 익시온임을 알 수 있고 위쪽에 날개 달린 여신은 '신들의 전령 여신인 아이리스'입니다.

아이리스 어깨에 뭔가 이상한 것이 보이는데 이것은 '여우'입니다.

고전주의 미술에서 여우의 의미는 '거짓 혹은 교활'을 의미합니다.

지금 아이리스 여신 아래쪽에 펼쳐지는 이 장면이 가짜라는 의미입니다.

어쨌든 여신이 겁탈당하는 장면이다 보니 가만히 지켜보고 있기 민망한 상황이라 이 추악한 장면은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도록 덮어버리겠다는 듯이 아이리스 여신이 붉은색 장막으로 가리려고 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고 보입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은 우측 상단입니다.

독수리와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남자는 제우스임을 알 수 있고, 그는 다리를 꼬고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우스는 처음부터 자신이 판단만 잘해서 익시온을 용서해주지 않았다면 아내에게 애초에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라고 생각하며 이 모든 일이 본인 때문이니 헤라에게 약점을 잡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헤라가 작품에서 미소를 띠고 있는 것 또한 드디어 제우스의 약점을 잡아 그런 것 일 수도 있겠다 해석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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