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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2-2(그리스 로마 신화/헤파이스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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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사생활 2-2(그리스 로마 신화/헤파이스토스)

1. 신들의 여왕 헤라, 저주와 폭행으로 태교를 한 자신을 탓하며 홀로 첫 아이를 출산하다

 

신들의 여왕 헤라는 인자하고 자애롭고 품격 있는 여신 중 여신으로, 남편 제우스와 결혼 후 초반에는 행복으로 가득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제우스의 바람과 독재로 전쟁이 돼버린 그들의 결혼생활로 인해, 헤라는 질투와 분노의 화신이 되어 버립니다.

제우스의 바람에는 명분이 있었습니다.

제우스의 명분은 자신의 우월한 DNA를 세상에 널리 퍼트려 세상을 지키는 데 활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우스는 이런 명분하에 여신, 님프, 여인 구분 없이 만나고 사랑을 나누어 자식을 낳았습니다.

헤라가 더욱 원통하고 분했던 것은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 낳은 자식들이 너무 훌륭한 신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것입니다.

태양의 신 아폴론,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등 널리 이름을 날린 제우스의 자식들은 헤라 입장에서는 그저 첩의 자식들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3

 

신들의 사생활3 (그리스 로마 신화, 제우스의 아내들)

신들의 사생활 3 (그리스 로마 신화, 제우스의 아내들) 1. 제우스, 왕이 되고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권력을 나눌 최고의 협력자인 자식을 낳기 위해 결혼할 상대를 찾아다니다 모든 것이 신

donbuller.tistory.com

 

문제는 가정의 여신이었던 헤라는 아직 자식이 없어 더 분했고, 그 분한 마음으로 오심, 구역, 구토, 헛 배 부름 등의 증상을 달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헤라는 이 모든 증상들이 임신을 나타내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심지어 출산이 임박해서야 헤라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됩니다.

헤라는 이 기쁜 소식을 제우스는 물론이고 세상에 널리 알려야 했는데, 지난 몇 달간의 본인의 행적을 되새겨보니 저주하고 분노하고 폭행에 상해까지 온갖 악행을 저지른 삶을 살아왔던 터라, 이 모든 악행들이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태교가 된 것이었고 결국 임신 소식을 감추게 됩니다.

헤라는 이러한 것들이 출산을 앞두고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불안해집니다.

결국 헤라는 일단 출산이 임박했으니 아무도 모르게 혼자 출산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2. 헤라, 자신이 낳은 아들 헤파이스토스의 충격적인 외모에 놀라 땅으로 던져버리다 

'내 자식인 헤파이스토스 발이 쪼그라들어 있는 그 아이를 내가 낳았지'

<작자미상 '호메로스식 찬가'>

헤라가 낳은 자식은 너무 못생기고, 왜소하고, 왼쪽으로 발이 오그라든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헤라는 충격을 받고 놀랍니다.

헤라가 걱정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태의 아이를 낳은 것입니다.

엄마인 헤라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아이에게 말합니다.

'아들아, 너는 올림포스에서 같이 지낼 수 없을 것 같아'

헤라는 그렇지 않아도 남편 제우스의 바람기로 세상 사람들의 온갖 좋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던 터라, 왜소하고 못생기게 태어난 아이마저 입방아에 오를까 봐 걱정이 되어 어머니로서는 못할 짓이지만 여왕으로서의 자신의 권위를 잃고 싶지 않았던 헤라는 자신의 아들을 버리기로 결심합니다.

헤라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아들을 던져버렸고, 아이는 무려 9일 동안이나 떨어졌습니다.

헤라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인지능력을 가진 신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어머니 헤라가 한 말을 다 알아들었고, 헤라의 눈물과 모든 상황을 이해한 채로 떨어지면서 아이는 자랍니다.

3. 바다의 여신 테티스, 렘노스 섬에 떨어진 발이 부서져 불구가 된 헤파이스토스를 거두어 키우다

그리스 렘노스 화산섬
그리스 렘노스 화산섬

헤라의 아들은 설사가상으로 화산섬 렘노스 섬에 떨어지게 되는데 잘못 떨어져 한쪽 발이 완전히 부서지게 됩니다.

착하기로 둘째가라며 서러운 심성을 가진 '바다의 여신 테티스'가 갑자기 쾅하는 소리를 듣고 소리가 난 쪽으로 다가갑니다.

테티스는 아이가 피범벅이 되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뒹굴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살아있는 것을 보니 이 아이는 필시 신이구나'

테티스는 이렇게 생각하며 가까이 다가가 아이의 얼굴을 보니 망가져 있었습니다.

테티스는 추후에 알게 됩니다.

그 망가진 얼굴이 그 아이의 원래 얼굴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테티스는 아이에게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아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합니다.

'렘노스 섬으로 추락하여 다리가 불구가 된 헤파이스토스를 테티스가 구해주었다'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미혼이었던 테티스는 아이를 거두어 키웠고, 그 아이의 이름이 바로 '헤파이스토스'입니다.

4. 테티스, 헤파이스토스를 괴롭힘에서 구하기 위해 깊은 바다에서 살기로 하다

문제는 어린 헤파이스토스는  왜소한 체구와 못생긴 얼굴, 불구인 다리 때문에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속상한 테티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어떻게 해주면 될지 물었고, 헤파이스토스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합니다.

바다의 여신 테티스는 헤파이스토스의 소원을 듣고, 바다 깊숙이 들어가서 살자고 제안하고 헤파이스토스를 위해 '심해'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헤파이스토스는 아무도 없는 심해의 동굴에서 살게 됩니다.

그리고 아무도 헤파이스토스를 괴롭히지 못하도록 테티스는 물보라를 일으켜서 그를 감싸서 지켜줍니다.

5. 헤파이스토스, 심해 동굴 속에서 장신구를 만들었고 님프들의 입소문을 타게 되어 인기를 끌다

심해에서 9년을 산 헤파이스토스는 평화로운 반면 외로웠기도 했지만, 그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그리움'이었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을 바라보며, 자신을 버리며 절대 용서하지 말라던 어머니 헤라'를 단 하루도 잊은 적이 없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헤파이스토스의 눈앞에 생선가시 하나가 톡 하고 떨어집니다.

헤파이스토스는 그리움을 삭이며 생산가시에 조개가 토해낸 진주를 엮어 진주 목걸이를 만들고, 생산가시를 오므려 진주를 박아 진주반지를 만드는 등 장신구를 만들며 잠시나마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잊습니다.

'그들 곁에서 나는 9년 동안 수많은 정교한 일들 굽은 장신구며 둥근 귀걸이며 목걸이까지 속이 빈 동굴 속에서 대장간 일을 해왔지'

<호메로스 作 '일리아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다의 님프(Numph,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 모습의 요정)가 와서 헤파이스토스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 있는 장신구들 너무 예쁜데 직접 만드신 거예요? 정말 대단하세요'

헤파이스토스는 님프의 출현보다 님프가 한 이 말에 더 놀랐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태어난 순간부터 온갖 모욕적인 말들만 들어왔는데, 난생처음 듣는 칭찬에 얼떨떨하기만 했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장신구의 가격을 묻는 님프에게 무료로 선물해 주었고 님프는 너무 좋아하며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떠납니다.

그런데 다음날 전날 찾아왔던 님프가 다른 동료들과 함께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으로 다시 찾아옵니다.

이후 헤파이스토스의 장신구가 방방곡곡의 님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장신구를 사기 위해서 몰려듭니다.

이렇듯 헤파이스토스는 장신구 공예로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6. 헤파이스토스, 육지에 가서 대장간을 열고 만든 농기구와 무기가 인기를 끌다

어느 날,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이 만든 장신구들을 '바다의 님프들이 좋아하니 땅 위에 있는 님프들도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미치게 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조심스럽게 자신을 키워준 테티스에게 이제 육지로 올라가 보고 싶다고 말했고, 테티스가 헤파이스토스에게 계획을 묻자 그는 화산 아래에 대장간 하나 차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테티스의 허락을 받은 헤파이스토스는 육지로 올라와 대장간을 차렸고 , 육지에 올라온 헤파이스토스는 바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금은동 등 다양한 광물들이 널려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육지는 바다와는 달리 농사를 짓기 위한 농기구와 잦은 침략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를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헤파이스토스의 실력은 육지의 님프들에게도 인정받으며 육지에서도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제품들의 인기가 폭발하게 됩니다.

7. 헤파이스토스, 그리움이 분노로 변해 친어머니 헤라에게 복수를 다짐하다

그러던 어느 날, 님프로부터 올림포스 12 신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왕과 왕비의 자리를 제외한 10석이 공석이었고, 님프는 헤파이스토스에게 그 정도 손손씨이면 충분히 12 신의 자격이 된다며 지원하라고 제안합니다.

'제우스님의 번개보다 헤파이스토스님의 망치가 더 위대하다고 봐요.  더욱이 이런 멋진 무기와 장신구들을 만들어서 돈도 받지 않고 제공해 주는 이런 착한 마음씨의 신은 본 적이 없어요. 재능으로 보나 마음씨로보나 올림포스 신의 자리는 헤파이스토스님의 것입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사실 올림포스 12 신의 자리까지는 필요 없었습니다.

친어머니인 헤라를 향한 그리움이 혹시 하는 하는 희망으로 커지며, 친어머니 헤라를 볼 수 있는 올림포스에 가기를 꿈꾼 것입니다.

헤파이스토스는 님프를 만난 후 키워준 어머니 테티스를 찾아가 헤라를 아느냐고 물었고 테티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헤라를 모르는 자가 어디 있겠니? 헤라는 완벽한 비주얼을 갖춘 큰 아들 '아레스'를 끔찍이도 아끼지. 헤라는 1남 2녀의 자식이 있다던데, 그런데 왜 묻니?'

테티스의 말을 들은 헤파이스토스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화산 앞에 서 하늘을 보며 말합니다.

'어머니, 저는 하루도 어머니를 잃은 적이 없었는데, 어머니는 저를 잊으셨군요. 어머니가 저를 찾지 않으시니 제가 기억나게 해 드릴게요'

순수하고 착하기만 했던 헤파이스토스의 심장에 복수의 불꽃에 붉게 타오르게 됩니다.

8. 헤파이토스, 족쇄를 지닌 황금 의자를 보내 헤라를 결박시키다

헤파이스토스는 화산에서 내려온 후 대장간에서 들어가 나오지 않았고, 그의 원한이 담긴 분노의 망치질 소리만 연신 들려옵니다.

헤파이스토스의 분노와 원한으로 렘노스 섬은 가득 찼고, 그는 헤라를 제압할 복수의 무기를 완성합니다.

의아하게도 그 무기는 '황금 의자'였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테티스에게 '황금의자를 만들었는데 올림포스에 조공으로 바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제안하고, 테티스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올림포스에 황금의자를 조공으로 바치게 됩니다.

황금의자는 오직 헤라를 위해 만든 것이라는 표시로 헤라의 이름까지 새겨 넣었습니다.

'그가 그녀에게 앙심을 품고 보이지 않은 족쇄를 지닌 황금 옥좌를 선물로 보냈고'

<파우사니아스 作 '그리스 여행기'>

올림포스 신들의 축제가 있는 날, 헤라가 황금의자에 앉자 족쇄가 헤라를 옥죄어 그녀는 순식간에 결박당하게 됩니다.

놀란 제우스가 번개로 족쇄를 잘라내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올림포스 어느 누구도 사슬을 풀지 못합니다.

단단히 화가 난 제우스는 렘노스 섬에 사는 헤파이스토스라는 못생긴 대장장이가 보낸 것이라는 말을 듣자, 그자를 당장 잡아와 당장 풀게 하고 극형에 처하겠다고 불같이 화를 냅니다.

그런데 헤라는 제우스를 말리며 다른 신들을 나가게 하고 제우스와 단 둘만 남게 되자, 헤라의 고백이 시작됩니다.

헤라는 9년 만에 헤파이스토스의 존재를 밝힙니다.

9. 술의 신 디오니소스, 헤파이스토스의 닫힌 마음을 공감대로 녹이고 술을 마시게 해 올림포스로 데리고 오는 것에 성공하다 

헤라의 사연을 들은 제우스는 말재주가 뛰어나 그와 말을 섞어서 설득당하지 않은 자가 없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헤파이스토스에게 보냅니다.

헤파이스토스는 헤르메스에게 자신은 어머니가 없다며 망치질만 해댔고, 헤르메스의 질문에 무응답으로 일관해서 설득을 포기하고 돌아옵니다.

제우스는 말로 안되면 힘으로라도 데리고 오라며, 전쟁의 신 '아레스'를 보냅니다.

아레스는 최강 전사들을 총집합하여 헤파이스토스에 갔지만, 다시 돌아온 아레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맞아 만신창이가 된 채였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체구는 작지만, 망치질을 해댄 한족 팔이 엄청나게 컸고 헤파이스토스의 망치질에 아레스가 두들겨 맞고 온 것입니다.

말로도, 힘으로도 제압할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던 차에, 술 냄새를 잔뜩 풍기며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나타나 자신이 헤파이스토스를 제압해 데려오겠다고 합니다.

제우스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 디오니소스를 출격시켰고, 디오니소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그의 열성팬이라며 접근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찾아온 이가 묘약으로 슬픈 사람에게 위안을 주고 그 약을 마시면 기쁜 사람은 더 기뻐진다는 술을 만든 술의 신 디오니소스임을 알고 반겨주었고, 마음을 연 헤파이스토스는 디오니소스가 건넨 포도주를 인생 처음으로 마시게 됩니다.

예민한 헤파이스토스가 술을 마시자 진정이 되고, 헤픈 웃음이 계속 나오고 기분이 하늘을 날 듯 좋아졌습니다.

디오니소스는 술에 취한 헤파이스토스가 의심하지 않도록 목적을 숨긴 채 대화를 이어갔고, 헤파이스토스는 디오니소스에게 완벽하게 무장이 해제됩니다.

분위기가 좋아지자 디오니소스가 본론을 꺼냅니다.

'헤파이스토스 님, 이제 그만 풀어주시죠'

그 말은 들은 헤파이스토스는 순간 술이 깨며 올림포스에서 자신을 설득하러 보낸 것을 알게 되자 디오니소스에게 그냥 가라고 화를 냅니다.

'헤파이스토스 님의 원한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아닙니다'

라는 말을 들은 헤파이스토스는 분노가 폭발하며 태어나자마자 어머니한테 버림받고 땅에 떨어져서 다리가 부러지고 바닷속에 들어가서 9년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 원한의 세월을 어떻게 아냐고 하며 술을 먹어 더 감정이 격해져 울분을 토해냅니다.

디오니소스는 차분히 헤파이스토스를 진정시킨 후에 담담하게 본인 이야기를 꺼냅니다.

세멜레의 죽음(루벤스)
세멜레의 죽음(루벤스)

'저의 어머니는 인간이었는데 한 번도 어머니를 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에게 제우스가 찾아와 사랑을 나누고 저를 임신했다고 하는데 왜 제가 어머니를 못 봤을까요? 바로 당신 어머니 헤라가 나의 어머니를 죽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헤라의 저주를 피하려고 여장을 하며 철저히 신분을 숨기며 살아야만 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 단 한순간이라도 헤라를 향한 복수심을 잊어 본 적이 없고 지금도 헤라를 정말 죽여버리고 싶지만 이렇게 제가 견딜 수 있는 것은 바로 술 때문이에요. 술을 통해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기뻐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이 제 소명입니다. 당신이 묶어놓은 사슬의 의자는 내 눈엔 헤파이스토스 당신으로 보입니다. 복수와 분노와 원한으로 스스로를 꽁꽁 묶고 이렇게 괴로워만 하기에는 당신 재능이 너무 아깝지 않소! 이제 그만 풀어줍시다. 그 재능으로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훨씬 좋은 판단일 것 같습니다'

헤라의 계략으로 디오니소스 어머니 세멜레가 죽었고,  디오니소스는 같은 처지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헤파이스토스를 진심으로 설득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술 한잔을 더 달라고 하여 마시고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고, 디오니소스는 인사불성이 된 헤파이스토스를 마차에 싣고 올림포스로 향합니다.

이때 디오니소스는 헤파이스토스를 데려온 공을 인정받아 올림포스 12 신의 자리 중 하나를 얻습니다.

10. 헤파이스토스, 참회하는 어머니 헤라를 용서하다

헤파이스토스는 드디어 어머니 헤라와 올림포스에서 재회하게 됩니다.

어머니 헤라는 진심을 담아 헤파이스토스에게 사과를 했고 가정의 여신 자리를 내놓을 것이며, 자신을 용서하지 말라고 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헤라의 이야기에 마음이 동하여 말합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머니는 지금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계시고 그거면 저는 됐습니다. 어머니가 가정의 여신에게 물러나신다고 했는데 제 소원은 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더 이상 외롭게 혼자 살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어머니가 가정의 여신에서 물러나면 앞으로 제 가정은 누가 돌봐주나요? 어머니가 저를 정말 생각한다면  가정의 여신으로 남아주세요 '

헤파이스토스의 용서와 함께 헤라를 묶은 황금의자의 쇠사슬이 풀리게 됩니다.

11. 제우스, 헤파이스토스의 배우자로 미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낙점하다

마침내 헤파이스토스는 가족들과 화해를 하게 되었고,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그에게 어울리는 짝을 찾아 나섭니다.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딱 맞는 조건의 여신을 발견했는데, 바로 사랑의 여신이자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입니다.

아프로디테는 제우스의 고모쯤 되는 촌수로 아들 헤파이스토스를 위해서 고모 아프로디테를 찾아갑니다.

다행히도 아프로디테는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것들을 애용하는 그야말로 광팬이었고 둘의 만남이 성사됩니다.

왜소하고 못생긴 얼굴을 가졌지만, 능력이 뛰어난 자수성가 스타일인 헤파이스토스는 심지어 마음씨도 착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고 아프로디테는 마음에 쏙 들어 그와의 결혼을 수락합니다.

그야말로 예술과 기술의 조합이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12. 헤파이스토스, 아내 아프로디테와 동생 아레스의 불륜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대장간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다

너무 큰 행복이 오면 불안이 엄습해 오기 마련이었고, 너무 큰 행복을 감당할 수 없었던 헤파이스토스는 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가정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굳은 마음을 먹고 일에 몰두합니다.

헤파이스토스가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밤낮없이 일하던 어느 날, 헤파이스토스의 제품을 몹시도 좋아했던 태양의 신 헬리오스가 찾아옵니다.

여느 때처럼 태양 마차를 타고 달리던 헬리오스는 헤파이스토스의 집을 지나는 도중 창밖에서 두 남녀의 모습을 보았다고 충격적인 목격담을 헤파이스토스에게 알립니다.

믿을 수 없었던 헤파이스토스는 청동으로 그물을 만들어 아내 아프로디테 몰래 침대에 설치를 해놓고 일을 나가는 척하며 집을 나서다 다시 돌아와 침실 커튼 뒤에서 상황을 지켜봅니다.

충격적 이게도 아내 아프로디테의 불륜남은 헤파이스토스의 친동생 전쟁의 신 아레스였습니다.

침대에서 남녀가 출렁하면 그물이 쳐지도록 청동그물을 설치했던 헤파이스토스가 이 모습을 지켜보다 뛰쳐나갔는데, 침대의 그물에  벌거벗은 두 남녀가 부둥켜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9

 

신들의 사생활9(아프로디테, 피그말리온, 아도니스)

신들의 사생활 9(아프로디테, 피그말리온, 아도니스) 1. 아프로디테, 키프로스섬의 수호신이 되어 사랑을 독려하다 1대 신들의 왕은 '우라노스'입니다. 우라노스는 자신의 아들인 크로노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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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파이스토스는 참담함을 견딜 수 없어 뛰쳐나가 신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올림포스 신들에게도 너무나 충격적인 스캔들에 다들 아연실색합니다.

헤파이스토스의 결혼생활은 이대로 파탄이 났고,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두 사람도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이제는 더 숨길 것도 없는 아프로디테는 본격적으로 대놓고 아레스를 만나고 다닙니다.

이를 지켜보는 헤파이스토스의 삶은 불행 그 자체가 되고 크게 상처 입은 그는 다시 대장간으로 돌아가 울면서 말없이 망치질만 해댑니다.

13. 헤파이스토스, 아버지 제우스에게도 버림을 받다

갑자기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 헤파이스토스가 나가보니 부모인 제우스와 헤라가 또다시 부부싸움을 하고 있었고 헤파이스토스는 폭력을 행사하는 제우스에게 그만하라며 울며 애원하는데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에게 악담을 퍼붓고 발로 차버립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중심을 잃고 빙글빙글 돌다가 다시 땅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어머니 헤라에게 못생겼다는 이유로 버림받고, 아버지 제우스에게도 버려지게 됩니다.

차라리 가정의 사랑을 맛보지 않았다면 덜 했을 텐데 그동안 행복했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땅바닥으로 떨어지는데 하필 멀쩡했던 반대쪽으로 떨어져 반대쪽 다리까지 완전히 부서지게 됩니다.

헤파이스토스는 불편해진 다리로 엉금엉금 기어서 대장간으로 돌아갔고, 다시는 대장간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헤파이스토스의 슬픈 그의 망치질 소리만 계속 됐고, 거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렘노스 화산의 불꽃만 타오를 뿐이었습니다.

계속되는 망치질에 세월은 흐르고, 헤파이스토스는 만든 농기구나 무기를 몰래 밖으로 내놓고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스스로 고립되어 시간을 보냅니다.

14. 헤파이스토스, 기간테스의 침공으로부터 자신을 두 번 버린 올림포스 신들을 돕기 위해 출격하다

여느 때처럼 헤파이스토스가 혼자 망치질하던 어느 날, 평소와 다른 느낌에 창밖을 내다봤는데 며칠 때 내놓은 농기구나 무기가 그대로인 것을 발견합니다.

이때 갑자기 키워준 어머니 테티스가 황급히 대장간을 방문하여 헤파이스토스에게 서둘러 피하라고 합니다.

엉금엉금 기어나가 하늘 봤는데 달은 반쯤 부서져 있고 태양은 빛을 잃고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온통 하늘이 먹구름으로 뒤덮였는데 구름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불빛들이 번쩍거렸고, 큰 소리와 함께 불비까지 내렸습니다.

테티스는 올림포스가 기간테스라는 괴물들의 침공을 받았고, 올림포스 신들도 괴물들을 막을 수 없다고 하며 '이곳에 있다가 우리도 화를 입을 수 있으니 빨리 바다로 피하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헤파이스토스는 테티스를 먼저 바다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대장간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급니다.

보행이 어려운 기술자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을 버린 올림포스를 구하기 위해 그동안 만들었던 무기들을  마차에 모두 싣고 올림포스 출격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신들의사생활2-1

 

신들의 사생활 2- 1. 헤라클레스 이야기(12 과업)

신들의 사생활 2- 1. 헤라클레스 이야기(12 과업) 1. 제우스, 기간테스족의 올림포스 침공 소식을 듣고 신탁을 받다 올림포스를 건국한 '모든 것을 다 가진 신' 제우스에게도 고민이 있었을까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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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포스에 도착한 헤파이스토스는 기간테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신들과 잿더미로 변한 올림포스를 목격합니다.

쓰러져 있는 올림포스 신들에게 가져간 무기들을 나눠주었고, 더 나아가 직접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집채만 한 거인족 기간테스들의 공격에도 헤파이스토스는 물러서지 않고 망치로 기간테스의 머리를 내리쳐 폭파시켰습니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니며 활을 쏴 백 박 백중으로 기간테스가 머리를 날리는 멋진 영웅 헤라클레스가 나타납니다.

헤라클레스는 화살로 기간테스를 격파했는데 화살이 떨어져 기간테스에 목덜미가 붙잡히게 되는 위기에 처합니다.

이 모습을 본 헤파이스토스가 출동해서 기간테스를 망치로 제안한 후에 헤라클레스에게 화살을 주고 돌아서는 순간 헤라클레스가 이름을 물었고 헤파이스토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헤라의 아들, 헤파이스토스다'

헤파이스토스의 이 한마디로 자신을 두 번이나 버린  올림포스를 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헤파이스토스의 도움으로 기간테스와의 전쟁 기간토마키아에서 올림포스의 신들은 마침내 승리하게 됩니다.

그간 올림포스 신들은 헤파이스토스 앞에서는 그의 무기나 그의 기술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굽신거리고 잘 보이려 했지만, 그의 뒤에서는 그의 외모와 출생 가지고 험담과 조롱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기간토마키아에서 헤파이스토스의 도움으로 승리한 후에는 올림포스의 모든 신들이 헤파이스토스를 존경하고 경배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남들보다 키도 작고 힘도 약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외모지만 충실함과 성실함으로 올림포스의 거성이 된 헤파이스토스의 이야기입니다.

15. 헤파이스토스의 사연이 담긴 작품이 존재하는지?

헤파이스토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아낸 그림들이 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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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로 디 코시모의 <헤파이스토스의 추락>

첫 번째 작품은 '피에로 디 코시모'의 <헤파이스토스의 추락>이라는 그림입니다.

피에로 디 코시모는 인지도는 낮지만 신화를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남긴 화가입니다.

500여 년 전의 작품으로 오랜 세월의 흔적 탓인지 노랗게 변색된 감이 있는 그림입니다.

정중앙에 있는 한 아이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아이 뒤편으로 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고전주의 회화에서는 예외도 있지만, 젖가슴을 드러낸 여자는 평범한 여자가 아닌 '여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뒤편에 있는 한 여성이 아이를 일으켜 세워주려고 하는데 아이의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보이며, 이런 정황들을 종합해 볼 때 이것은 '헤파이스토스가 렘노스 섬에 떨어져서 테티스에게 도움을 받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에는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누군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그림 속 힌트(지물)'인 '이콘(ICON, 아이콘) 즉 이름표'를 하나씩 주는데, 가끔 등장인물의 힌트인 이름표가 생략이 된 경우도 있는 데 이 그림이 이 경우에 해당됩니다.

때문에 이런 그림들은 신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명확해야만 그림의 제목과 내용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왼쪽에 보이는 또 다른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는 여신은 제우스의 세 번째 아내인 '에우리노메'라고 추정됩니다.

제우스의 일곱 번째 부인인 헤라가 버린 아이를 세 번째 아내인 에우리노메가 보듬어 준 것을 표현한 것인데, 이를 통해 당시 자식을 버리던 관습에서 벗어나서 버려진 아이에게 은혜를 베푼 테티스와 에우리노메의 모습을 좀 더 조명해 볼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프렌체스코 바사노의 &lt;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gt;
프렌체스코 바사노의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

두 번째 그림은 '프렌체스코 바사노'가 그린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이라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은 헤파이스토스를 다룬 다는 이름표가 지천에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화가들은 헤파이스토스를 표현할 때 노인의 모습으로 그립니다.

헤파이스토스는 9살 때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이렇듯 노인의 모습으로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화 속에서도 상처를 받았던 헤파이스토스가 후대 예술 작품 속에서도 노인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상처를 받는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대장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헤파이스토스 뒤에 보이는 대장간과 어울리지 않는 여인의 모습이 보이는데, 확대해서 자세히 보면 젖가슴을 드러내고 있어 여신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여인은 미래의 남편을 구경 중인 '아프로디테'를 그린 것입니다.

그래서 헤파이스토스 바로 앞에는 강아지와 놀고 있는 날개를 단 사랑의 신 '에로스'가 보이는 것입니다.

기예모트의 &lt;헤파이스토스에게 발각된 아레스와 아프로디테&gt;
기예모트의 <헤파이스토스에게 발각된 아레스와 아프로디테>

세 번째 작품은 '기예모트'가 그린 <헤파이스토스에게 발각된 아레스와 아프로디테>라는 그림입니다.

작품 하단에는 한 쌍의 '비둘기'가 보이는데, '비둘기'는 아프로디테의 상징물이라 작품 속에 등장하고 있는 여신이 아프로디테임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 뒤편으로 그녀를 끌어안고 있는 남성이 등장하고 있는데, '투구와 갑옷'이라는 상징물을 통해 그가 '아레스'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에서 그물을 살짝 들춰서 이 현장을 바라보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한 헤파이스토스가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헤파이스토스가 불륜 현장을 급습한 상황인데, 아레스의 표정은 '당당'하기만 합니다.

이것은 실제 아레스가 '뻔뻔한 신'이라 감정의 미동조차 없다는 이런 이야기가 아닌,  그림이 그려졌던 시기의 미술 스타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림이 그려졌던 신고전주의 사조의 특징 중 하나가 '엄숙미'였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겉치레를 중시하는 시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사랑을 나누기에는 복장이 적절치 않고 말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는데, 당시 미술 사조를 생각해 보면 가능할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신화학적으로 해석할 때도, 아레스의 당당함은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

이미 올림포스에서 아프로디테와 아레스는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사이였습니다.

아레스 입장에서 아프로디테를 배우자로 생각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고, 아레스는 아프로디테에게 고백할 기회만 엿보고 있는데 느닷없이 헤파이스토스가 나타나 자신의 여자를  빼앗아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헤파이스토스는 자신의 친형이었고 형에게 자신의 여자를 뺏긴 것이 억울했을지도 모르고, 대장간에서 일하느라 바빴던 헤파이스토스 때문에 아프로디테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못하게 보이자 외로운 그녀를 위로했을 뿐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아프로디테 입장에서도 남편 헤파이스토스가 일하느라 자신을 돌봐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으로 바람을 피운 것이라는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가에타노 간돌피의 &lt;헤라와 제우스에게 쫒겨나는 헤파이스토스&gt;
가에타노 간돌피의 <헤라와 제우스에게 쫒겨나는&nbsp; 헤파이스토스>

네 번째 작품은 헤파이스토스와 관련 그림 중 가장 가슴 아픈 그림 중 하나입니다.

가에타노 간돌피가 그린 <헤라와 제우스에게 쫓겨나는 헤파이스토스>라는 작품입니다.

그림 속 제우스는 헤파이스토스를 발로 차고 있는 모습이고, 그 옆에서 말리기는커녕 동조하고 있는 어머니 헤라의 모습도 보입니다.

심지어 어린 천사들이 빨리 내려가라는 듯 헤파이스토스의 발을 밀쳐내는 모습이며, 이 그림 속에서는 헤파이스토스의 편이 단 한 명도 없는 모습입니다.

모두가 헤파이스토스를 외면하고 버리고 있으며, 그의 외로움이 절절하게 느껴집니다.

 

이 그림을 그리스 로마 신화 원전에 의거하여 해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제우스는 자신의 권력을 확장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고 그 과정에서 그의 독재가 심해지자, 헤라가 독재자 제우스를 향해 일종에 반역의 음모를 꾸미게 됩니다.

하지만 헤라의 반역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고, 화가 난 제우스는 헤라에게 올림포스 정상에 거꾸로 매달리는 형벌을 내립니다.

제우스는 이처럼 자신의 권력에 대항하는 것에는 절대로 참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렇게 매달리는 형벌을 받고 있는 헤라를 구하러 온 헤파이스토스를 제우스가 괘씸하게 여겨서 가혹하게 내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신화의 배경을 알면 당시 제우스의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통해 헤파이스토스가 올림포스 12 신이 기간테스들에게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들을 돕기 위해 올림포스로 간 이유도 어느 정도는 설명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 제우스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신이기 때문에 그렇게 무자비하게 아들인 나를 버릴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하는, 절대 권력인 아버지 제우스를 헤파이스토스가 이해하였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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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헤파이스토스 증후군

헤파이스토스의 마음을 생각해 보면,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생길 수 있는 감정입니다.

한편 부모에게 버려졌던 마음이 배신감, 상실감, 피해의식으로 진화해 복수심이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는 일부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일종의 별칭으로 ' 헤파이스토스 콤플렉스'라고 부릅니다.

헤파이스토스 콤플렉스란, 자식들은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푸대접이나 학대를 받거나 부모가 잘해준 것보다는 못해준 것을 더 많이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모가 아무리 잘해줘도 한 번의 잘못만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처럼 극적이고 극단적인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경험들의 극대치라고 보면 되고 우리 의 모습 하나하나가 담겼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출처:설민석/신들의사생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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