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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위드 돈벌러

신의 형벌이라 불렸던 한센병(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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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형벌이라 불렸던 한센병(나병)

1. 세균이란?

 

세균(Bacteria)
세균(Bacteria)

세균(Bacteria)은 생물체 가운데 가장 미세하고 가장 단순한 단을 나타내는 것으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

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존재이며 지구상에서 최초로 산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로 폐기물 및 하수를 분해해 자연을 정화하는데 꼭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류를 초토화시킬 만큼 위협적인 존재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나 스페인독감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죽는 것과는 달리 세균은 그 자체만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독립된 하나의 존재입니다.

이렇게 강인한 생명력으로 세균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치명적인 감염병을 무수히 일으켜왔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세균의 수와 종류가 너무 많아서 현대 의학이 모두 정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2. 세균에 의한 감염이 어느 정도로 위험한 것일까요?

세균이 살고 있는 것과 감염을 일으키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발생케 한 질환은  '세균 감염병'입니다.

전 세계인구 8명 중 1명 정도가 세균 감염병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는 것입니다.

세균은 내성을 가지고 점점 진화하는데, 강력한 항생제를 써도 죽지 않는 흔히 말하는 '슈퍼 박테리아' 들이 출현하고 있고 이러한 세균 감염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3. 인류 최초 항생제 페니실린 

1928년, 영국 런던에서 인류가 처음으로 세균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알렉산더 플레밍
알렉산더 플레밍

영국의 의사이자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이라는 사람이 우연히 항생제를 발견했는데 그것이 바로 '페니실린(penicillin)'입니다.

페니실린은 푸른곰팡이를 배양하여 얻은 최초의 항생제로 세균에 의한 감염을 치료하는 약물 중 하나고, 이것은 거의 모든 세균 감염병들을 이길 수 있는 승기를 잡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4. 신의 형벌이라 여겨진 '한센병'

4.1 한센병이란?

1928년에 페니실린을 발견하게 되었으니 인류가 세균을 정복하기 시작한 역사가 채 100년도 되지 않은 것입니다.

페니실린이 발견하기 전에는 세균의 존재 자체도 제대로 알지 못했고,  감염에 대해서 그야말로 암흑의 시대였습니다.

한센병
한센병

때문에 사람들은 병의 원인도 알지 못한 채 세균 감염병에 결려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공포를 느껴야 했고, 특히 지금부터 알아볼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세균 감염병 중 한센균(미코박테리움 레프라에)에 의한 한센병은 그 증상이 너무 처참해 신이 내린 형벌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성경에 이 병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내 주여, 우리가 어리석은 일을 하여 죄를 지었으나 청하건대 그 벌을 우리에게 돌리지 마소서.
그가 살이 반이나 썩어 모태로부터 죽어서 나온 자 같이 되지 않게 하소서.

 

신경 말단 부위에 발생하는 한센병
신경 말단 부위에 발생하는 한센병

한센병은 한센균이 피부 신경계를 공격하면서 피부 질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특히 신체 말단 부위들이 많이 손상되는 병입니다.

한센균은 주로 호흡기나 상처가 난 피부를 통해서 몸 안으로 침투하는데 아직까지도 정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과거에는 한센균을 나균이라고 불렀고 한센병 또한 나병이라고 불렀습니다.

두꺼비를 '나흘마'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해 '문둥병 나'(癩)를 써서 나병이라고 한 것으로 증상 때문에 환자를 비하했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등장하는 한센병은 예수님이 환자들을 치유하는 내용으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4.2 한센병의 증상

한센병 초기에는 피부 발진이 생기고 특징적으로 발진 부위에 감각이 없어지게 되며, 근육의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손발의 말단 부위부터 썩어서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손가락 신경을 먹어가면서 갈고리 손이 되기도 하고 이것이 얼굴로 가게 되면 한쪽 얼굴이 떨어져 일그러지거나 비틀어지기도 하고 시력을 잃기도 하는 등 다양한 피부 질환을 일으키고 감각을 소실시키는 무서운 병입니다.

4.3 십자군 전쟁으로 한센병 유럽으로 확산

이렇게 고대 시대부터 인류를 괴롭혀온 한센병은 11세기 중세 유럽에 '십자군 전쟁'으로 인해서 크게 확산됩니다.

십자군 전쟁으로 한센병 유럽 전역으로 확산
십자군 전쟁으로 한센병 유럽 전역으로 확산

중동 지역에서 이미 한센병이 발병되기 시작하고 있었고 11세기에 십자군 전쟁이 시작되었고 이때 전쟁에 참여한 십자군의 귀환길을 따라 전 유럽으로 한센병이 확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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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한센병을 신의 형벌이라고 여기고 환자들을 혐오하다

한센병을 처음 본 유럽인들은 공포에 떨었고, 원인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신의 형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고 환자들을 혐오하고 학대했습니다.

심지어 약자를 가장 보호해야 할 교회마저도 한센병 환자들에게 등을 돌립니다.

이때 중세 교회 지도자들이 한센병 환자들을 향해 남긴 말이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너의 몸은 오염되고 더러운 옷으로 덮여 있다. 네가 나환자이고 이단자이며 깨끗하지 못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인식해야 하며, 교회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홀로 살아야 한다.

한센병 환자 대부분이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거나 마을 밖으로 쫓겨나야 했고 환자들은 마을에서 먼 곳으로 가 움막을 짓거나 동굴에서 고립된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제대로 먹고 마시고 하는 것조차 어려웠기 때문에 치료는 꿈도 꾸지 못했던 상황이었습니다.

4.5 한센병 환자가 따라야 하는 규칙 1, 종을 치고 다니기

그뿐만 아니라 한센병 환자들에게만 주어진 가혹한 규칙이 하나 있었습니다.

당시 한센병 환자들은 종을 들고 다니면서 자신이 환자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종을 치고 다녀야만 했습니다.

종을 들고 있는 한센병 환자 그림
종을 들고 있는 한센병 환자 그림

그림 속 한센병 환자는 얼굴에 난 빨간 점들이 보이고 손과 발은 절단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옷으로 몸을 최대한 가리고 종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당시 한센병 환자들은 구걸로 먹고살아야 했고, 사람들이 피할 수 있도록 종을 치을 치거나 종이 없을 때는 나무 막대기로라도 소리를 내면서 다녀야 했습니다.

4.6 한센병 환자가 따라야 하는 규칙 2, 물건을 살 때 손으로 만지기 금지, 흐르는 샘물에 손 씻기 금지, 타인과의 대화 및 다리 통행금지 

 한센병 환자들은 물건을 살 때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됐으며, 흐르는 샘물에 손 씨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통행이 많은 다리로 다녀서도 안 됐습니다.

한센병 환자들은 감염으로 인한 고통보다 사회적 차별로 인한 고통이 훨씬 더 심각했습니다.

4.7 한센병 환자를 다룬 예술 작품들

화형을 당하는 나병 환자들
화형을 당하는 나병 환자들

그림은 <화형을 당하는 나병 환자들>이라는 제목은 ㅣ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 당시 한센병 환자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321년 프랑스 남부에서 잦은 흉년과 십자군 전쟁 이후 혼란스러웠던 정세 속에서 이 불행의 원인을 한센병 환자들 때문이라고 돌렸습니다.

한센병 환자들이 저주를 몰고 왔다면서 그들을 잡아다 고문을 했고, 거짓 자백을 강요했고 산 채로 화형을 시켜버립니다.

4.8 성경의 여호와의 형벌 나병은 한센병이 아니다

이러한 아픈 역사 뒤에는 또 하나의 숨겨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세시대 한센병을 신의 형벌이라고 믿었는데 그렇게 믿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성경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구약성경에서 여호와가 내렸던 큰 벌인 나병의 뜻이 한센병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구약성경에서는 이 병을 <짜라아트>라는 히브리어로 표기를 했는데 이 짜라아트라는 단어는 악성 피부병이라는 뜻이었는데 이것이 5세기 때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한센병의 의미가 담긴 <레프라> 또는 <레프로스>라고 표기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사람들은 한센병 환자들이 신의 형벌을 받았다고 오해를 했으며, 그들에게 모든 고통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게 된 것입니다.

4.9 19세기에 들어 한센병균을 발견했지만 사회적 오해와 편견, 소외는 계속되다 

아르마우어 한센
아르마우어 한센

그러다가 19세기 들어서 노르웨이의 '아르마우어 한센'박사가 한센병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센병은 적절하게 항생제만 투약이 되면 조기 치료와 완치까지 가능하고, 게다가 전 세계 인구의 95% 정도는 한센병에 대한 자연 면역력이 있으며 병 자체도 전염성이 낮은 병에 속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한센병이 유행하는 지역에서 '사회적 낙인'은 계속되고 있어 환자들의 심리적인 고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소록도
소록도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 한센병 환자들을 천벌을 받은 자로 취급해 소록도에 격리를 시켰고 갱생을 이유로 들어 강제노역에 동원되기도 하고 죽은 후에는 매장되지 못하고 화장되거나 해부학 실습에 쓰였습니다.

소록도 자혜의원
소록도 자혜의원

소록도에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한센병 환자들이 완치된 채로 거주를 하고 있는데, 오해와 편견의 상처로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센병에 걸리면 아기 간을 먹어야만 낫는 병이라는 괴담이 퍼지면서 한센병에 걸린 환자들은 피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여겨졌습니다.

한센병의 한센균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하면서 인류를 괴롭혀 온 아주 오래된 세균입니다.

 

<출처: 벌거벗은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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