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돈벌러와 함께하는 생활의 팁

콜레라, 영국의 제국주의가 확산시켜 일곱 번의 팬데믹을 일으킨 감염병

반응형

콜레라, 영국의 제국주의가 확산시켜 일곱 번의 팬데믹을 일으킨 감염병

1. 콜레라란?

 

콜레라는 제국주의 시대에 벌어진 '정복에 대한 욕망'과 무분별한 '산업 발전의 욕망'에서 비롯된 감염병입니다.

인간의 또 다른 욕망에서 비롯된 이 감염병은 1817년~1975년 1차 팬데믹을 시작으로 15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무려 7번의 대규모 팬데믹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콜레라균
콜레라균

콜레라를 일으키는 콜레라균은 꼬리같이 보이는 편모를 움직이면서 헤엄을 치며 물속에서 사는 균입니다.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어서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면 콜레라균이 소장 벽에 붙어 강력한 독소를 뿜어내기 시작합니다.

이 독소는 대량의 수분을 배출하도록 자극하면서 지독한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며, 결국 심각한 탈수 증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심한 경우 하루에 약 20리터에 달하는 설사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때 콜레라 환자의 대변량이 몸무게의 두 배에 달할 정도라고 합니다.

콜레라 치료시 이용되는 구멍 뚫린 침대
콜레라 치료시 이용되는 구멍 뚫린 침대

그래서 콜레라가 많이 발생하는 아프리카 병원에는 누워서도 대변을 볼 수 있도록 구멍이 뚫린 특이한 침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설사를 하게 되면 몸에서 물뿐만 아니라 전해질도 같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근력이 없고 기력이 떨어져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침대에 구멍을 뚫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건강한 성인이라고 하더라도 절반 정도는 사망에 이르게 되며, 심지어 노약자나 어린아이인 경우에는 치사율이 거의 90%에 달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한센병

 

신의 형벌이라 불렸던 한센병(나병)

신의 형벌이라 불렸던 한센병(나병)1. 세균이란? 세균(Bacteria)은 생물체 가운데 가장 미세하고 가장 단순한 단을 나타내는 것으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존재입니다.세균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

donbuller.tistory.com

2. 콜레라균이 인간의 욕망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콜레라균을 세상 밖으로 처음 퍼뜨린 것은 제국주의에서 비롯된 정복욕이었습니다.

원래 콜레라는 인도 갠지스강 유역 뱅골 지역의 풍토병이었는데, 그 지역 주민들은 강물에 콜레라 환자의 옷을 세탁하기도 하고 배설물을 버리는 등 각종 생활 오수를 흘려보냈고 심지어 그 물을 식수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런 오염된 환경 속에서 인도 내에서 '콜레라'가 창궐하게 됐고, 이 병으로 19세기 인도에서만 약 1,500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인도를 식민지로 점령하고 있었던 나라가 바로 영국이었고, 인도를 점령하던 영국의 군인들도 콜레라균에 감염됩니다.

헤이스팅스 후작
헤이스팅스 후작

1813년~1823년까지 당시 인도 총독을 역임했던 헤이스팅스 후작이 남긴 기록이 있습니다.

무서운 질병이 갑자기 덮쳐 수많은 불쌍한 병사들이 앓아눕는 바람에 행군은 끔찍하기 이를 데 없었다. 환자 수송용 마차에 실린 채 죽어간 사람이 부지기수였고, 빨리 수송하면 목숨을 건질지도 모르는 사람을 태우기 위해 시체를 마차 밖으로 던져버릴 수밖에 없었다. 어제 해 진 뒤로 죽은 병사만 500명이 넘는다.

 

영국 제국주의가 부른 전 세계로 퍼진 콜레라
영국 제국주의가 부른 전 세계로 퍼진 콜레라

이렇게 인도에서 최초로 시작된 콜레라는 영국 군대에 의해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휩쓸고 러시아를 넘어서  전유럽까지 무서운 속도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1831년 콜레라가 유럽에 처음 닿았던 시점에는 콜레라균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데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총인구의 약 13% 이상, 헝가리에서도 최대 1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오스트리아에서 그려진 한 환자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하나 있습니다.

콜라라균 감염 전과 후를 비교한 20대 초반의 여성
콜라라균 감염 전과 후를 비교한 20대 초반의 여성

왼쪽은 콜레라균 감염 전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같은 여성이 콜레라균 감염 후 1시간이 경과된 시점의 모습을 그린 것인데 심한 탈수로 수척해지고 모세혈관 파열로 검푸른색 피부로 변한 모습입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림 속 여성은 그로부터 약 4시간 후에 사망했습니다.

순식간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콜레라균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페스트

 

신의 형벌이라 여겨진 병(2) 페스트(흑사병)

신의 형벌이라 여겨진 병(2) 페스트(흑사병)1. 페스트(흑사병)란? 11세기 십자군 전쟁으로 한센병이 유럽을 휩쓴 이후 14세기 유럽은 또다시 새로운 세균의 등장으로 공포에 휩싸이게 됩니다.한센

donbuller.tistory.com

3. 콜레라에 의한 패해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그림

1832년 作 프랑스 만평(콜레라 관련)
1832년 作 프랑스 만평(콜레라 관련)

위 그림은 1832년에 그려진 프랑스의 만평으로 왼쪽 남자는 콜레라균 감염 징후인 검푸른색의 피부로 보아 콜레라를 의인화한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으며,  오른쪽 여성은 프랑스혁명을 상징하는 '빨간 프리기아 모자'를 쓰고 있는 '마리안느'로 프랑스를 상징하는 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1820년부터 1830년대에 프랑스에서 콜레라로 약 10만 명이 사망했는데 이 그림을 통해 프랑스도 콜레라의 습격을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 콜레라의 부메랑을 직격탄으로 맞은 영국

이렇게 전유럽에서 콜레라가 창궐했던 시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곳이 있는데 바로 영국입니다.

자신들의 제국주의가 부른 욕망에 의해 전 세계로 콜레라균을 퍼트린 영국은 결국 자신의 나라에까지 콜레라가 확산되면서 그 부메랑을 직격탄으로 맞게 됩니다.

영국으로 들어온 콜레라균이 급속도로 확산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또한 인간의 욕망과 관련이 있습니다.

18세기는 산업혁명으로 인해 도시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시기였고 사람들은 비좁은 방, 물이 새는 지하실 등에서 빽빽하게 모여 살아야 했습니다.

이런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바로 '화장실'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정화 장치가 설치된 화장실이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사람들은 배설물을 거리나 도랑으로 연결된 오물구덩이에 마구잡이로 버렸고, 상황이 이렇게 되자 런던 하수도에는 오물과 도살장의 폐기물, 심지어 시체까지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1832년에 런던에서만 약 2만 명이 콜레라로 사망했고 이후 콜레라는 주기적으로 창궐하면서 1848년에는 약 1만 5천 명이 넘는 콜레라 사망자가 발생합니다.

결국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영국의 의사들은 기름칠을 한 코르크마개로 콜레라 환자의 항문을 막는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코르크 치료법'이 시행됐는데 의사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환자의 항문에 코르크를 집어넣었던 것입니다.

5. 존 스노우, <브로드가 펌프 사건>으로 콜레라균 해결책의 실마리를 찾다

다행히 1854년에 런던 소호 지역에서 드디어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존 스노우
존 스노우

당시 무통 분만을 개발한 당대 최고의 마취과 의사였던 '존 스노우'가 콜레라균 해결책의 중요한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존 스노우의 콜레라 사망자 표시 지도
존 스노우의 콜레라 사망자 표시 지도

그는 먼저 런던 소호 지역의 지도를 쫙 펼쳐놓고는 사망한 사람들의 집을 지도에 표시를 했고 브로드가를 중심으로 콜레라 사망자가 몰려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브로드가 중심 사망자가 몰려 있는 곳에 위치한 물 펌프에서 콜레라 사망자들이 물을 길어 마신 것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인근 구빈원(workhouse)과 양조장(brewery)에는 사망자가 적은 것을 확인하고 원인을 파악하기 시작합니다.

구빈원에는 자체적으로 이용하는 우물이 있었고, 양조장은 물 대신 맥주를 마셔서 두 곳은 브로드가 펌프 물을 적게 마시거나 마시지 않은 것을 확인합니다.

존 스노우는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본 결과 콜레라의 원인은 브로드가 펌프에서 나온 물이어라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그래서 이 펌프의 물을 못 쓰게 하기 위해 보건 당국에 요청했고,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 펌프의 손잡이를 제거한 결과 소호 지역에서 콜레라가 잦아들게 됩니다.

존 스노우의 <브로드가 펌프 사건>을 통해서 인류 최초로 전염병의 전파 경로를 체계적으로 추적하는 '역학 조사'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6. 콜레라를 계기로 질병에 대한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이 생기다

이후 영국에 '위생 관념'이 생기면서 식수와 하수를 구분하는 상하수도 설비 사업을 추진하 오래된 하수 처리장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콜레라는 '위생의 어머니'라는 말까지 나오게 됩니다.

이렇듯 콜레라 팬데믹의 주요 원인이 됐던 영국이 콜레라가 물에 의한 수인성 질병이라는 것을 직접 밝히게 된 것입니다.

콜레라가 유럽 전역을 휩쓸자 국제적 공조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면서 1892년 '국제보건헌장'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지금의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신입니다.

이전까지는 질병에 인류가 끌려다녔다면 콜레라를 계기로 연합해 질병과 체계적으로 맞서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콜레라의 악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 인구 2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마시며 위생시설이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언제나 '콜레라균'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매독

 

인간의 성에 대한 욕망이 불러온 감염병, 매독

인간의 성에 대한 욕망이 불러온 감염병, 매독1. 매독이란? '매독'은 인간의 성에 대한 욕망이 불러온 질병으로 그 증상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고름이 가득한 물집이 둥근 띠 모양으로 번

donbuller.tistory.com

<출처: 벌거벗은세계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