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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2-6(그리스 로마 신화/헤르메스와 아폴론 그리고 제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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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2-6(그리스 로마 신화/헤르메스와 아폴론 그리고 제우스)

1. 헤르메스, 역적인 외할아버지와 님프인 엄마를 가진 흙수저로 태어나다

헤르메스는 날개 달린 달린 부츠와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빛나는 황금지팡이를 든 잘생긴 얼굴로 유명합니다.

헤르메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주연보다 조연으로 약방의 감초처럼 여러 스토리에 등장하곤 하지만 그의 이야기 자체를 다루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헤르메스가 어떤 역경과 고난을 딛고 제우스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게 됐는지 진짜 헤르메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헤르메스는 화려해 보이기까지 한 첫인상과는 달리 굉장한 흙수저였습니다.

'크로노스'는 아들 제우스에게 권력을 빼앗긴 후, 크로노스를 중심으로 한 티탄족이라는 거인족들이 제우스의 권력을 노리고 반란을 벌이며 올림포스 신들과 전쟁을 벌이는데 이것을  '티타노마키아'라고 합니다.

티탄족의 우두머리 중 하나로 '아틀라스'가 있었고 그가 바로 헤르메스의 외할아버지입니다.

티탄족들은 티타노마키아에서 올림포스 신들에게 지게 됩니다. 

파르네세 아틀라스
파르네세 아틀라스

아틀라스는 제우스에게 반란에 대한 벌로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게 되고, 아무리 힘들어도 하늘을 내려놓을 수 없게 되었고 지금도 하늘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헤르메스는 이처럼 제우스의 입장에서는 '역적'의 손자로 태어납니다.

또한 아틀라스의 딸이자 헤르메스의 어머니는 '님프'이기도 해, 헤르메스가 이런 신분으로 최대 권력 최측근이 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금부터 흙수저 헤르메스가 어떤 이유로, 어떤 능력으로 제우스의 최측근 자리에까지 올라갔는지 엿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1

 

신들의 사생활 1(그리스 로마 신화, 신들의 신 제우스의 탄생과 신들의 전쟁 티타노마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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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줍음 많은 님프 마이아, 동굴에서 헤르메스를 낳아 헤라에게 들키지 않다

헤르메스의 어머니 님프 '마이아'는 수줍음이 많아, 동굴 속에서 주로 살았습니다.

제우스는 아름다운 마이아에게 반해 마이아에게 다가가는데 구애도 사랑도 임신도 그리고 출산까지 모두 동굴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항상 남편 제우스가 바람을 피우는 것을 감시하기 위해 본처 헤라는 늘 제우스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며 감시를 하는데, 마이아와의 사랑은 모든 것이 동굴 안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종의 비밀보장 효과로 인해 헤라의 사정권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어 헤라가 알아채지 못합니다. 

'아틀라스의 딸 마이아는... 명성이 자자한 헤르메스를 낳아주었다'

<헤시오도스 作 '신통기'>

그렇게 마이아는 헤라에게도 들키지 않은 채 동굴 안에서 제우스의 아들 헤르메스를 낳습니다.

3. 헤르메스 태어난 지 1일째, 동굴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마이아가 잠든 사이 동굴 바깥으로 나가다

마이아는 출신 직후 힘들고 피곤해 침대에 누워서 잠이 들었고, 그녀의 옆에는 갓 태어난 헤르메스가 강보에 싸여 누워있었습니다.

헤르메스는 신이었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말도 하고 걷고 사리분별까지 가능해서, 어머니 마이아가 잠든 사이 주변을 살피기 시작하였고 동굴 바깥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갓난아이  헤르메스가 동굴 바깥으로 탈출하게 됩니다.

동굴 바깥으로 나온 갓난아이 헤르메스는 하염없이 걷기 시작했고, 밤새 걸어 날이 밝아옵니다.

4. 헤르메스 태어난 지 2일째,

태어난 지 이틀째인 헤르메스는 계속 걸었고 이윽고 눈앞에 피리를 불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합니다.

그는 월계관을 쓰고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연주 실력을 가진 태양의 신이자 음악의 신 '아폴론'이었습니다.

왜 바쁘기로 유명한 아폴론이 지상에 내려와 수많은 소 떼와 함께 있는 것일까요?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5

 

신들의 사생활 2-5(그리스 로마 신화/의술의 신, 음악의 신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 마르시아스)

신들의 사생활 2-5(그리스 로마 신화/의술의 신, 음악의 신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 마르시아스) 1. 아폴론은 어떤 신일까요? 아폴론은 흔히 '태양의 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외에도 관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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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은 자신의 아들 '아스클레피오스'가 망자를 살려 우주의 법칙을 꺤 죄로 제우스의 번개로 죽게 되자, 제우스에게 아들의 죽음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해 찾아가 따지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화가 나서 제우스의 무기고를 폭파시킵니다.

제우스는 아폴론에게 그 죄를 물어 1년간 인간세계에 귀양을 보냈는데, 이때가 아폴론이 인간세계로 귀양 왔던 그 시기였습니다.

아폴론은 인간세계 어느 왕의 노예가 되어 목동으로 일하게 되었고, 태양의 신인 자신의 자존심을 누른 채 피리를 불며 마음을 달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폴론은 아스클레피오스의 어머니이자 자신의 연인이었던 '코로니스'가 죽은 후에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눈을 지그시 감은 채 그녀를 생각하며 피리연주를 시작합니다.

연주를 끝내고 눈을 뜬 아폴론은 자신의 눈앞에 100마리 가까운 소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어진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당황한 아폴론은 주변을 뒤지며 소를 찾기 시작했고, 저 멀리 '돌하르방' 같은 것을 발견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소를 보고 호기심을 느낀 헤르메스는 소를 가지고 싶었고, 굉장히 많은 양의 나뭇잎을 모으고 굉장히 많은 빗자루를 가지고 와서 아폴론이 눈 감고 연주를 시작한 순간 모든 소의 발굽에 나뭇잎을 매달아 발자국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고 소의 꼬리에 빗자루를 묶은 후 여물로 소들을 유인했고, 소꼬리에 매달린 빗자루가 스스로의 발자국을 지우면서 흔적도 없이 훔칠 수 있었던 것으로 헤르메스는 '도둑의 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 노인이 헤르메스가 소를 훔치는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고, 헤르메스는 소 한마디를 줄 테니 자신이 소를 데리고 가는 걸 비밀로 해달라고 노인에게 부탁합니다.

헤르메스는 노인에게 비밀을 지킨다는 확답을 받고 다시 소 떼를 몰고 가는데,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경험해 보지 못한 탓에 왠지 모를 의심이 들어 순간 젊은 남자로 변신을 합니다.

젊은 남자로 변신한 헤르메스는 노인에게 가서 소를 두 마리 줄 테니 어린아이가 소를 끌고 가는 것을 보았는지 말해달라고 했고 노인은 슬며시 헤르메스와 소들이 이동한 방향을 알려줍니다.

'그는 맹세를 어긴 그자를 단단한 돌로 바꾸어버렸고, 이는 지금까지도 배신자의 돌이라고 불린다'

<오비디우스 作 '변신 이야기'>

노인의 거짓말을 목격하고 괘씸함을 느낀 헤르메스는 노인을 돌로  만들어 버렸고, 이것이 좀 전에 아폴론이 본 돌하르방의 정체입니다. 

5. 

헤르메스는 소를 훔쳐 어머니 마이아가 있는 동굴 쪽으로 몰고 갔고, 그중 2마리의 소를 잡아 지방과 기름등을 다 모아놓고 아버지 제우스를 위한 제사를 지냅니다.

'천지 만물을 창조하고 주관하는 하늘의 아버지 제우스 신께 이 소를 바칩니다'

헤르메스는 '웅변의 신'답게 뛰어난 말솜씨를 자랑하며 제우스에게 제사를 지낸 후 소 두 마리를 그 자리에서 다 먹어 치웁니다.

'그는 동굴 앞을 돌아다니는 거북을 발견했다. 거북 껍데기를 벗겨내고는 제의를 바친 소들의 내장을 껍데기에 걸어다가 릐라를 만들었고 현도 발명했다'

<아폴로도로스 作 '신화집'>

 '발명의 신' 이기도 한 헤르메스는 배가 불러 앉아 있었는데 눈앞으로 거북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잡아서 등껍질을 뜯어내어 구멍을 뚫고 따로 빼놓은 소의 내장을 쭉 늘려 걸어서 현을 만들어 '리라'를 발명해 냅니다.

그런 후 배가 불렀던 헤르메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어머니 마이아가 잠들어 있던 침대 옆 요람으로 돌아가 다시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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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2-5(그리스 로마 신화/의술의 신, 음악의 신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 마르시아스)

신들의 사생활 2-5(그리스 로마 신화/의술의 신, 음악의 신 아폴론, 아스클레피오스, 마르시아스) 1. 아폴론은 어떤 신일까요? 아폴론은 흔히 '태양의 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외에도 관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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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헤르메스 태어난 지 3일째,

다시 날이 밝아 왔고, 헤르메스가 태어난 지 3일 차가 됩니다.

같은 시각, 아폴론은 여전히 소 떼의 행방을 모르는 채 당황해하고 있었습니다.

'예언의 신'이기도 한 아폴론은 자신의 예언력을 동원해서 소의 행방을 찾습니다.

아폴론은 그의 예언력으로 소 100마리를 어린아이가 끌고 동굴로 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마침내 모든 것을 알게 됩니다.

아폴론은 소를 찾아 동굴로 향했고 예언 속 소를 훔친 어린 헤르메스를 보고 소를 내놓으라고 큰소리를 쳤으나, '거짓말의 신'답게 어린 헤르메스는 뻔뻔하게 잡아떼며 모르는 척합니다.

소란스러워 어머니 마이아가 잠에서 깼고, 자신의 아들에게 소를 훔쳤다고 몰아붙이는 것에 항의하며 아폴론과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아폴론은 여성과 어린 아이라 힘으로 제압할 수도 없었고, 이 상황에 화가 난 아폴론은 아버지 제우스 앞에서도 거짓말을 하는지 보자며 어린 헤르메스와 마이아의 손을 잡고 올림포스로 올라갑니다.

 

아폴론은 제우스 앞에서 상황을 이야기를 했지만, 헤르메스는 순진한 모습으로 이 상황이 너무 무섭다고 울먹였고 함께 온 마이아까지 헤르메스를 옹호합니다.

제우스는 자신의 예언력을 동원해서 상황을 파악하는데 어린 헤르메스가 소를 끌고 동굴로 가는 모습이 보였고, 진실을 알게 됩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와 단독면담을 위해 다른 이들을 나가게 합니다.

제우스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며 추궁에 나섰지만, 헤르메스는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며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은 소를 훔치지 않았다고 발뺌을 합니다.

이때 제우스는 자신이 바람을 피우고 돌아와 헤라에게 거짓말하듯, 헤르메스가 자신과 거울처럼 똑 닮은 눈빛으로 거짓말하는 모습을 보고 유전자의 위대함을 느낍니다.

마침내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진실을 듣기 위해 '진실을 말할 경우, 올림포스에서 살게 해 줄게'라며 비장의 제안을 합니다.

제우스의 파격적인 제안을 듣자, 그제야 헤르메스는 진실을 털어놓습니다.

제우스는 이에 중재에 나섰고 태어난 지 3일째인 헤르메스가 잘 모르고 한 짓인 것 같다고 감쌌고, 아폴론도 소만 돌려받으면 해코지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드디어 아폴론은 소 떼의 행방을 알게 되었는데 헤르메스가 외양간을 만들어놓고 소를 그곳에 가둬놓았고, 아폴론은 소가 빠짐없이 있는지 세보는데 두 마리가 비는 것을 발견합니다.

헤르메스는 소 두 마리의 행방을 묻는 아폴론의 추궁에 또다시 시침을 뚝 떼며 모르는 일이라고 합니다.

이성적인 아폴론은 웬만하면 화가 나지 않는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시침 떼는 헤르메스에게 약이 올라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릅니다.

 

이때 헤르메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품에서 리라를 꺼내 아폴론 앞에서 연주를 시작했고, 음악의 신 아폴론은 리라 소리를 듣고 매료되어 헤르메스에게 리라를 달라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헤르메스는 소 떼를 모두 주면 리라를 주겠다고 제안합니다.

당황했지만 그럼에도 악기가 탐났던 아폴론은 소 떼를 모두 헤르메스에게 주고, 리라를 얻게 됩니다.

즉, 헤르메스는 훔쳤던 소를 빼앗길 위기에서 '상업의 신'의 기지를 발휘해 리라를 아폴론한테 주고 소를 다시 사 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헤르메스는 '목축의 신'으로  그렇게 사 온 소를 기릅니다.

5. 헤르메스 태어난 지 4일째, 피리를 만들어 아폴론에게 팔면서 그 대가로 황금지팡이와 예언력을 얻다

다음 날, 태어난 지 4일 차를 맞은 헤르메스는 올림포스로 가기 전에 앞일에 대해 고민합니다.

역적인 외할아버지와 님프인 어머니 신분 때문에 올림포스에 가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할 것이 염려되자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기로 합니다.

' 헤르메스는... 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아폴론은 피리도 갖고 싶어... 황금 지팡이를 주겠다고 했다'

<아폴로도로스 作 '신화집'>

헤르메스는 나뭇가지를 꺾어서 소몰이용 피리를 만들어 다시 아폴론을 찾아갔고, 헤르메스는 피리를 팔고 그 대가로 상대방을 지팡으로 내리치면 잠들게 만들 수 있는 헤르메스의 상징이 된 '황금 지팡이'를 얻게 됩니다.

헤르메스는 '협상의 신' 답게 황금지팡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아폴론에게 또 다른 대가를 원합니다.

'헤르메스는 피리를 교환하면서 지팡이를 갖는 것만이 아니라 예언술까지 획득하기를 바랐다'

<아폴로도로스 作 '신화집'>

헤르메스는  자시의 미래를 알고 싶어 아폴론의 예언술까지 획득하기를 바랐고, 아폴론은 피리를 얻는 대가로 마지못해 예언술까지 알려줍니다.

6. 헤르메스 태어난 지 5일째,

다음날이 밝았고 헤르메스 탄생 5일째 되는 날, 이 모습들을 지켜보던 제우스는 헤르메스의 다재다능한 능력을 알게 되었고 헤르메스에게 중대한 제안을 하기 위해 그를 올림포스로 다시 부릅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자신의 '전령'이 되어달라고 제안했고, 헤르메스는 당돌하게도 전령이 되어주면 자신에게 무엇을 줄 수 있냐며 대가를 요구합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가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헤파이스토'스에게 주문한 '날개 달린 모자'와 '날개 달린 신발' 그리고 '망토'등 미리 준비한 선물을 헤르메스에게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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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2-2(그리스 로마 신화/헤파이스토스) 1. 신들의 여왕 헤라, 저주와 폭행으로 태교를 한 자신을 탓하며 홀로 첫 아이를 출산하다 신들의 여왕 헤라는 인자하고 자애롭고 품격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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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는 제우스의 선물로 날 수 도 지상에서 빠르게 걸을 수 있는 능력을 얻어지만 이것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대가를 요구합니다.

제우스는 선을 넘은 헤르메스의 요구에 마음이 상해 거래를 취소한다고 선언합니다.

그러자 헤르메스는  슬며시 제우스에게 바람을 피울 때 망을 봐주거나 바람을 피워 낳은 아이들의 뒤를 봐주고 심지어 바람을 피울 여인들까지 포섭해 줄 수 있다고 자신의 능력을 어필합니다.

이에 설득당한 제우스는 다시 거래를 제안합니다.

그러면서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고, 헤르메스는 올림포스 12 신이 되는 것이라고 당돌한 제안을 합니다.

제우스는 자신은 헤르메스가 올림포스 12 신이 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지만, 내연녀에게서 낳은 아이인 헤르메스의 존재를 안 다면 정실처인 헤라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며 그 제안은 들어주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사실 헤르메스는 바람피워 낳은 자식인 데다가 어머니는 님프 신분이고 외할아버지는 역적이라 올림포스 12 신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불리한 조건이었습니다.

 

헤르메스는 제우스에게 직접 헤라를 설득해 보겠다고 합니다. 

평소 예민해서 잠들기가 어려웠던 헤라는 마침 어쩐 일인지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습니다.

헤라는 둘째 아들 전쟁의 신 '아레스'를 출산한 직후였던 것입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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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2-4(그리스 로마 신화/이상한 변호사 아테나와 앙숙 포세이돈, 최초의 피고인 아레스) 1. 아테나, 케크로피아의 수호신이 되기로 하다 지금으로부터 몇천 년 전일지 헤아릴 수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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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메스는 교묘하게도 꼭 아레스처럼 무구를 써서 헤라를 속여 그녀의 젖가슴을 빨았다'

<논누스 作 디오니시아카>

헤르메스는 헤라의 아들 아레스인척 하며 다짜고짜 헤라가 잠든 침대 위로 올라가서 그녀의 옷고름을 풀고 젖가슴을 빨며 젖을 먹었습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헤라는 잠에서 깨 젖을 빨고 있는 어린 헤르메스를 발견하고 경악해했고, 헤라클레스 때처럼 제우스가 꾸민 계략이라고 생각하여 주변을 둘러보지만 제우스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헤라는 본격적으로 헤르메스를 추궁하기 시작했고 헤르메스는 울먹이며 헤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태어난 지 고작 5일째이고 태어났을 때 저에게 선택권이 없어 제가 존경하는 헤라여신님의 아들로 태어날 수 없었고 태어나보니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갈 곳도 없는데 배가 고파 헤라님을 찾아와 젖을 먹었던 거예요'

헤르메스의 동점심을 자극하는 말솜씨에 넘어가 헤라는 아낌없이 그에게 젖을 물렸고 헤르메스에게 '어머니'라는 호칭까지 허락합니다. 

6. 헤르메스 태어난 지 7일째,

헤르메스가 태어난 지 7일째 되던 날, 헤르메는 당당히 올림포스 12 신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자신의 자식 들 중 최고의 재능을 가졌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면서 제우스는 자신과의 거래가 깨졌을 때 다시는 기회가 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냐고 헤르메스에게 물었고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아버지, 인생은 어차피 한 판의 도박과 같은 거잖아요'

헤르메스는 '도박의 신'일기도 합니다.

이후 헤르메스가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펼쳤던 활약상은 다 언급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습니다.

헤르메스는 제우스가 바람을 피우는 동안 망도 봤다가, 제우스가 낳은 자식들의 뒷일도 봐주고 제우스의 각종 심부름을 수행하는 등 '충심'으로 제우스를 보조하며 제우스의 진정한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합니다.

7. 헤르메스, 심금을 울리는 뛰어난 언변으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사랑을 이루다

헨드릭 골치우스의 &lt;헤르메스&gt;
헨드릭 골치우스의 <헤르메스>

세월이 흘러 청년으로 자란 헤르메스에게 사랑의 감정이 찾아옵니다. 

헤르메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사랑에 빠져 넋이 나갔고 혼자서 그녀에게 감히 다가가지도, 말도 못 하고 끙끙 앓기만 합니다.

사랑꾼이었던 아버지 제우스는 헤르메스의 상황을 눈치채고 그 대상이 누구든 간에 자신이 무조건 맺어지도록 도와주겠다고 호언장담합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의 사랑의 대상이 아프로디테임을 알게 되었고, 헤르메스를 도울 방법을 궁리하는데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어느 날 아프로디테는 아끼는 '황금 샌들'을 벗고 강가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고, 제우스는 자신의 독수리를 시켜 샌들을 물어오게 합니다.

'유피테르(제우스)는... 베투스(아프로디테)가 아켈루스 강가에서 목욕하고 있을 때, 독수리를 보내어 여신의 신발을... 가져오도록 했고 그것을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에게 주었다'

<히기누스 作 '천문학'>

제우스는 아프로디테의 샌들을 독수리에게 가져오게 하고는, 아프로디테에게 샌들을 돌려받고 싶으면 자신과 데이트를 하자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아프로디테는 제우스다운 발상이라며 기가 막혀합니다.

어찌 됐던 아프로디테는 아끼는 황금 샌들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제우스와 약속 한 당일 제우스를 만나러 갔는데, 제우스가 아닌 청년 헤르메스가 한껏 긴장한 모습으로 얼굴이 새빨개져서 샌들을 들고 그녀 앞에 나타납니다.

아프로디테는 제우스가 아들 헤르메스를 아프로디테와 맺어주려고 샌들을 훔쳐가 계략을 꾸민 것을 알고는 또 한 번 기가 막혀했고, 헤르메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이런 말을 남기고 그냥 돌아가려 합니다.

'샌들을 여기에 놓고 돌아가겠습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에 당신에게 첫눈에 반했습니다. 내 마음은 진심이고 계속 당신 생각을 했습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었고 이렇게 만났지만 이런 식은 아닌 것 같아요. 이렇게 만난 것은 너무 영광이었고 저는 영원한 당신의 팬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헤르메스가 돌아가려 하자, 아프로디테는 제우스와 다른 모습에서 호감을 느끼게 되고 돌아서는 헤르메스를 불러 세웁니다.

이렇게 헤르메스와 아프로디테의 사랑이 이루어졌고 둘 사이에서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헤르메스는 역적의 외손자이자 님프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려운 고난과 역경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마침내 올림포스의 12 신으로 등극하며 신으로서 성공을 이룹니다.

헤르메스가 흙수저의 악조건 속에서도 성공을 이루었듯  안 좋은 상황 속에서도 '나는 잘 될 거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해낼, 더없이 위대할 당신들의 앞길에 헤르메스의 축복이 또한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8. 예술 작품으로 남은 헤르메스 이야기 

신화에서 헤르메스가 주인공인 이야기가 적듯이 예술 작품에서도 헤르메스가 주인공인 작품이 거의 없습니다. 

&#39;장 드 볼로냐&#39;의 &lt;하늘을 나는 헤르메스&gt;
'장 드 볼로냐'의 <하늘을 나는 헤르메스>

하지만 루브르 박물관에 '장 드 볼로냐'의 <하늘을 나는 헤르메스>라는 헤르메스가 주연으로 등장하는 굉장히 귀한 작품이 남아 있습니다.

이 작품은 메디치 가문의 별장 분수를 장식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각품으로 제작 기간만 무려 20여 년 정도가 걸린 대작으로 '장 드 볼로냐'의 양대산택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메디치가문2

 

이탈리아 르세상스 예술을 꽃피우게 한 메디치 가문의 명암 2

이탈리아 르네상스 예술을 꽃피우게 한 메디치 가문의 명암 2 28. 로렌초, 엄청난 돈을 문화와 예술에 투자해서 르네상스의 발전에 크게 일조하다다 로렌초가 나폴리로 가서 피렌체를 구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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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으로는 굉장히 작아 보이지만 높이가 1.7m에 달하는 작지 않은 크기를 자랑합니다.

여기서 재밌는 부분이 아래쪽을 확대해서 보면 누군가의 얼굴처럼 보이는 것을 헤르메스가 발로 밟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입김으로 바람을 불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얼굴의 형상 위로 헤르메스가 그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려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듯 보입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입으로 바람을 불고 있다면 그것은 '바람의 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바람의 신'은 동서남북 각 방향마다 존재하기 때문에 총 4명이 있습니다.

이 중 유럽사람들은 '서풍'을 좋아했는데 '추운 겨울이 끝나고 서풍이 분다'는 것은 바로 봄이 찾아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서풍의 신 제피로스'가 입김을 불어 헤르메스를 하늘로 올려 보내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마도 '전령의 신'이기도 한  헤르메스가 누군가에게 좋은 소식을 전달하기 위하여 하늘 위를 날아오르는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39;노엘 쿠아펠&#39;의 &lt;아드메토스의 가축을 지키는 아폴론&gt;
'노엘 쿠아펠'의 <아드메토스의 가축을 지키는 아폴론>

헤르메스가 등장하는 또 다른 작품으로는 '노엘 쿠아펠'의 <아드메토스의 가축을 지키는 아폴론>이라는 그림입니다.

이 작품은 헤르메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주인공인데 오늘 이야기와 관련이 많습니다.

잘생긴 외모와 붉은색 망토, 목동 지팡이 등으로 보아 보아 작품의 주인공은 '아폴론'입니다.

그리고 아폴론 주변으로 지상에는 존재할 수 없는 '천사'들이 악기들을 들고 있는 것을 통해서 그림 속 남자는 평범한 인간이 아닌 뭔가 사연이 있어 목동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종합해 보면 제우스에게 벌을 받고 1년간 인간 세상에서 유배를 할 때 목동 일을 하는 아폴론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헤르메스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림을 확대해서 좌측을 보면 소 떼를 몰고 가는 작은 아이의 뒷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있어 그 아이가 헤르메스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작품 속 아폴론은 헤르메스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는데 '예언의 신'인 아폴론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혹은 '언젠가는 일어날 거라고 내가 들은 적 있는 것 같은 그 귀찮은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구나!'라고 하는 듯 보입니다.

아폴론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아폴론을 꾸며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9. 헤르메스의 '날개'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39;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39;의 &lt;헤르메스&gt;
'조반니 바티스타 티에폴로'의 <헤르메스>

헤르메스의 모자, 신발, 지팡이에는 모두 날개가 달려있습니다.

날개의 상징은 날아다닐 수 있고 그만큼 빠르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올림포스 12 신으로 만든 후 헤르메스에게 앞으로 자신의 옆에서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도우라는 임부를 부여하고, 헤르메스의 신발에 날개를 달아줍니다.

날개 달린 신발을 통해 헤르메스는 공중으로 날아다닐 수도 있으며, 지상에서도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됩니다. 

머리의 모자에 날개를 단 이유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날개 달린 모자&lt;출처: 네이버&gt;
날개 달린 모자<출처: 네이버>

우리나라 기업 '네이버'가 '제우스의 뜻을 빠르게 전한다는 헤르메스의 이미지'를 브랜드의 로고로 삼고 있습니다.

날개를 단 초록색 모자를 통해 헤르메스처럼 당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빠르게 전달하고, 당신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로고에 담고 있는 것입니다.

'버디버디'라는 메신저의 로고 또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날개 달린 초록색 신발을 사용했습니다. 

10. 헤르메스라는 이름의 유래는? 

헤르메스의 어원은 '헤르마'입니다.

스윗 그리종스 산의 케언
스윗 그리종스 산의 케언

헤르마(herma)는 '돌을 쌓아 올린다는 것'으로 '돌의 무더기 또는 돌기둥'을 의미합니다.

헤르마는 '내가 여기를 지나갔다 온 곳'이라는 즉 '이정표'의 역할을 하며 마을의 이정표나 거리의 이정표로 세워놓은 기둥을 일컫습니다.

모험의 신이고 전령의 신인 헤르메스가 여기저기 정확한 곳으로 가서 소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잘 찾아간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입니다. 

<출처: 설민석/신들의사생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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