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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N잡러가 아니라고?

소설작법 5(인물구성론 3. 인물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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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물 형상화

이번에는 인물 형상화와 인물의 '의지'를 파악하는 방법과 인물이 정말로 누구인지 알아보는 방법을 배우고 인물형상화 실전까지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만들어져 완성된 인물은 그 자체로 하나의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인물은 작가의 인위적인 창작물입니다.

따라서 제멋대로 스토리를 끌어가며 날뛴다기보다는 작가가 구성하고 의도한 대로 다른 구성요소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장면을 써나가다 보면 분명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작가스스로 '이 아이라면 이런 순간에서는 이렇게 행동하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말입니다.

인물이 자아를 가지고 있는 것만 같은 신기한 현상은 작법의 역사를 공부해 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소설가들이 목소리를 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1년 맨부커상 수상작가인 미국인 작가 필립로스는 2014년 뉴욕타임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물이 하는 말과 생각이 작가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헛짚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생각은 인물을 위해 만들어낸 곤경, 등장인물들의 배치, 인물들의 존재와 행동이 작품 속 세계에 미치는 영향(앙상블), 세부 요소를 통해 구체화되는 인물의 운명과 실체성(본질), 인물 짜임의 밀도에 국한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작가가 완성한 캐릭터의 생각과 행동을 임의로 통제하려 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작가가 인물에게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세부요소를 꼼꼼히 구성하는 단계에서 뿐입니다.

인물의 행동을 억지로 조종하거나, 전혀 그럴 법하지 않음에도, 임의로 특정한 생각, 행동을 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은 소설을 작위적으로 만들 뿐입니다.

'인물은 여기서 반드시 이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라는 생각만 앞서서 인물의 입장에서 고려해보지 않고 일단 인물이 해당 장소로 이동하게 문장을 써버리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어려운 말처럼 보이지만 인물 구성의 본질을 명확히 꿰뚫고 있는 말입니다.

 

타임지 선정 영향력 있는 사람 100명 안에 꼽히기도 했던 미국의 작가 조너선 프랜즌은 자신의 저서에서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그 캐릭터는 종이 위에서 죽은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의 '목소리'란 앞서 말한 '인물의 의지'입니다.

3. 1 인물의 의지 파악하기

인물을 구체적으로 구성한 뒤에는 사건에 그 인물을 올려두고 인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 의견을 들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의견대로 작가는 모든 상황이 잘 풀리게 내버려 두어 인물이 목표나 욕망을 달성할 수도 있고, 사이사이 역경(갈등)을 집어넣어 원하는 대로 인생이 순순히 풀리지 않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건부터 구성하고 인물을 뒤늦게 만들어 집어넣는 것을 꾸준히 경계해야 한다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물은 작가가 만드는 '바퀴'같은 것으로 혼자서도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확고한 자아와 가치관 등을 튼튼하게 구축해야 합니다. 

그런 뒤에 이 '바퀴'를 굴리면 인물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갈등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굴러가며 스토리를 끌어가게 되니다. 작가가 인물을 억지로 장면에서 장면으로 끌고 가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혹은 작품을 쓰다가도 놓쳤거나 실수한 부분을 발견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인물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라면 아무리 인물을 굴려보려고 해도 굴러가지 않습니다.

혹은 인물을 억지로 끌고 가려다가 스토리가 망가져 버릴 수도 있습니다. 

3. 2 인물 구성에 도움이 될 만한 항목들(프랜슨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에 나오는 내용)

1. 외적특징 

타인보다 우월하거나 부족한 신체 조건 

성향을 드러내는 외모적 특징

움직임과 관련된 특징

특별히 타고난 재능 또는 타인보다 뒤처지는 재능

 

2. 과거

자랑할 만한 경험

숨기고 싶어 하는 경험

가장 행복한 기억

가장 끔찍한 기억

고치지 못하는 습관

동경하는 사람과 계기

가족관계와 그들과의 사이

사회적 배경과 인간관계의 양상

직업

주변에서의 평판

세계와 사회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

 

3. 습관

좋아하는 사람 유형

싫어하는 사람 유형

두려워하는 것

살면서 지금까지 관심을 가졌던 것들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절대로 견디지 못하는 상황

취미

인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야망

최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반응

일상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반응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인물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라'라고 하면 엉뚱하고 불필요한 부분의 설정까지 고려하느라 시간을 쓰는 실수를 많이 하게 됩니다. 

불필요한 부분까지 구태여 파고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고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뭘까요? 

필요한 부분이란 서사, 스토리와 연결 지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인물들의 내면과 삶, 본질에 대해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설정을 집중적으로 고려하면 됩니다. 

소설 내에서 중요하게 등장하지 않을 세부 요소를 세세하게 만들어둘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오히려 걸림돌, 방해물만 됩니다. 

스토리와 소설의 중심축에 엮이는 부분의 설정, 인물이 사건 속에서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 될 본질에 대한 설정만 탄탄하면 기타 세부 요소는 천천히 채워나가도 문제없습니다. 

3. 3 본질과 연결 짓는 인물요소 

인물의 의지를 파악한다는 것은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니 인물의 정체성을 부각할 수 있는 중요한 설정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그것부터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인물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해그리드'가 자꾸만 개인 관리가 금지되어 있는 위험 마법 생물들을 몰래 데려와 키우는 것은 해리포터 시리즈 내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기도 합니다.

그저 한번 언급되고 지나가면 그만인 설정이 아니라 스토리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사건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기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3. 4 사건을 맞닥뜨린 인물 내면을 파악하는 질문 포인트

소설에서 전개되는 스토리와 사건들은 인물의 내면에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이것은 무엇이 주인공을 변하게 하는가, 앞으로 닥칠 사건들과 변화를 겪기 전, 이 인물은 '어떤 사람'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물이 딸기를 좋아하는지 포도를 좋아하는지 같은 의미 없는 설정이 아니라 본질을 구성하는 부분들에 대해 고찰해야만 인물의 매력을 높이고 문장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물을 보여줄 수 있게 됩니다.

 

다음은 인물 내면을 파악하는 질문 포인트입니다. 

1. 사건을 겪기 직전, 이 인물은 어떤 사람인가?

2. 사건을 맞닥뜨리는 순간, 당시 인물이 원하고 있던 것, 즉 인물이 현재 지니고 있는 욕망은 무엇인가?

3. 인물은 해당 사건에 휘말리기 전, 어떤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있었나?

4. 인물이 가지고 있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5. 사건을 겪기 직전, 인물의 내면/심리상태는 어땠는가?

6. 인물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는 것은 무엇인가?

7. 그 시점에서, 인물이 진심으로 분노할 만한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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