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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N잡러가 아니라고?

소설작법6(인물구성론 4. 인물 내면 구체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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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물의 과거 구체화를 통해서 양면성을 확립하는 방법

'갈등'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반드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인물의 과거는 대체 왜 신경 써야 할까요? '우리가 표면적으로 소설을 통해 접하는 것은 대부분 인물의 과거 이야기가 아닌 소설의 첫 페이지와 함께 시작하는 인물의 현재부터 미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일은 과거의 일이고 앞으로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중요한 만큼 인물의 과거도 중요합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의식작용은 인간의 정신작용의 제한적인 부분에 속하며, 이러한 정신작용은 무의식에 의해서 구성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무의식'은 인물이 경험하고 감각해 온 것들의 총합 즉 과거들로 구성됩니다.

때문에 사람과 과거를 완전히 떼어놓을 수가 없습니다.

과거의 경험과 생각, 배운 점과 가치관등이 무의식적으로 현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허황된 말만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뼈 있는 말하는 사람을 신뢰합니다.

물건을 살 때도 그렇고 유권자로서 선거에 참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진짜 살아있는 존재 같고 행동과 말에 매력이 있고 무언가 해낼 것 같다고 신뢰 가는 인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물의 과거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는 자신의 유명한 저서인 '소설의 이해'에서  '인물들이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독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라. 예측 가능하게 행동하는 인물은 너무 평이하므로 소설의 핵심인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독자를 당황하게 만들고 놀라게 하는 인물에게는 양면성이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중 특히나 집중해야 할 것은 '양면성'이라는 단어입니다.

스토리 구성(내적 스토리, 외적 스토리)에 양면성이 있듯 인물구성에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물의 양면성은 탄탄하게 구체화된 과거에서 도출됩니다.

인물의 양면성은 인물이 겉으로 드러내고 곧잘 표현하는 요소인 외적인 부분과 인물이 굳이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요소인 내적인 부분(=과거적인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인물이 의도한 첫인상 혹은 다른 인물에게 비치는 모습 등을 외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행동이나 말, 혹은 극적인 상황(갈등)에서 드러나는 모습을 내적인 부분이라고 하겠습니다.

소설에서 뻔하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 다시 말해 인물의 양면성이 도출되는 순간은 일반적인 독자의 생각으로 예측한 전개가 빗나갈 때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반전매력'이라고도 합니다.

인물의 과거를 잘 설정해 두면 스토리에서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양면성, 반전이라는 단어를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전이란 단지 독자가 예측하지 못하고 있던 충격적인 내용을 전개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독자들이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던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동시에 '전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라고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반전(=인물의 양면성)입니다.

따라서 반전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인물의 설정과 과거를 억지스럽지 않게 정립하고 그에 알맞은 복선을 잘 배치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4. 1 반전의 예시

'오페라의 유령'에서는 작품 초반에 '음악의 천사'라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작품 속 여주인공인 크리스틴은 아버지의 유언을 통해 음악 레슨을 도와줄 음악의 천사라는 존재를 약속받게 됩니다.

한편 크리스틴이 소속되어 있는 오페라 극장에는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존재가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매니저들이 유령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기괴한 일이나 사고가 오페라 극장 내에서 일어나곤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오페라의 유령은 '에릭'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입니다.

에릭이 사람들을 겁주며 유령행세를 한 것입니다.

'음악의 천사' 또한 신비한 힘을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에릭은 음악의 천사 행세를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극장 내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오페라의 유령이기도 한 것입니다.

소설 내에서 에릭은 크리스틴을 납치해 자신과 결혼하자며 협박합니다.

이 에릭이라는 인물은 대체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을까요?

에릭은 끔찍하게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인물입니다.

음악과 과학에 조예가 깊고 건축 분야에도 재능이 있는 천재입니다.

하지만 어릴때에는 끔찍한 외모 때문에 친어머니에게서도 외면을 받았습니다.

그는 크리스틴이 있는 파리의 오페라 극장으로 숨어들기 전, 페르시아 왕가에서 인정받는 건축가이자 고문기구 제작가였습니다.

서슴없이 범죄를 저 리르는 잔인한 품성과 그가 어째서  비틀린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과거입니다.

이 과거를 통해 모습을 감추고 유령처럼 살아가는 이유와  오페라 극장의 괴물이자 천사인 외면과 사랑을 갈구하는 한 인간이라는 내면을 통해 소설 전반에 등장하는 인물의 양면성, 반전을 극대화합니다.

4. 2 인물의 과거와 입체적 구성의 관계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양면성을 확립해야 합니다.

인물의 양면성에는 인물이 곧잘 드러내는 외적인 면과 굳이 드러내지 않는 내적인 면이 있습니다.

양면성을 통해서 스토리, 사건, 갈등에 반전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양면성은 인물의 과거를 구체화하고 이해함으로써 보다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필요한 부분의 과거까지 구체화해 두는 것은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는 일이니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소설은 대개 인물의 현재와 미래를 다루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만 적당하게 인물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관을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만 '과거'를 짜두면 충분합니다.

보다 디테일한 과거는 외전이나 에필로그식으로 가볍게 다루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과거를 짜둔다'는 것이 뭔지 의문만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의 예시를 통해서 개념을 이해해 보겠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포터는 해그리드를 만나기 전, 페튜니아 가족과 살아온 하루하루들을 전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해리가 아기였을 때 덤블도어가 이모인 페튜니아의 집 앞에 두고 갔다는 것, 그리고 미움받으며 컸다는 것만은 알 수 있습니다.

해리는 친부모와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자신을 지키려다 죽었다는 과거만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통해 살인 저주를 튕겨낸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해리는 모트의 표적이자 숙적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호크룩스와 연관됨)

 

스네이프는 어떤 학창 시절을 보냈고, 가족들과 어떤 일상을 보냈으며, 어떤 식으로 죽음을 먹는 자들(죽먹자)들과 지냈는지 전부 알 수 없지만 해리가 발견한 혼혈왕자의 일기장을 통해 해리의 아빠에게 괴롭힘을 당했거나 릴리에게 사랑에 빠졌던 등의 단편적인 과거들을 알 수 있습니다.

6권 '혼혈 왕자'에서 나타나는 그의 과거는 다양한 사건들과 사랑이라는 스토리 중심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인물 출생부터의 일대기를 전부 짜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의 중심축에 엮이거나 사건의 촉발점이 되는 과거의 포인트들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미국의 소설가 헨리 제임스가 '인물에서 반드시 사건이 나온다. 사건은 인물의 성격을 말해준다'라는 말을 했는데 바로 이 뜻이기도 합니다.

인물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구체화하는 과거를 구성하다 보면 인물이 겪은 과거의 사건 또한 자연스레 만들어집니다. 

현재처럼 똑같이, 과거에도 인물은 문제 상황들을 겪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비교적 소소하고 평안한 삶을 살았을 수도 있습니다.

방사능 거미에게 물리기 전의 '스파이더맨'이나 절대반지를 물려받기 전의 반지의 제왕 '프로도'처럼 말입니다.

인물이 과거에 겪은 사건은 소설 속 현재의 사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과거 사건으로 인해 만들어진 트라우마나 목표는 인물을 행동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인물의 과거는 스토리의 의미를 구체화하는데 좋은 요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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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소설선생 홍톡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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