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과 우리나라의 금융과 상업의 발달(미국의 금융왕 'J.P. 모건'부터 '정조'까지)

서양과 우리나라의 금융과 상업의 발달(미국의 금융왕 'J.P. 모건'부터 '정조'까지)

1. J.P. 모건의 탄생한 해인 1837년, 미국의 첫 번째 공황이 오다

 

J.P. 모건은 한 개인이었지만 사실상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한 사람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입니다.

그를 빼고서는 미국의 경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J.P. 모건은 돈이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가 가지고 있던 회사는 총 42개로 당시 자산 총액 5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는 재산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이 만약 자금을 조달한다면 J.P. 모건에 의뢰할 것이다

당시에는 이런 말이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J.P .모건

J.P. 모건은 1837년에 출생하여 1913년에 사망하였는데 그는 타고난 금수저 집안 출신입니다.

그가 태어날 즈음이었던 19세기 초반은 미국이 경제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습니다.

뉴욕이 도시로서 번창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 중에 하나가 운하를 뚫었었기 때문입니다.

이리운하

허드슨강을 따라 올라가면 '이리운하'가 있는데 이 운하는 오대호와 대서양의 배편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리운하

지금은 미국이 굉장히 큰 나라지만 그 당시 개발된 곳은 동부와 중부지역에 국한되었었고, 이 동부와 중부를 연결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것이 '이리운하'입니다.

'이리운하'가 뚫려 전국 각지의 농산물이 운하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그 종착지에 있었던 항구가 바로 뉴욕이었고 뉴욕이 이를 계기로 모든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운하가 뚫리고 철도가 이어지는 엄청난 상황 속에서 미국은 급격한 성장으로 경제 버블이 생기게 되었는데, J.P. 모건이 태어난 1837년에 첫 번째 경제 공항이 옵니다.

미국의 주식 성장률

보통은 공황이라고 하면 '경제 대공황'이라고 해서 1929년만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크고 작은 경제 공황은 수시로 있어왔습니다.

2. 금융업자들이 돈을 버는 비결, 나라의 위기를 활용하는 것

유구한 금융의 역사를 보면 금융업자들은 언제나 나라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큰돈을 벌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금융'이란 말 그대로 '금전을 융통하는 일'을 뜻합니다.

금융업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금융업자들은 전쟁을 통해 돈을 법니다.

전쟁에는 상당한 돈이 필요한데 국가가 이 돈을 감당하기 힘들었고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어야 하는데 세금 걷기가 쉽지 않아 결국 돈을 빌려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금융업자들은 나라의 위기에 등장해 팍팍한 조건이나 굉장히 유리한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을 활용하여 돈을 벌었습니다.

3. 유대인, 금융업으로 부자가 되다

그렇다면 금융업자들의 돈은 어디에서 왔을까요?

금융업자들의 돈의 근원은 근본적으로 '교회'입니다.

교회에서는 신자들에게 헌금으로 현금을 걷어들이는데 교회에서는 직접적으로 돈을 불리는 일은 할 수가 없었고 돈을 더 늘려보기 위해 누군가에게 돈을 맡겼는데, 이것이 금융의 시작이 됩니다.

 

중세 유럽에서 금융의 가장 큰 구조는 교회 신자들이 돈을 교회에 갖다 바치면 교회는 돈을 모아서 금융업자에게 줬고 이 금융업자는 이 돈을 주로 왕을 상대하면서 왕에게 돈을 꿔주게 됩니다.

그러면 왕은 이 돈으로 사치를 하거나 전쟁을 하거나 하면서 다시 돈이 백성들에게 오는 구조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핀이 금융업자였습니다.

너희는 동족에게 이자를 받고 꾸어 주어서는 안 된다(신명기 23.20-21)

그런데 중세 유럽의 근간이었던 기독교교리에서는 고리대금업을 하면 지옥에 간다고 가르쳤고, 금융업을 한다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라는 부담감에 아무도 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때 이 일을 했던 사람들이 바로 '유대인'이었던 것입니다.

4. '메디치 가문'을 통해 무역을 통한 본격적인 금융이 시작되다

왕에게 돈을 빌려준 금융업자는 왕이 돈을 갚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죽일 수 있다는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 '채권'을 만들게 됩니다.

예를 들어 금융업자는 100억의 돈을 왕에게 빌려주고 그것을 채권으로 만들어 1억씩 또 다른 채권자들에게  파는 방식이기 때문에 왕이 돈을 빌렸던 금융업자만 죽인다고 해서 돈을 갚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금융업자 또한 목숨을 보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렇게 채권을 활용합니다.

금융이 시작된 후 신대륙이 발견되고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본격적으로 무역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 내는 금융업자들이 생기는데 그들이 바로 '메디치 가문'이고 이렇게 본격적인 금융이 시작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메디치가문1

평민 출신 메디치 가문이 유럽최고의 가문이 되는 과정(조반니, 코시모, 로렌초)

5. J.P. 모건, 20대 때 미국 남북 전쟁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다 

J.P. 모건은 24살이었을 때였던 1861년부터 1865년에 걸쳐 미국전역에서 벌어진 남북 전쟁을 통해 돈을 벌게 됩니다.

그는 당시 전쟁 중에 수많은 물자가 필요했는데 필요한 물품들을 사 와서 팔며 막대한 돈을 벌게 됩니다.

남북 전쟁 중 J.P. 모건은 무기상에서 중고 총을 3.5달러에 구매해서 수리한 뒤 무려 6배의 이득을 취하고 22달러에 되팔았고 현재 가치 2천억 원에 달하는 약 16만 달러의 돈을 벌게 됩니다.

6. J.P. 모건, 자신의 신용도만으로 금을 모아 미국을 경제위기로부터 구해내다 

그는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한 이후에 결정적인 순간을 맞이합니다.

1893년 미국의 금보유량이 줄면서 미국의 경제 공황이 다시 찾아오게 됩니다.

금보유량이 줄어들자 당시까지 큰 경제위기를 겪지 않았던 미국이 당황하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J.P. 모건은 당시 대통령' 클리블랜드'를 만나러 갑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대통령에게 국채 발행 등 다른 방법은 다 필요 없는 것 같고 그냥 자신한테 맡겨달라고 합니다.

J.P. 모건은 그의 신용으로만 영국에 가서 순식간에 금을 모아 오게 하여 구매하며 미국의 1년 사이 금보유량을 기존의 약 10배로 올리게 됩니다.

단 한 명의 개인이 미국의 경제 위기에서 구해낸 전설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는 한 나라보다 더 막강한 신용도를 쌓았던 것이고 이후 경제 위기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은 J.P. 모건을 찾게 됩니다.

7. J.P. 모건, '독점'이 미국의 이익이라고 믿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J.P. 모건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때마다 절대 선의로만 공짜로 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마다 '특권'을 따오는데 회사의 인수 합병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한이었습니다.

앤드루 카네기(미국의 철강왕)

예를 들어 미국의 철강왕 카네기에게 철강 업체를 사서 모든 철강 산업을 통폐합한 다음에 철강 산업을 장악하여 US스틸이라는 회사를 만들게 되었고 이 회사는 미국 정부 예산보다 많은 자본을 가지기까지 합니다.

J.P. 모건은 기본적으로 '독점'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었습니다.

8. 중세 시대 최고의 발명품 '연옥'

참고로 미국의 부자들은 실로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쾌척하곤 하는데 이는 '죄책감'이라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연옥

중세 시대 최고의 발명품은 죽은 사람이 천국으로 가기 전 죄를 정화하기 위해 잠시 머무른다고 믿는 장소인 '연옥'이라고 하는 말이 있는데, 이것의 신학적인 근거는 빈약합니다.

그렇다면 '연옥'은 왜 만들어졌을까요?

추측컨대 기독교인들의 죄책감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성경에 '이자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자를 받는다는 것'은 '시간이 곧 돈이다'라는 것과 마찬가지 의미이며 시간은 신의 것인데 감히 그것을 인간이 쓴다는 것에 대해서 저항감이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죄를 사하여 주는 역할로 연옥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성경에서 금지하는 행동을 한 가족이 있고 그 가족이 죽는다면 남은 가족들은 성경의 논리대로 지옥에 갔을 것 같은 걱정을 하게 되는데, 천국과 지옥 사이에 '연옥'이라는 것이 있고 연옥에 가 있는 동안 가족들이 헌금을 하거나 면죄부를 사거나 기도를 하거나 하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입니다.

연옥의 탄생도 금융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는 대목입니다.

9. 이자( interest), 신의 영역인 시간을 통해 늘어난 가치로 정당화하다

이자는 영어로 하면 'interest'인데 이 단어의 어원은 '사이(inter)의 것(est)'입니다.

돈이 돈을 낳는다고 하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지만, 돈이 신의 영역인 시간의 사이를 통해 늘어난 것은 괜찮다고 본 것입니다.

사람들은 생각을 바꿀 때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서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데, 금융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듯한 단어가 바로 'interest'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0. 수원화성, 정조가 도시의 방어와 경제적 번영을 위해 만든 도시

산성

우리의 선조들은 성벽으로 주거지역을 보호했던 유럽의 성들과 달리 적을 막기 위해 산지에 성을 지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우리나라의 군사 전략은 적이 쳐들어오면 산성으로 싸우러 들어가 보라고 주거 지역은 버리는 작전을 취했습니다.

그러면 열심히 돈을 모으고 쌓아 놔 봐야 적이 쳐들어오면 한순간 모든 재산을 잃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정조

그래서 제대로 된 자본주의 사회를 위해서는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성으로 둘러싸인 안전한 도시가 필요했고 그 결과 만들어진 도시가 정조가 만든 '수원화성'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수원화성은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상업을 염두에 두고 만든 도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원화성은 도시의 방어와 경제적 번영을 위한 정조의 원대한 꿈이 깃들어 있는 도시입니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도시들은 구조가 북쪽을 중시하여 그곳에 주요 건물을 지었습니다.

북쪽의 '경복궁'과 동서로 난 도로 '종로'

예를 들어 한양의 북쪽에 경복궁이 자리 잡고 있고 궁 앞쪽으로 궁궐에 평행한 동서로 나있는 도로인 '종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상업이 발전하려면 무역이 활성화되어야 했고, 무역이 가능하려면 한양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내려오는 도시들 사이에 연결이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도시마다 북쪽은 관청이 가로막고 있고 동서로 도로가 나 있어 무역이 발전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던 것입니다.

남북방향으로 길이 났던 수원화성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유일하게 남북 방향의 길을 낸 것이 바로 '수원화성'입니다.

정조가 제대로 된 자본주의를 할 수 있는 상업 위주의 도시를 건설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수원화성

정조,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효심이 담긴 계획도시 수원화성을 만들다

11. 영조의 청계천 준설, 상업 활성화에 기여하다 

정조대 상업이 활성화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영조대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습니다.

영조

영조의 주요 업적은 첫째 '탕평책'이고 다른 하나가 '청계천 준설'입니다.

한 도시에 많은 인구가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물의 공급 즉 상수원입니다.

당시 조선에는 수로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화강암 기반이라 지하수가 깨끗해 식수원으로 우물을 파서 생활했었습니다.

그리고 하수도의 역할을 한 것이 하천입니다.

버려진 오물이 흘러서 청계천으로 모여서 흘러가는 구조였습니다.

문제는 당시 나무를 베서 땔감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산들이 민둥산이 되어 비가 오면 흙이 하천으로 들어가고 청계천에 흙이 쌓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대로 계속해서 흙이 쌓이게 두면 하천의 바닥이 올라가고 비가 조금만 와도 하천이 범람하게 되었고, 오물이 모인 더로운 청계천의 물이 우물로 들어가게 되어 우물이 오염되면서 정기적으로 전염병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여 깨끗한 식수를 얻기 위해 대대적인 청계천 준설 작업을 합니다.

청계천 준설 이후 하천이 범람하지 않으니 우물이 오염되지 않고 전염병도 돌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한양의 인구가 30만 명에서 50만 명에서 100만 명까지 늘어나게 되었고, 인구가 늘어난 결과 상업도 활발해지게 됩니다.

12. 정조, 금난전권을 폐지하며 상업과 시장을 활성화시키다

영조대에 인구가 증가한 결과 상업의 활성화가 되었고  정조는 이 기조를 이어 '금난전권(禁亂廛權)'을 폐지하게 됩니다.

'금난전권'이란 난전을 금하고 특정 상품을 독점해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데 몇 명의 상인이 독점하고 있어 많아진 인구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금난전권을 폐지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상업과 시장이 발달하면서 정조는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게 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메디치가문2

이탈리아 르세상스 예술을 꽃피우게 한 메디치 가문의 명암 2

 

<출처:알쓸별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