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사주와 운명에 대한 모든 것
1. 명리학은 미신이 아닌 동양의 인문학
흔히들 새해를 맞이하면 명리학을 통한 사주풀이를 통해 나의 운명을 점치곤 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의지할 곳이 필요한 사람들이 사주를 많이 보는 직업군이 있는데 특히 정치인, 연예계종사자, 기업인이 대표적인 직업입니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모두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직업군들이 사주를 보게 되면 대부분 심각한 질문들을 묻곤 합니다.
대표적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의 사주에는 음기와 토기가 강하게 나옵니다.
그가 사업가로서 돈을 번 과정도 막무가내 방식이었고, 정치 또한 예측하기 좀체 어려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영특한 두뇌의 소유자로 상대방의 마음을 포착하는 눈치는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2016년 미국 대선이 있었던 해는 하필 태양을 뜻하는 힘이 강한 사주를 가진 힐러리 클린턴 입장에서는 대운이 저무는 해였고, 트럼프에게는 이것이 행운을 불러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주를 점을 보는 것과 동일하게 여겨 흔히들 미신이라고 생각하고, 연초에 재미로 보는 새시풍속이라고 여기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명리학은 '동양의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명리학이 등장한 것은 7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 시대에는 관직 안에 '명과학'이라는 부서가 존재하기까지 했습니다.
조선시대 과거제에는 크게는 문과와 무과 그리고 잡과가 있고, 잡과 에는 역과(외국어)와 율과(법률), 의과(의술), 음양과(천문, 지리, 명과)이 있었습니다.
명과에서 뽑은 관리를 '관상감'이라고 했고, 이것이 지금의 '명리학자'입니다.
관상감들은 왕실의 대소사, 즉 제사를 언제 지내야 하는지 날짜를 잡고 기후를 예측하고 왕실 혼사 등에 비밀리에 관여하고 이를 관장했습니다.
왕실의 중요한 사업과 관련된 일명 '탑 시크릿(Top Secret)'과 관련된 직책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허준의 동의보감을 비롯한 한의학에 대한 기록들은 실로 방대한데 비해 실록에는 상대적으로 관상감과 명리학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역사적으로 베일에 싸여있었습니다.
관상감들은 궁중의 극비사항을 다루며 주로 역모와 관련되기 십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관상감이 수많은 왕자들 중에서 '저분이 왕이 될 상이 옵니다'라고 하는 순간 권력 장악의 도구 즉 역모로 활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관상감들은 조선왕조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관직이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물론 조선의 중심 사상은 성리학이었지만, 널리 전해 내려오던 말이 있습니다.
조선의 낮은 성리학이 지배하지만, 밤은 명리학이 지배한다
조선시대 성리학자들도 몰래 명리학을 통한 사주를 봤던 것입니다.
따라서 명리학이 학문인가 아닌가에 대한 질문은 원칙적으로 성립되지 않습니다.
명리학은 원래부터 학문이었고 그것도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동양의 중요한 학문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2. 사주가 좋은 날짜를 받아 그날로 출산일 조절해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흔히 사주가 좋은 날짜를 받아서 그날로 출산일을 결정하는 경우가 있고, 심지어는 좋은 사주로 바꿔주는 굿을 하기도 합니다.
명리학에 있어서 사주팔자는 참으로 오묘해서 어떻게 해도 완벽한 사주는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합니다.
3. 태어날 때부터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요?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은 '운'과 '명' 중에서 '명(命)'입니다.
참으로 재밌게도 사람들은 각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환경도 제각각이며, 이 다름 만큼이나 각자의 다른 소명을 가지고 태어난 것입니다.
4. '생년월일시'가 같다면 모두 똑같은 사주를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사주의 필수 요소는 '생년월일시' 이기 때문에 분명 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똑같은 생년월일시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똑같은 사주를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이 질문은 명리학에 대한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흔히들 하게 되는 공격성 질문입니다.
이와 같이 같은 명(命)을 타고났는데 남은 삶의 운명이 모두 같을까요?
절대 같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인구수가 약 5천만 원 정도이고 명리학적으로 경우의 수는 약 50만 가지의 사주팔자가 있게 됩니다.
혈액형의 종류는 4가지라 4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 것에 비한다면 어마어마하게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를 가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에서도 100여 명은 똑같은 사주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그 사람들 중에서 부모의 운과 사주까지 같은 확률은 0입니다.
같은 사주라도 변수를 결정짓는 것은 바로 운(運)입니다.
그래서 흔히 '운이 좋다', '운이 나쁘다'라고 말하는 것은 타고난 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내 편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고 따라서 같은 사주라도 환경에 따라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쌍둥이의 경우에도 한쪽으로 부모의 애정이 치우치는 경우가 있게 마련입니다.
물론 극적으로 쌍둥이에게 한치의 다름없이 똑같은 애정을 쏟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둘의 성장 운이 비슷한 경우도 있습니다.
'운'은 글자 그대로 '예측 불가능한 것!'임을 뜻합니다.
그 예측불가능함을 예측하는 것이 바로 명리학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운이 좋으면 만사 오케이일까요?
운이 좋아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나가기 마련이지만, 운이 나빠서 힘들게 얻은 것은 어렵게 나갑니다.
따라서 운이 좋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닌 것입니다.
5. 사주로 '수명'을 알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죽는 날을 안다면 남은 기간 열심히 살까요?
죽는 날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삶은 폼나게 정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죽는 날을 알게 되면 열심히 살기보다 분노하기 바쁠 것입니다.
인간의 죽음은 절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명리학에서 '명'은 '나에게 주어진 사명'같은 것이지, 결코 생사를 결정짓는 것은 아닙니다.
명리학은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의 삶에 국한된 것이고, 태어나기 전의 전생이나 다음 생인 내세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명리학은 이처럼 현세적 욕망만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명리학 입장에서는 전생이나 내세에 대해서는 알아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세상에 수많은 법칙이 있지만 그 법칙에는 항상 예외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죽음 앞에서는 예외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언젠가는 소멸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죽음에 대해서 미리 알 필요가 과연 있을까요?
6. 외국인에게도 사주팔자가 통할까요?
명리학은 외국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렇지만 사주팔자라는 것이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우주의 기운과 계절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보니 봄여름가을겨울이 반대인 '남반구'에서 출생한 사람의 경우에는 적용이 안되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불가능이란 없는 법, 남반구 만세력이 나와있어, 이제는 남반구 사람들의 사주팔자까지 문제없이 풀이해 볼 수 있습니다.
7. 사주에서 중요한 것은 표준시
한국사람인데 미국 LA에서 태어났다면 한국 시간으로 봐야 할까요? LA 시간으로 봐야 할까요?
당연히 태어난 곳의 시간인 LA시간으로 봐야 합니다.
사실은 이 시간을 '표준시'로 바꾸는 것이 까다롭습니다.
우리나라는 동경 135 º 표준시를 사용하고 있어, 일본 표준시와 같은 시간을 씁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낮 12시를 도쿄의 낮 12시를 기준으로 같이 쓰고 있는데, 실제로는 우리나라는 경도 약 127.5 º로 서울 기준으로 일본 시간과는 약 32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는 낮 12시가 오지 않은 것입니다.
이렇게 시차 조정하는 일 또한 번거로운데 이것을 해주는 앱 또한 개발되어 있습니다.
8. 양력과 음력, 사주의 기준은?
날짜를 세는 단위에는 양력과 음력, 태양력과 24 절기 그리고 만세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며 사주를 볼 때는 무엇으로 볼까요?
'만세력'입니다.
만세력이란 양력과 음력을 통합한 것입니다.
사주풀이는 사실상 음력보다는 양력이 정확하다고 보는데, 이는 음력에만 있는 윤달이라는 개념 때문입니다.
윤달이란 음력의 오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계절의 차이를 조절하기 위해서 끼워 넣은 달입니다.
따라서 음력 생일을 사용할 경우, 3월 5일생이더라도 그냥 3월 5일생인지 윤 3월 5일생인지가 중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양력 생일이 훨씬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9. 대운(大運)은 인생의 황금기를 말하는 것일까요?
'대운'이란 '시간단위'를 말하는 것으로 명리학에서는 크게 이 시간단위를 '10년 단위'로 봅니다.
즉 10년마다 나를 둘러싼 우주의 큰 흐름, 우주의 기운이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대운이 들어온다는 말은 10년 주기로 운이 바뀐다는 뜻이지, 좋은 운이 들어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10년은 1년씩 10개로 구성되어 있어, 오히려 대운보다 중요한 것은 매년 맞이하는 한 해의 운인 '세운'(歲運)입니다.
한 해는 다시 12달로 각각의 '월운' 나뉘게 되고 한 달은 또 30개의 '일운'으로 나뉩니다.
따라서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사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굳이 일운과 월운은 신경 쓸 필요가 없으며, 대운과 세운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데이트레이더와 같은 주식투자자나 매일 목숨을 거는 수술을 하는 의사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일운과 월운도 함께 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운은 결코 큰 운, 좋은 운이 아니라 10년의 분위기와 환경을 말하는 것이며, 내 의지가 실현되고 결정되고 결과물을 내는 것은 세운이 훨씬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때문에 적대적인 대운이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절대 '쫄'필요가 없습니다.
대운의 흐름을 거스를 수 있는 세운이 더욱 중요하다!
대운을 거스를 수 있는 세운이 무려 10개나 있기 때문입니다.
10. 아홉수, 삼재는 무조건 조심해야 할까요?
무슨 일을 해도 안 되는 때를 흔히 '아홉수, 삼재, 마가 끼었다' 다고 표현하는데 이때는 무조건 조심해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은 살다 보면 나는 그대로인데 운의 흐름은 계속해서 바뀌게 됩니다.
따라서 상황은 바뀌었는데 전처럼 대응하다 보면 곤란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명리학에서 아홉수는 9로 끝나는 나이가 아닙니다.
대운이 10년마다 바뀌게 되는데 새로운 대운을 앞둔 9년 차를 의미합니다.
전환기, 환절기에 면역력이 떨어져 잔병치레가 많을 수 있는 것처럼 큰 번화를 앞둔 시점에 변화에 대비해 조심하라는 뜻으로 아홉수라는 말을 씁니다.
본격적으로 근대화되기 전인 100년 전만 해도 인간의 운명은 불행 그 자체로, 각종 질병, 전염병으로 아프거나 죽기 일쑤였고 사고사 또한 비일비재해 인간으로서 행복을 누리지도 못한 채 죽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이렇듯 죽음의 공포에 살던 지난날에 삼재나 아홉수 등은 불행한 이유에 대한 원인으로 설정해 놓은 것들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 관점으로 접근하면 대체 나에게는 언제 좋은 날이 올지 까마득하기만 하고 희망은 없고 고통만 있는 삶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명리학의 해석 또한 바뀌는 것으로 이제는 이전의 힘들었던 때의 기준에서 벗어나야 할 것으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 하겠습니다.
<출처:어쩌다어른/명리학자 '강헌'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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