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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N잡러가 아니라고?

'현 상태의 계약임' 특약 계약서에 꼭 넣어야 할까요?(공인중개사 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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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태의 계약임' 특약 계약서에 꼭 넣어야 할까요?(공인중개사 실무)

'현 상태의 계약임' 또는 '현 시설물 상태에서의 계약임'이라는 특약을 계약서에 꼭 써야 할까요?

매매계약이나 임대차계약을 해 본 사람이라면 '현 상태의 계약임' 또는 '현 시설물 상태에서의 계약임'이라는 특약을 한번쯤을 듣거나 봤을 것입니다.

이것은 원래 '매매계약'시에 자주 쓰던 특약인데 요즘은 '임대차 계약'시에도 흔하게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이 상가나 사무실 임대차 계약에서 '원상복구'에 관련된 특약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원상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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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것은 '원상복구'에 관한 특약이 아니라 건물주의 '면책'에 관한 특약입니다.

'매매계약'에서는 하자로 인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임대차계약'에서는 하자로 인한 임대인의 수리비용을 면책하기 위한 것입니다.

즉 임대인 또는 매도인이 현재의 상태를 모두 확인했고, 그것을 '임차인 또는 매수인과 서로 인정하는 상태에서 계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후에 어떤 수리문제로 임대인 또는 매도인인 나한테 책임소재를 묻지 마!' 라고 하는 매도인 또는 임대인의 면책을 주장하는 특약입니다.

오늘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이라던가 특정한 경우에 임차인이 요구하는 수리비용을 건물주가 내는게 맞느냐 아니냐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이 특약 자체가 매매계약에서는 모르겠지만 임대차 계약에서까지 계약서에 꼭 넣어야 하는 특약인지, 실무에서 과연 이것이 해가 되지않고 쓸모 있는 특약인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우선 중개사의 입장에서 이 특약이 있다고 해서 안 나올 계약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이 특약이 없다고 해서 계약할 사람들이 계약을 깨는 것도 아닙니다.

이 특약이 계약의 성립여부에 어떤 효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양 당사자의 조건을 조율하는데 무슨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즉, 계약을 하는데 꼭 필요한 특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계약 이후에 어떤 분쟁이 생겼을 때, 이 특약이 분쟁을 해결해 주는데 일조하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매매계약이건 임대차계약이건 계약 후 또는 잔금처리 후에 어떤 하자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신의칙에 따라서 처리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특약이 계약서에 있을 때는 오히려 이 특약이 분쟁의 소지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집을 사서 이사한지 몇 개월 안됐는데 화장실에 누수가 있어서 밑에 집에 피해를 줬다거나 임대차 계약 후에 입주했는데 보일러가 고장나 있다거나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사례별로 수리비용을 누가 책임지는게 맞는 건지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리가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례가 별로 없고 애매한 케이스도 분명 있게 됩니다.

예를들면 전 임차인이 짐을 빼면서 장롱을 빼냈는데 그 장롱 뒷부분만 곰팡이가 잔뜩 있다거나 이사 들어와서 보니 내부에 있는 방문 시건장치들이 고장나 있다거나, 방범창이 망가져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 했다거나 하는 등의 자잘한 상황도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이것을 누가 수리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에는 도의적으로 임대인이 손봐주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떄문에 임차인이나 담당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임대인에게 충분히 요청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런데 이때 계약서에 '현 상태의 계약임' 또는 '현 시설물 상태에서의 계약임' 이라는 특약이 있다면 임대인이 이 특약을 빌미로 이러한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 특약 때문에 중재를 해야 하는 공인중개사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자신이 책임져야할 문제도 아닌데 이 특약 때문에 임대인을 설득할 명분도 없어지고 시간만 흘러가다가 결국은 양쪽에서 욕을 듣기 딱 좋은 특약인 것입니다.

그리고 임대인이나 매도인 입장에서도 이 특약이 있다고 해서 실제로 임대인이나 매도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까지 면책 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임대인이나 매도인을 위한 특약으로 보이지만 사실 임대인에게 큰 도움도 안 된다는 의미인 것입니다.

있으나 없으나 계약을 하는데 별 도움이 안되는 특약, 계약의 성립여부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 특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하자여부가 발생하면 오히려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이 특약, 공인중개사들이 습관적으로 넣고 있는 이 특약을 앞으로도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요?

공인중개업을 하려고 하는 중개사 입장에서 이 특약을 계약서에 넣어야 할 지 여부에 대해서 개업 전에 꼭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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