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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읽기

[돌연변이]를 읽고(로빈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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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를 읽고(로빈쿡)

돌연변이
돌연변이

돌연변이는 1978년 10월 11일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날은 빅터와 마샤 프랑크 부부가 대리모를 통해 출산하여 그들의 둘째 아들 'VJ'를 낳은 날입니다. 이야기는 시조일관  빅터 프랑크의 유전자 조작에 의해서 천재적인 지능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VJ가 모든 살인 사건의 원흉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독자는 범인을 알고 VJ의 부모만이 모르는 그 비밀들이 풀리는 재미에 마지막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합니다. VJ가  어떻게 그의 범죄를 구상하고 실천했으며 이를 감춰가는지, 프랑크 부부는 VJ의 만행을 어떻게 눈치채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어떤 행동들을 하는지를 통해 이 책은 하나의 결론에 도달합니다.

 

인간이 신의 영역인 유전자에 손을 댄 결과는 얼마나 참혹한가! 천재적인 지능의 아이를 만들었지만 그 아이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거합니다. 심지어 일말의 양심의 가책 따위도 없습니다. 인간이 다른 존재들과 다른 점이 바로 양심과 윤리, 연민 따위의 감정이 있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들이 없다면 그 존재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천재적인 지능을 가진 아이를 통해 자신이 이뤄내지 못한 실로 경이로운 생물학적 연구 성과를 기대한 나머지 이러한 자신의 행동이 낳은 결과에 대해서는 고려치 않았던 의사이자 생물학자인 빅터 프랑크를 통해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진보시키는 것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역사는 늘 반복됩니다.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이를 발판 삼아 실패를 하지 않으려 애쓰며 인간의 삶은 날로 진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가 사람들의 행복과 삶의 질에 무조건 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VJ는 빅터 프랑크에 의해 유전자 자작된 수정란을 인공 자궁에서 키워냅니다. 하지만 그 존재들이 자신의 천재성을 능가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뇌에 조작을 가합니다.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이되 자신을 뛰어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공자궁은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와 생물학자들에 의해서 연구가 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윤리적, 종교적인 반발로 인해 아직까지도 사용화된 기술은 아닙니다. 현재도 수많은 불임부부들이 대리모를 암암리에 구해 아이를 낳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들을 위해서는 인공자궁의 개발이 시급하지만, 늘 과학은 두 얼굴을 가지고 우리를 시험하고 그 시험에 넘어가는 인간은 꼭 있게 마련입니다. 기술을 악용해 인간을 공장에서 물건 찍듯 만들어내 그들을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부려먹으려 하는 그런 인간들 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은 발전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의 개발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화려한 기술의 발전 그 이면에는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가 기후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쓰이고 있고 화려하고 풍족한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울증과 각종 정신질환에 신음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말 행복한 것일까요? 

얼마 전 일본에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향후 몇십 년에 걸쳐 바다에 그것을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과학적으로 발견된 문제는 없다.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이 되었다. 방류 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일들로 공포를 조장하지 말라.

 

 

하지만 묻고 싶습니다. 과학으로 증명이 안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인가? 과학과 수학은 지금도 수많은 명제들을 증명하기 위해 사투 중이고 지금까지 진실이라고 믿었던 사실이, 한순간 진신이 아닌 것이 되고 마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소설 속 돌연변이를 만든 빅터 프랑크 박사는 자신이 만든 원흉과 함께 장렬히 생을 마감합니다. 그럼에도 글의 마지막은 죽음으로도 빅터의 죄를 사하여주지 않는다는 듯이 VJ를 쏙 빼닮은 아이의 등장과 함께 마무리됩니다. 그 아이는 물난리에서도 VJ의 생체 실험 중 소실된 것으로 알았지만 끝끝내 살아남은 유전자 조작 수정란을 통해 잉태된 또 하나의 불행의 씨앗입니다. 그 불행의 씨앗은 아직도 여전히 갖가지 형태로 우리 삶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언제든 인간에게 위협을 가할 준비를 하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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