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사생활 2-5(그리스 로마 신화/의술의 신, 음악의 신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 마르시아스)
1. 아폴론은 어떤 신일까요?
아폴론은 흔히 '태양의 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외에도 관장하는 분야가 엄청난 신입니다.
아폴론은 '의술, 궁술, 예언, 음악의 신'이기도 합니다.
아폴론은 관장하는 분야와 관련된 세상의 모든 것을 관장해야 하기 때문에 올림포스 12 신 중에 가장 바쁜 신 중에 하나라고 꼽을 만큼 바쁜 신이었습니다.
2. 아폴론의 아이를 임신하고 외롭고 겁이 났던 아폴론의 연인 코로니스, 자신을 사랑하는 이웃나라 왕자의 위로를 받다
아폴론은 이렇게 바쁜 와중에도 인간 세상의 공주'코로니스'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코로니스는 어느 5월의 화창한 날 꽃을 따러 왔다가 그녀의 눈부신 미모에 아폴론이 반해 두 남녀는 인연을 맺게 되고 두 남녀는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코로니스는 너무 바빴던 연인 아폴론 때문에 외로움을 느낍니다.
아폴론은 한번 만났다 헤어지만 빠르면 한 달, 어떤 때는 6개월 만에 만날 수 있었고, 코로니스는 외로움에 힘겨워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코로니스는 아폴론의 아이를 갖게 된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아폴론이 이미 일을 하러 떠나 그에게 알릴 길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어릴 때부터 코로니스에게 구애를 했던 이웃 나라 왕자가 찾아와 코로니스에게 또다시 사랑고백을 했고, 물러서지 않을 기세로 찾아온 왕자에게 코로니스는 자신이 아폴론과 만난다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왕자는 다른 어떤 남자를 만나도 상관없는데 아폴론과는 절대 안 된다고 코로니스를 말립니다.
만약에 아폴론과 코로니스가 결혼을 하더라도 코로니스는 신이 아니기에 올림포스에 가서 살 수가 없을 것이고, 잘나고 세상 바쁜 아폴론이 코로니스가 있는 인간세상에 와서 살리 또한 없다며 그야말로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코로니스를 설득합니다.
그리고 만약 아이라도 갖게 된다면 아이를 노리는 수많은 적들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겁이 덜컥 난 코로니스는 어릴 때부터 친구였던 왕자를 믿고 자신이 아폴론의 아이를 가진 사실을 모든 것을 털어놓게 됩니다.
왕자는 코로니스에게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코로니스가 낳은 아이는 자신의 아이라며 그 아이를 자신이 감당하겠다고 어려운 결단을 내립니다.
그러고는 왕자가 코로니스를 보듬어주는데 누군가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폴론은 바쁜 신이기는 했지만 무심했던 것은 아니어서 떠나 있는 동안 만일을 대비해 '하얀 새'를 코로니스에게 보내놨던 것이고 아폴론은 하얀 새에게 이렇게 일러둡니다.
'만약 코로니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알려줘. 그럼 내가 만사를 제치고 달려가 도와줄 테니!'
3. 아폴론, 가벼운 입으로 연인 코로니스가 죽게 된 화근을 만든 '하얀 새'를 열기로 태워버리다
이 하얀 새가 코로니스가 왕자와 있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고, 하얀 새는 아폴론에게 날아가 모든 것을 고자질합니다.
아폴론은 연인의 배신에 곧바로 달려가서 응징을 할 것 같지만 그러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행동의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아폴론의 성격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폴론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매우 논리적입니다.
그래서 하얀 새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아폴론은 코로니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그런 모습을 쌍둥이 누나인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아르테미스는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 하얀 새의 말을 듣고 감히 인간이 신을 능멸한다고 생각했고, 순결의 여신이기도 했던 그녀는 순결은 처녀성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분노해 바로 화살을 겨두고 누구도 말릴 틈 없이 서로 안고 있는 코로니스와 왕자를 향해 화살을 쏘았고, 화살을 맞은 두 남녀는 그대로 숨을 거두게 됩니다.
그런데 화살을 맞은 코로니스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있었는데, 아마도 그녀는 연인인 아폴론이 화살을 쐈다고 생각했던 같습니다.
'포이부스(아폴론)여 하지만 먼저 아이를 낳아야 했어요. 허나 이제는 우리 둘 모두 함께 죽게 될 거예요'
<오비디우스 作 '변신'>
코로니스는 아폴론에게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는데 배속에 아이만큼은 제발 살려달라'라고 외치고는 죽게 되었고, 그 말을 아폴론이 듣게 됩니다.
아폴론은 코로니스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고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고, 가벼운 입으로 화근의 씨앗이 된 하얀 새에게 분노를 퍼부었고 태양의 신 아폴론의 분노에 열기가 치솟아 하얀 새는 까맣게 타버립니다.
그렇게 하얀 새는 눈부신 흰 깃털을 잃고 성대까지 다쳐 말도 못 하게 됩니다.
'그 혀가 화근이었다. 혀를 재잘대도록 내버려 둔 탓에 한때 하얗던 색이 지금도 그와 정반대로 되었다'
<오비디우스 作 '변신'>
그래서 하얀 새는 말을 하려고 하면 '까악 까악'소리를 내게 됐고, 오늘날 '까마귀'라고 불리는 새는 이렇게 탄생하게 됩니다.
4. 아폴론, 죽은 코로니스의 배속에서 아이를 꺼내 반인반마의 스승 케이론에게 교육을 맡기다
코로니스의 시신을 화장하려는데 문제는 그때까지 배 속의 아이가 살아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를 안 아폴론은 코로니스의 시신으로 달려가 그녀의 시신에서 아이를 꺼냈고, 아폴론은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은 아이의 얼굴을 보는데 짠하고 안타까움이 사무쳤습니다.
아폴론과 코로니스 사이에서 낳은 아이의 이름은 '아스클레피오스'였습니다.
그럼에도 너무 바빴던 아폴론은 직접 아이를 기를 수 없었고, 아이를 길러줄 스승을 찾아갑니다.
그 스승은 인간이 아닌 상체는 인간인데 하체는 말인 반인반마의 '케이론'이었습니다.
아폴론은 직접 아이의 손을 잡고 스승을 찾아갔고, 스승은 아스클레피오스를 길러주기고 교육해 주기로 약속했고 아폴론에게는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 할 수 있도록만 도와달라고 합니다.
이렇게 스승은 아스클레피오스의 교육을 시작했고, 스승은 가만히 아스클레피오스를 쳐다만 보며 그의 재능을 관찰합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다른 분야에서는 뚜렷한 재능을 보이지 않았지만, 아버지 아폴론의 의술 DNA를 받아서 의술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스승 케이론은 본격적으로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의술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게 됩니다.
5. 부활을 상징하는 아스클레피오스의 '뱀'이 감긴 지팡이
아스클레피오스는 어느덧 훌륭한 의사로 자라나게 됩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아폴론의 아들이라고 알리려는 듯 머리에는 월계관을 쓰고 다녔고 덥수룩한 수염에 뱀이 휘감고 있는 지팡이를 항상 짚고 다녔습니다.
뱀은 겨울잠 잘 때 땅속에 들어가는데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봤을 때는 죽은 줄 알았던 뱀이 봄이 되면 다시 살아서 나오는 것을 보고 부활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뱀은 '부활'의 상징이 됩니다.
따라서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어가는 환자를 부활시키겠다는 의미'에서 뱀이 간긴 지팡이를 가지고 다닌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의사회, 세계보건기구의 마크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원래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는 뱀이 두 마리 감겨 있고 세계의사회, 세계보건기구의 마크로 사용되는 지팡이에는 뱀이 한 마리 감겨 있어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지팡이는 '헤르메스의 지팡이'이기는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면 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7
6. 아스클레피오스, 뛰어난 의술로 죽은 이를 줄게 만들어 저승의 신 하데스의 분노를 사게 되다
아스클레피오스는 병원을 만들어서 환자 치료를 시작했고, 그는 마치 신과 같은 의술을 펼치며 날이 갈수록 명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선생님은 의술의 신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아스클레피오스에게 이렇게 말하니,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그것은 모욕입니다. 나는 신이 아니라 나의 스승인 케이론에게 그저 의술을 배운 것뿐이고, 지금도 여전히 배우고 있는 학생입니다. 진정한 의술의 신은 하늘에 계신 아폴론 님뿐입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칭송받으면서도 겸손을 잃지 않았고, 그의 병원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저승에서 벌어집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저승의 신은 '하데스'이며 그는 아스클레피오스 때문에 굉장히 화가 납니다.
왜냐하면 그의 뛰어난 의술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상 '우주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었습니다.
7. 아스클레피오스, 망자를 살려내 우주의 섭리를 거슬렀고 저승의 신 하데스는 제우스를 찾아가 번개로 그를 죽이라고 요청하다
그러던 중 순결의 여신 아르테미스를 따르는 수많은 추종자들 중에서 한 명이 마차바퀴가 빠지는 사고를 당해 중상에 빠지게 됩니다.
아르테미스는 자신이 아끼는 추종자를 그리스 최고의 의원으로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그곳은 자신이 화살을 쏴 죽인 여인의 아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망설이게 됩니다.
여기서 그리스 로마 신화는 우리에게 '평상시에도 인관관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려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찌 됐건 위급한 상황에서 아르테미스는 안면몰수하고 아스클레피오스가 운영하는 의원으로 가 과거는 모두 잊고 추종자를 살려달라며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매달립니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자신의 어머니를 죽인 신의 부탁에 망설일 만도 했지만 그런 마음은 뒤로하고, 오직 환자만을 보고 환자 상태를 살피는데 추종자는 이미 사망을 한 상태였습니다.
아르테미스가 포기하지 않고 살려달라 애원하니 아스클레피오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까지 죽은 이를 살려본 적은 없는데 이론상 가능합니다'
이렇게 말한 아스클레피오스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고, 마침내 죽었던 사람이 다시 숨을 쉬고 벌떡 일어납니다.
아스클레피오스가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을 살려낸 것입니다
같은 시각, 저승은 한바탕 소란이 벌어집니다.
저승을 흐르는 스틱스강을 건너면 망자들은 이승으로 되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저승의 망자명단에는 있는데 갑자기 사라져 버린 영혼이 등장했고, 원인파악에 나선 저승의 신 하데스는 아스클레피오스가 죽은 자를 살려내 벌어진 일임을 알게 됩니다.
하데스는 평소에도 우주의 섭리를 거스리는 아스클레피오스를 벼르고 있었던 차에 이런 일이 발생하자 분노했고, 그는 바로 제우스를 찾아갑니다.
하데스는 죽은 자를 살리는 우주의 섭리를 거슬렀으니, 아스클레피오스를 번개로 쳐 죽이라고 합니다.
망설이는 제우스에게 하데스는 왕으로서 우주의 법칙을 깨트리는 자는 번개로서 처벌하는 것이 맞다며 아스클레피오스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왕으로서 배임이라며 제우스를 탄핵시키겠다 다그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8
8. 아스클레피오스, 우주의 법칙을 거스른 죄를 지어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급사하다
오늘의 이야기에서 혹시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셨나요?
바로 오늘의 이야기 속 등장인물은 그 누구도 잘못한 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모두 자신의 입장에서 놓인 상황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비극이 벌어졌던 것이라, 제우스는 자신의 손자이기도 한 아스클레피오스를 혈연관계를 떠나 그토록 훌륭한 의술과 인품을 지닌 의인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서 내적 갈등에 휩싸이며 번개를 들고 망설이며 손을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아스클레피오스는 그가 운영하는 의원에서 간호사 역할을 하고 있었던 딸들을 불러 모아 심각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내가 죽은 사람을 살렸다. 이것은 우주의 법칙을 뒤흔든 거야. 아마도 신들이 나를 가만 두지 않...'
아스클레피오스는 말을 채 끝내지 못한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바로 급사를 합니다.
'제우스는 인간들이 그에게서 치유의 기술을 받아서 서로를 돕지는 않을까 두려워하여 그에게 번개를 내리쳤다'
<아폴로도로스 作 '신화집'>
아스클레피오스는 제우스의 번개를 맞고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고,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스클레피오스의 아버지 아폴론은 의로운 자신의 아들의 죽음에 너무 분하고 참을 수가 없어 번개로 아스클레피오스를 벌한 자신의 아버지인 제우스를 찾아갑니다.
아폴론은 '우주의 질서라는 것은 모든 신과 인간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지켜지는 것'이라며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사라는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억울한 죽음을 당한 것이라고 항의했습니다.
격분하여 아버지이자 하늘의 신인 제우스에게 항의하는 아폴론에게 제우스는 불경을 저지르는 것이라며 자제를 시켰고, 이렇게 말하는 제우스에게 아폴론은 '진실을 바로 잡는 것이 불경죄라면 자신은 죄인'이라면서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9.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인 번개에게 죄를 묻기로 하고 번개를 만든 키클롭스 삼 형제의 대장간을 불태워버리다
아폴론은 화를 가라앉히고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제우스의 처분은 납득할 수 없었고, 이 처분은 잘못된 판단이고 잘못된 집행이니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죄를 물을 신과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고, 아폴론은 아스클레피오스를 죽인 '번개'에게 죄를 묻기로 합니다.
외눈박이 거신 키클롭스 삼 형제가 그들의 대장간에서 제우스의 번개를 만들어주는데, 아폴론은 화살을 들어 태양 불을 붙이고 불타는 화살을 활에 걸어 제우스의 무기고인 키클롭스 삼 형제의 대장간을 폭파시켰고, 그곳에 있던 키클롭스 삼 형제가 모두 타버립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1
제우스는 자신의 무기고를 폭파한 아폴론에게 인간세상에으로 내려보내 왕의 노예생활을 하도록 1년간 귀양을 보냅니다.
10. 아폴론, 끈질기게 제우스를 설득해 아들 아스클레피오스를 부활시켜 진정한 의술의 신으로 거듭나도록 돕다
아폴론은 1년 후 귀양을 끝내자마자 제우스를 찾아가서 아스클레피오스문제를 매듭지어달라고 요청합니다.
제우스는 그 문제는 잊으라며 자신의 권위가 달린 문제라 절대 번복 안된다고 아폴론을 달랬지만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는 전쟁으로 권력을 얻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권력을 12 신들에게 공정히 나누셨고 그리고 각 신들에게 각각의 직분과 소명을 내리셨습니다. 신들이 소명을 다하지 못하면 책임을 묻기도 하십니다. 신들도 책임을 물 진대 자신의 직분과 소명에 최선을 다하다가 벼락 맞아 죽은 아스클레피오스 사건을 그냥 덮는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러면 앞으로 어떤 신이 그리고 어떤 인간이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스클레피오스를 '부활'켜 주세요'
제우스는 어떻게 죽은 영혼을 부활하냐면서 아폴론의 말을 거부합니다.
아폴론은 헤라클레스도 불탔는데 부활했고, 디오니소스 또한 불타고 있는 어머니 배 속에서 아버지가 꺼내 허벅지속에서 부활해 잘 살았다며 다른 부활의 예를 들어 제우스를 설득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1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3
아폴론의 논리력에 제우스는 난감하기만 했고, 결국 제우스는 아폴론의 논리에 납득 당해 아스클레피오스의 부활을 허락합니다.
평생 바쁜 업무 탓에 제대로 아버지 노릇 못 한 아폴론은 아스클레피오스를 스승 케이론에게 맡기며 했던 아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기로 했던 약속을 비로소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아폴론은 부활한 아스클레피오스의 손을 잡고 말없이 올림포스에 데리고 올라가 '의술의 신'이 될 수 있도록 도왔고, 아버지 아폴론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아스클레피오스는 부활해 결국 진정한 의술의 신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아폴론이 호소해서 아스클레피오스를 하늘의 별자리로 기리게 되는 데 이것이 오늘날 밤하늘에 빛나는 '뱀주인 별자리'입니다.
11. '아스클레피오스' 정신을 이어받아 서양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만들다
아스클레피오스가 다시 의술의 신으로 부활함으로써 아스클레피오스의 '병원'은 '신전'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수많은 추종자와 사제들이 아스클레피오스의 정신과 의술을 계승할 수 있었고, 이렇게 몇 대를 거치다가 한 사제가 아스클레피오스의 정신을 이어받은 선서를 만들게 됩니다.
그 사제의 이름이 서양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입니다.
그리서 또 수천 년이 흐르고 현재 수많은 의대생들이 졸업할 때 맹세하는 '제네바 선언'의 뿌리가 된 것이 바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입니다.
이것이 태양의 신이자 의술의 신으로서 겪었던 아폴론의 일화였습니다.
12. 지혜의 여신 아테나, 피리를 만들어 연주하지만 신들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연주를 하고 창피해 지상에 내려와 피리를 버리다
아폴론은 '의술의 신'이기도 하지만 '음악의 신'이기도 했고, 음악의 신으로서 아폴론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 시작은 다소 황당했습니다.
전쟁의 여신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이기도 했습니다.
지혜의 영역은 굉장히 다양해서 그 안에 '직물과 공예'도 관장하고 있었고 그래서인지 아테나는 야심 차게 '피리'를 하나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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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는 많은 올림포스 신들을 초대해서 피리연주를 선보였고, 그중에는 올림포스 미녀 3인방이 있었습니다.
올림포스 미녀 3인방은 결혼의 여신 '헤라'와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그리고 '아테나'였고, 이들 사이에 약간의 기싸움도 존재했습니다.
헤라와 아프로디테를 초대한 아테나의 속마음은 아마도 '너희는 얼굴만 예쁘지만 나는 다른 재주가 많아'라는 것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아테나는 의가양양하게 피리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당시로서는 너무 낯설고 시끄럽고 괴이한 피리 소리가 고막을 찢는 듯하였고, 더 문제는 피를 부느라 우스꽝스럽게 부풀어 오르는 아테나의 빵빵해진 볼이었습니다.
결국 이 모습을 지켜보던 아프로디테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빵 터져버렸고 옆에서 헤라 또한 그 모습에 빵 터지고 연주회에 있었던 모든 신들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아테나는 그렇게 올림포스신 앞에서 선보인 피리 연주회를 실패했고, 분하고 창피한 마음에 지상으로 내려와서 샘에 가 샘물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며 '정말 이상한가?' 하면서 피리를 불기 시작했는데 샘물이 비친 자신의 모습이 본인이 보아도 몹시 우스꽝스러웠고 너무 창피한 나머지 피리를 샘가에 버리고 올림포스로 돌아가 버립니다.
13. 반인반수 마르시아스, 아테나가 버린 피리를 주워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음악의 신'으로 칭송을 받았고 마침내 진정한 음악의 신 아폴론에게 대결을 제안하다
그런데 얼마 뒤 지나가던 상체는 사람인데 하체는 염소인 반인반수의 '마르시아스'가 아테나가 버린 피리를 우연히 줍게 됩니다.
마르시아스는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따라다니면서 악사를 했었던 경험으로 피리를 주워 자연스럽게 불었는데, 피리가 들어본 적이 없는 요망한 소리를 내자 이것은 지상의 소리가 아닌 천상에서 내린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다른 악기와는 어울릴 수 없는 피리였고, 마르시아스는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러면서 마르시아스는 운동회를 찾아갔고, 피리는 흡사 '부부젤라'와 같이 쓰여 사람들 사이에서 소위 대박이 납니다.
이후 마르시아스는 군대를 찾아가 행군하는 군인들 앞에서 피리로 군가를 불렀고, 그곳에서도 엄청난 호응을 얻습니다.
그리고 마르시아스는 디오니소스 축제에도 피리를 들고 참석해 신들린듯한 흥겨운 피리연주로 흥분의 도가니로 만듭니다.
마르시아스는 이렇게 버려진 악기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며 그리스 전역에서 그야말로 슈퍼스타로 등극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마르시아스에게 '음악의 신'인 것 같다고 칭송을 했고, 마르시아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은 모욕입니다. 그러 말씀하지 마세요. 음악의 신은 아폴론인데 어디 나를 아폴론에 비교를 합니까? 아폴론에게 있어서 음악은 수많은 일 중에 하나일 뿐 아닌가요? 이것저것 하는 아폴론과는 달리 나는 일평생 예술만 해왔고 그런 내가 음악의 신이지 어디 아폴론과 비교를 하다니요!'
마르시아스는 이렇듯 돌이킬 수 없는 말로 아폴론을 능멸합니다.
이 말을 들은 마르시아스의 팬 중 한 사람의 표정이 어두워지며 마르시아스에게 아폴론이 노해 연주 대결을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며 염려하는 마음에 그 말을 거두라고 부추깁니다.
이 말을 들은 마르시아스는 순간 자신과 아폴론이 경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완전히 혹해버립니다.
만약 인간인 자신이 지더라도 손해 볼 것이 없고, 만약 인간인 자신이 아폴론을 이기기라도 한다면 진정한 음악의 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마르시아스는 이러한 생각에 미치자 하늘의 태양을 보면서 도발하기 시작합니다.
'아폴론! 연주로 나와 대결 한 번 하시죠!'
마르시아스의 도발에 신과 인간의 대결이라는 역대급 구경거리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왔고, 마르시아스는 오만방자의 극치를 말리며 아폴론에게 대결 신청을 멈추지 않습니다.
14. 아폴론, 신에게 도전하는 인간의 싹을 자르고자 마르시아스와의 대결에 응하다
결국 이 모든 사실을 아폴론이 알게 되었고, 한낱 인간이 음악으로 자신에게 대결을 청한다는 사실에 어이없어하며 일단은 무시한 채 여느 때처럼 바쁘게 자신의 일을 계속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버지 제우스와 누이 아르테미스가 아폴론을 찾아와 인간과 대결을 해봤자 신인 아폴론이 만약 지기라도 하면 타격을 잃게 된다며 얻을 게 없는 싸움이라면서 절대로 대결에 응하지 말라고 뜯어말립니다.
이에 음악의 신인 자신이 설마 질 것 같냐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발끈한 아폴론은 경연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제우스와 아르테미스는 당황하여 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아폴론이 이런 욱하는 결정을 내리느냐며 당황해했고, 아폴론은 욱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생각해 보니 마르시아스와 같은 이런 신을 모욕하는 시정잡배를 만약 가만둔다면 다른 인간들도 또다시 신에게 도전할 것이라며 손을 봐줘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아폴론은 신을 능욕한 인간은 다른 인간들이 보고 배우지 못하도록 초장에 싹을 잘라야 한다면서 신으로서 더 이상 봐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실력으로 마르시아스와 겨루기로 합니다.
15. 아폴론, 리라 반주에 심금을 울리는 노래로 마침내 연주대결에서 마르시아스에게 승리하다
드디어 아폴론과 마르시아스의 대결일, 신과 인간의 연주 대결을 보기 위해 엄청난 관객들이 모여듭니다.
이 대결의 심사위원으로는 9명의 예술의 여신 '뮤즈'들이 담당합니다.
이 상황에서 먼저 피리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마르시아스가 등장합니다.
이후 갑자기 사방이 고요해지며 아폴론이 하늘에서 내려왔고, 관객들은 아폴론의 위엄 있는 모습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고 그야말로 압도됩니다.
아폴론이 선택한 악기는 바로 '리라'입니다.
먼저 마르시아스가 무대에 올라 거침없이 흥겨운 개인기로 피리연주를 선보였고, 이어서 아폴론의 순서가 다가오자 구슬픈 선율의 리라 연주를 펼칩니다.
연주 결과 심사위원 9명의 전원일치로 승부를 가를 수 없다고 하여 '무승부'를 기록합니다.
인간과의 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아폴론은 망신스러워 마르시아스에게 재대결을 신청합니다.
다시 맞붙게 된 마르시아스는 더 강한 퍼포먼스를 준비했고, 음악의 신인 아폴론은 체통 없이 뛸 수도 없어 정면돌파를 선택합니다.
몰입한 아폴론은 반주를 시작했고 생각지도 못하게 '노래'까지 하게 되었고, 아폴론의 노래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결국 아폴론의 승리로 끝났고, 마르시아스가 연주로 겨루기로 해놓고는 노래를 했다며 이것은 반칙이 이 대결은 무효라고 외칩니다.
'마르시아스는 분개하여 청중들에게... 두 개의 기술이 한꺼번에 하나의 기술과 비교되어 판정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디오도로스 시쿨루스 作 '역사 도서관'>
마르시아스의 분개에 논리의 왕 아폴론은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 마르시아스 당신, 날숨에 피리를 연주했지? 나 아폴론은 날숨에 목청으로 연주를 했어! 내 도구는 '목청'이었을 뿐이지 결국 형상만 다를 뿐 본질은 같잖아!'
아폴론의 논리에 관객 모두가 납득했고, 뮤즈 9인의 만장일치로 아폴론의 승리로 대결이 마무리됩니다.
16. 승리한 아폴론, 교만한 마르시아스의 가죽을 벗겨 죽이다
그런데 이 경기의 룰은 이긴 사람이 진 사람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어서, 아폴론이 마르시아스에게 다가가자 두려웠던 마르시아스는 아폴론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하는데 한편 아직도 혀는 살아 계속해서 교만한 말을 쏟아내자 아폴론은 말합니다.
'너처럼 교만하고 가시적인 놈은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줘야겠다'
'울부짖는 자의 피부는 온 사지대로 찢겨 있었고 어디 하나 상처 없는 곳이 없었다. 피는 사방으로 철철 흐르고, 힘줄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오비디우스 作 '변신 이야기'>
아폴론은 마르시아스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서 벌거벗긴 후 나무에 매달고 머리의 두피에 활 끝으로 상처를 내고 두피부터 온몸의 가죽을 다 벗겨냈고, 마르시아스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끔찍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 아폴론이 어떤 신인지 이제 우리는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아폴론은 아스클레피오스처럼 신께서 주신 재능을 겸손해하며 감사하게 남을 위해서 쓰면 죽은 사람도 살려서 별자리로 만들어버리는 신이면서 한편, 마르시아스처럼 운 좋게 아테나가 만든 피리를 주워 신이 주신 재능을 얻게 되었음에도 겸손하지 못하고 오히려 신에게 도발하고 모욕한다면 용서 없이 처벌하는 신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신으로부터 재능과 소명을 부여받아 태어나는데, 그 재능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디에 써야 할지 고민해 보게 하는 아폴론과 관련된 두 가지 이야기였습니다.
17. 아폴론에게 영감을 얻은 예술 작품은?
아폴론이 워낙 인기가 많은 신이다 보니 관련된 예술 작품도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중에서 오늘 이야기와 관련 있는 작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화가인 주세페 조키의 <케이론에게 아스클레피오스를 맡기는 아폴론>이라는 그림입니다.
아폴론이 갓난아이를 남성에게 건네는 장면인데, 갓난아이를 건네받은 남성은 반인반마의 모습입니다.
앞쪽 두 남자의 뒤로 시선을 옮기면 안타까운 사건으로 화살에 맞아 숨을 거둔 여성이 보이고, 그녀는 '코로니스' 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 위쪽으로 아름다운 하얀 깃털을 자랑하던 '하얀 새'가 '까마귀'가 되어 있습니다.
종합해 보자면, 아폴론이 코로니스가 죽은 후 갓난아이인 아스클레피오스를 반인반마의 스승 케이론에게 맡기는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아폴론이 아들을 맡기는 행위, 이것이 이 작품의 주요 내용입니다.
그림 속 아폴론은 흡사 여신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인데, 아폴론을 의도적으로 여성스럽게 그린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아폴론은 아름답고 잘생긴 청년으로 미소년으로 표현됩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이 그림과 같이 여성성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로마 시대에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공화정을 무너뜨리고 로마 제국을 만드는데 그는 스스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자신의 형상을 만들 때 아폴론의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나이가 들어도 자기 얼굴을 조각품으로 만들 때 30대 이상으로 보이지 않도록 영원한 젊음을 지니고 있는 아폴론처럼 표현하도록 암암리에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위와 같이 많은 조각품이나 그림에 표현된 아우구스투스의 모습은 미소년의 인기 많은 신 아폴론을 투영시킨 얼굴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8. 아폴론의 신전이 아직도 남아 있는지?
아폴론의 신전은 도처에 남아 있는데, 아폴론 신전은 의술보다는 '예언'으로 활용됩니다.
가장 유명한 것은 파르나소스산에 위치한 '델포이 아폴론 신전'이며 미래가 궁금한 사람들은 미래를 알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델포이 아폴론 신전 밑 단층에서 '유황'가스가 나오는데 이것을 여 사제들이 맡으면 정신이 혼미해져서 이상한 말을 해댔고 이것을 사람들은 아폴론 신이 보낸 '신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유황 기운이 주기적으로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때는 일주일 만에 어떤 때는 한 달 만에 나오고 어떤 때는 세 달이 지나도 안 나오는 식으로 불규칙하게 발생했고 때문에 언제 있을지 모를 신탁을 받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신전 주변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기다리는 동안 여러 가지 할 수 있도록 부속 건물들이 많이 세워지면서 델포이 신전이 있는 주변이 하나의 문화 단지처럼 조성이 되었습니다.
델포이 아폴론 신전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장소는 아폴론 신전이 아니라, 사실 아테나 신전입니다.
'아테나프로나이아'라고 이야기하는데 아폴론 신전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은 일종의 대기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모든 이를 다 아폴론 신전으로 보낼 수 없었기 때문에 아래쪽 아테나 신전에서 우선 상담을 했고, 그중 위중한 사안만 아폴론 신전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폴론 신전 뒤쪽에 위치한 원형극장은 오랫동안 기다리는 대기자들을 위해 공연을 개최하던 곳입니다.
극장에서 한 칸 더 위로 올라가면 스타디움이 있는데, 이곳에서 스포츠 경기도 즐겼습니다.
이렇듯 아폴론 신전은 '신탁소'라는 의미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모여 '문화'와 '예술'을 즐기던 곳이고, 단순히 종교적인 시설이라기보다는 인간의 모든 삶이 녹아들어 들어가 있는 종합적인 삶의 터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 오늘날 아폴론의 이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아폴론은 인간의 입장에서 이상적인 신이자 범접할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아폴론처럼 정의롭게 살아야겠다'
그래서 이런 결심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정의롭게 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정의로운 사람을 보면 빡빡하고 같이 있기 싫은 측면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할까요?
현대 철학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현대 철학의 아버지 '니체'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의 본성에는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있다'라고 합니다.
아폴론적인 본성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이면서 모든 것이 분명하고 확실하며 직선적이며 어떤 두려운 대상이 있더라도 굴하지 않고 돌파해 가는 힘을 가지는 것입니다.
아폴론적인 본성은 완벽해 보이지만 한편 너무 완벽을 추구해 숨이 막히는 느낌입니다.
또 다른 본성으로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있고 이것은 감정적이고 격정적이며 광기와 어두운 구석이 있고 도취의 꿈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폴론적인 요소와 디오니소스적인 요소가 결합해서 나온 것이 바로 그리스 비극이라는 것입니다.
니체는 논리와 이성만 따르면 행복한가에 대해서 고민했고, 어쩌면 우리를 움직이는 힘은 격정과 감정과 욕망이 아닐까?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우리가 존중하고 이성과 감성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을 했습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아폴론 이야기를 들으면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아폴론을 이상으로 삼고 살아야겠지만, 한편 우리 속에 있는 디오니소스적인 것 역시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즉 이 둘의 조화를 이루는 방법과 지혜를 찾는다면 우리의 삶이 더 풍요롭고 윤택해지고 행복해질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출처: 설민석/신들의사생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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