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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신화, 인류가 보편적으로 택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뿌리와정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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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신화, 인류가 보편적으로 택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뿌리와 정신이 되다

1. 아들 제우스와 아버지 크로노스와 10년 전쟁을 하게 되는 과정

 

우리 인류가 현재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민주주의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제우스의 집안싸움에 대한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신화 전체에서 인류의 창조자로 알려진 신은 '프로메테우스'입니다.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는 왜 절벽에 이처럼 비참한 모습으로 매달려 있는 것일까요?

신들의 신이라고 불리는 최고의 신 '제우스'에게 형벌을 받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는 어떤 관계일까요?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는 '사촌'이자 '동지'였지만 '적'이 되어버립니다.

최고의 신 제우스와 사촌관계이자 동지였던 프로메테우스와 싸운 배경은 어떻게 될까요?

두 신 사이의 싸움은 이 자체만으로 이해하기는 어렵고 두 신들의 갈등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티타노마키아
티타노마키아

위 그림은 제우스와 티탄 신족 사이에 벌어진 전쟁을 그린 '티타노마키아'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신들의 역사는 태초에 공간의 신 '카오스'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 텅 빈 공간에서 '스스로' 대지의 신 '가이아'가 태어납니다.

가이아가 낳은 첫아들이 하늘의 신 '우라노스'입니다.

그리고 모자관계였던 가이아와 우라노스가 부부 관계가 됩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 자식들이 태어나는 데 그중 크로노스를 포함한 12명의 티탄족이 있습니다.

어머니이자 아내였던 가이아는 우라노스에게 자신을 사방에서 덮어서 보호하라고 하지만, 우라노스는 가이아를 누르고 권력을 잡은 뒤 대지 위에 군림하게 됩니다.

'이아페토스'와 '크로노스' 가계도
'이아페토스'와 '크로노스' 가계도

12명의 티탄족 중에 주목해야 할 신은 '이아페토스'와 '크로노스'입니다.

크로노스는 6명의 자식을 낳았는데 그중 막내가 바로 '제우스'입니다.

우라노스는 자신이 어머니이자 부인인 가이아를 짓밟고 권력을 잡은 것처럼 자식들이 자신의 권력에 도전할까 두려워해 자식들에게 폭력을 가합니다.

폭압적이 아버지 우라노스에 대해서 자식인 티탄족 12 신 중에 용기를 냈던 신이 막내였던 '크로노스'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권력을 잡게 됩니다.

 

그 후, 크로노스는 자신의 누이 중에 '레아'라는 여신과 결혼합니다.

크로노스도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권력을 잡았고 자식들이 자신의 권력을 탐할까 불안해서 자식들이 태어나는 족족 삼켜버립니다.

그래서 레아는 여섯 번째로 낳은 아이인 제우스를 지키고 싶었고 돌덩이를 하나 구해다가 보자기로 싸서 여섯째 아이라며 그 돌덩어리를 건넸고 크로노스는 너무나 초조했던 나머지 확인도 없이 그것을 꿀떡 삼켜버립니다.

그렇게 살아난 제우스는 자신의 형제들을 구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합니다.

티탄의 대표인 시간의 신 크로노스와 올림포스산의 대표인 제우스와 그 형제들 사이의 이 전쟁은 무려 10년간이나 지속되고 이것이 바로 티타노마키아 전쟁입니다.

2. 제우스, 프로메테우스를 영입하며 10년 전쟁에서 승리하다 

그런데 티탄신족은 형제자매만 해도 12명이었고 제우스는 6명에 불과해 수적으로 밀렸습니다.

전쟁 승리를 위해서 제우스는 지원군을 모색했지만 대부분의 신들은 강한 티탄 신족의 크로노스를 선택했습니다.

이때 눈치를 보고 있던 주인공이 바로 프로메테우스였습니다.

프로메테우스의 형이라고 알려진 '아틀라스'와 '메노이티오스'는 크로노스의 편에 섰습니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편에 섭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왜 제우스의 편에 섰던 것일까요?

전쟁의 양상을 미래를 볼 수 있는 예지력을 가진 프로메테우스는 지금은 제우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전쟁이 결국은 제우스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것을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 자체에 예지 능력이 있음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어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pro는 '앞', logos는 그리스말로 '말, 언어'라는 뜻이고 에피메테우스의 Ep는 '뒤'라는 뜻입니다.

직역하면 프롤로그는 '앞말', 에필로그는 '뒷말'입니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의 Pro는 '앞', metheus는 '생각한다'는 뜻으로 앞일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인 '선견지명'이 있는 자라는 뜻이 되고 에피메테우스는 일단 감정과 욕망이 가는 대로 행동해 놓고 그 그다음에 생각하는 자로 '사후판단력'이 있음을 뜻합니다.

미리 앞을 볼 수 있는 프로메테우스는 티타노마키아 전쟁에서 승리하는 쪽을 예측해 보았던 것이고 제우스가 승리할 것 같았기에 그의 편에 선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 편으로 가면서  상당한 전력보강이 가능했습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영입한 후 마치 삼국지에서 책사 제갈량을 얻은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프로메테우스가 티탄족 12 신 크로노스가 어디로 쳐들어올지 미리 예측을 하여 공격을 미리 방어하고 나아가 역습 공격까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제우스는 그야말로 최고의 전략가 프로메테우스를 영입하면서 10년간의 티타노마키아 전쟁은 결국 제우스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제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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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우스, 아군이었던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에게 신들이 만든 생명체들에게 적절한 능력과 수단을 부여하는 임무를 맡기다

전쟁이 끝난 후 제우스는 자신의 반대편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적들에 대해서 벌을 내립니다.

이아페토스를 포함해서 티탄족 12 신들은 지하 세계인 '타르타로스'에 가둬버립니다.

아틀라스
아틀라스

'메노이티오스'는 제우스와 싸우는 도중에 번개를 맞고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타르타로스에 갇히게 되었고,

'아틀라스'는 지구의 서쪽 끝에서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아틀라스가 들고 있는 동그란 것이 하늘을 동그랗게 표현한 '천구'이며 이 천구를 놓쳐버리게 되면 하늘과 땅이 맞붙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Atlantic Ocean(대서양)
Atlantic Ocean(대서양)

참고로 Atlantic Ocean(대서양)의 어원도 '아틀라스'입니다.

Atlantic Ocean(대서양)는 유럽 및 아프리카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대양으로 Atlantic은 아틀라스에서 나온 말로, '아틀라스의 바다'라는 뜻이 됩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아틀라스가 대서양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올림포스 신들 편에 섰던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에게는 포상을 내립니다.

제우스가 전쟁을 끝난 후에 한 일은 권력을 적절히 분배하는 일이었고 올림포스 12 신 체제라는 것을 만들어서 제우스가 자신의 권력을 나누어 준 소수의 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귀족 정치'를 구축하게 됩니다.

제우스가 왕이 되고 그가 권력을 분배해 준 신들은 참모역할을 하며 제우스를 보좌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불멸의 신들만 존재했던 세상이었는데 이 신들만으로 세상을 적절히 채우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서 신들은 다양한 식물과 동물도 만들고 그 와중에 '인간'도 만들게 됩니다.

인간을 만드는 프로메테우스
인간을 만드는 프로메테우스

처음에는 신들이 인간을 만들었다는 표현도 있고 후대에 와서는 그림에서 보듯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인간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특징은 전부 '남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에게 신들이 만든 생명체들에게 적절한 능력과 수단을 부여하는 임무를 맡깁니다.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서로 역할 분담을 하기로 합니다.

에피메테우스가 먼저 모든 생명체에 능력을 부여할 테니 프로메테우스가 나중에 와서 검사를 좀 해달라고 합니다.

새들에게는 날 수 있게 날개를 달아주고, 맹수들에게는 발톱과 이빨을 주고, 거북이에게는 딱딱한 등껍질을 주는 등 적절히 그 능력을 나눠서 넣어줍니다.

그런데 이렇게 에피메테우스가 생명체들에게 능력을 부여하고 나니, 인간한테 줄 능력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입니다.

제우스가 준 임무에 실패를 한 상황이라 비상이 걸린 프로메테우스는 땅에는 남은 것이 없으니, 신들의 물건을 훔쳐서 주자는 생각에 미치고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불'을 훔칩니다.

그리고 지혜와 전쟁의 신 아테나 여신에게는 '지혜'를 몰래 훔칩니다.

이렇게 훔친 불과 지혜를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선물합니다.

4. 제우스, 프로메테우스를 견제하고 의심하기 시작하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만 해도 불은 신들의 것이어서 제우스는 특별히 인간에게 불을 주려고 하는 프로메테우스를 의심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제우스에게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에게 도움을 준 고마운 존재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를 경계한 두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하나는 직계혈족이 아닌 '사촌'이라는 점이었고, 다른 하나는 똑똑하고 강한 프로메테우스의 능력 때문이 이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프로메테우스가 반기를 들고 권력에 욕심을 부린다면 제우스 자신을 밀어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것은 잊고

프로메테우스를 어떻게든 제거해야겠다는 토사구팽의 판단을 합니다.

5. 제우스, 프로메테우스를 제거할 계획을 세우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제거하기 위해서 벌을 주거나 추방을 시킬 명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위해 제우스를 속이는 사건이 발생하며 위기를 자초하게 됩니다.

신에게 바칠 황소를 잡아 준비한 인간들
신에게 바칠 황소를 잡아 준비한 인간들

인간들이 신을 섬기는 제사를 위해 황소를 잡아 제물을 바치는 데 프로메테우스는 그중 인간들에게 좋은 것을 주기 위해 한 가지 계략을 꾸밉니다.

한쪽에는 맛있는 고기 부분을 놓고 그 위에 볼품없이 보이도록 소의 가죽을 덮어놓고, 또 다른 한쪽에는 발라놓은 뼈에 마블링이 잘 되어 있는 지방덩어리를 덮어놓아 보기에 맛있어 보이게 만들어놓습니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이 둘 중 하나를 고르면 고른 것은 제우스의 몫이 되고 나머지는 인간들에게 주기로 제안을 한 것입니다.

제우스는 예상대로 먹음직스러운 기름 덩어리로 감춘 뼈를 선택합니다.

제우스는 정말 프로메테우스의 계략에 속아 넘어간 것일까요? 아니면 속은 척하는 것일까요?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의 계략을 이미 알고 있었고 프로메테우스를 벌하기 위해서 일부러 속아준 것이었습니다.

제우스는 속임수에 대한 응징으로 불같이 화를 내며 인간들에게서 '불'을 빼앗아 가버린 것입니다.

인간들을 위한 프로메테우스의 노력은 오히려 좋은 고기를 얻었지만 불을 못 쓰게 돼서 따뜻하게 익혀먹지도 못하고 추위를 막아내지도 못하게 되어 인류의 삶은 더 힘들게 되어 버립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아끼는 마음으로 한 행동이 오히려 인간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게 된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아버지 프로메테우스가 이런 인간의 모습을 보고 보인 다음행보를 알 수 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치는 프로메테우스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치는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가 얼마나 제우스에게 큰 도발을 했는가를 상징적으로 그린 그림입니다.

회향풀 불씨를 꼭 쥔 프로메테우스
회향풀 불씨를 꼭 쥔 프로메테우스

최고의 신 제우스의 번개에 살짝 불을 붙여서 훔친 뒤 불안과 초조한 표정과 함께 불씨를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회향풀
회향풀

회향풀에 불을 붙이면 상당히 오랫동안 불꽃이 사그라들지 들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훔친 불씨의 목적지는 바로 '인간'이었습니다.

'그대가 나를 속여 불을 훔치고는 좋아하고 있구려. 하나 그것은 그대 자신에게도 후세의 인간들에게도 큰 화근이 되리라. 나는 불의 대가로 그들에게 재앙을 줄 것이다'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 중에서>

6. 제우스, 피의 응징이 시작되다 

제우스의 분노를 담은 프로메테우스를 향한 저주는 하나씩 실행에 옮겨지기 시작합니다.

제우스의 경호와 수행을 맡은 신 중에서 폭력의 신 '비아'와 힘의 신 '크라토스'가 있었습니다.

카즈벡산
카즈벡산

비아와 크라토스가 프로메테우스를 제압해 끌고 간 곳은 조지아에 있는 만년설산인 '카즈벡 산'입니다.

당시에는 카즈벡 산이 코카서스 산맥에서 제일 높다고 인식했었는데 현재에 와서는 일곱 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로마인들의 상상 속에서는 카즈벡 산이 동쪽 끝이라고 본 것입니다.

즉 프로메테우스가 동쪽 끝 제일 높은 카즈벡 산 절벽으로 추방되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제우스의 뜻을 전하는 전령으로,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누구도 절대 끊을 수 없는 쇠사슬을 만들어 프로메테우스를 결박시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대장장이의 신으로 알려져 있고 제우스의 상징인 번개, 지혜 전쟁의 여신 아테네의 방패,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삼지창 등 신들의 여러 무기를 제작한 능력자로 유명한데 그것보다도 추남에 절름발이로 묘사되는 못생긴 얼굴로 더 유명합니다.

하지만 헤파이스토스의 아내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였습니다.

헤파이스토스의 어머니는 결혼의 신 헤라였는데 헤파이스토스를 낳은 후 볼품없는 외모에 화가 난 헤라가 헤파이스토스를 집어던져서 다리를 절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이런 것들에 대한 보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인 아프로디테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헤파이스토스는 뛰어난 손재주로 프로메테우스를 결박하게 되었는데 그림에서도 삼촌뻘인 프로메테우스를 묶으며 안타까워하는 표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에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카즈벡 산 절벽에 사지가 묶인 채, 300~400년은 넘게 묶여있었다고 전해집니다.

7. 제우스, 에피메테우스에게 판도라를 보내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온갖 재앙을 세상에 퍼트리다 

하지만 제우스와 프로메테우스, 두 신의 대결은 지금부터였습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최고의 신인 제우스에 맞서서 제우스의 비밀이자 아킬레스건을 쥐고 흔들면서 제우스에게 절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제우스는 그 비밀을 알기 위해 프로메테우스에게 또 다른 시련을 주게 됩니다.

제우스의 다음 타깃은 프로메테우스가 사랑하는 '인간'이었습니다.

제우스의 특단의 조치는 헤파이스토스에게  아름다운 '여성'을 만들게 한 것이었습니다.

헤파이스토스는 진흙으로 여신과 닮은 최초의 인간 여성을 빚기 시작합니다.

최초의 인간 여성에게 신들은 지혜와 손재주, 교활한 말솜씨와 거짓말과 기만의 능력 등 자신들의 재능을 선물합니다.

최초의 인간 여성은 신들에게서 다양한 재능을 물려받아 호기심 또한 아주 왕성했습니다.

최초의 인간 여성의 이름은 바로 '판도라'입니다.

제우스는 판도라를 프로메테우스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냅니다.

Pandora의 Pan은 모두 다(All)라는 뜻이고 dora는 선물(Gift)이라는 그리스 어원을 가진 이름으로 '모든 그리스 신들에게서 선물을 받은 여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에게 형벌을 받기 전에 에피메테우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곧 제우스의 벌을 받고 있을 거야. 제우스가 분명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너에게 선물을 보낼 거야. 그러면 그것을 거부해야 해'

즉 프로메테우스는 예지 능력으로 에피메테우스에게 판도라가 올 것을 미리 내다본 것입니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의 예언대로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통해  제우스의 선물 '판도라'를 보내자, 에피메테우스는 거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문을 여는 순간 판도라의 아름다움에 그녀를 받아들이고 맙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예언도 잊고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그런데 판도라는 왜 재앙이 되었을까요?

에피메테우스의 집에는 의문의 항아리가 있었고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에게 말합니다.

'이 항아리는 절대 열지 마'

호기심 많은 판도라가 어느 날 항아리가 너무 궁금해져서 항아리를 열어버리고 맙니다.

우리에게는 흔히 '판도라의 상자'라고 알려져 있는데 원문에 'Pithos(항아리)'를 번역하면서 'Pyxis(상자)'로 잘못 읽어 그대도 전해져 버립니다.

그래서 '항아리'라고 번역해야 하는 것을 상자로 '오역'하였고, 그에 더해 후대 여러 화가들이 작품에서 상자로 그리면서 '판도라의 상자'로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판도라의 항아리
판도라의 항아리

어쨌건 판도라의 항아리에서 튀어나온 것들은 슬픔, 분노, 절망, 배고픔,  전쟁 등 온갖 재앙들과 악재들이었습니다.

그것들이 튀어나와 인간세계에 퍼지게 돼 인간 세상은 재앙으로 가득 차게 된 것입니다.

판도라가 깜짝 놀라 황급히 뚜껑을 닫았는데 이때, 항아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한 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희망'입니다.

그 항아리에는 인간들에게 해로운 것들만 넣어놨는데 왜 희망이 항아리 속에 남아 있었던 것일까요?

희망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있어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힘들게 일하고 고통을 감수하고 하는 등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실을 희생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희망이었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불행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판도라 항아리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이 있습니다.

희망을 좋게 보는 사람들 쪽에서는 사실은 항아리 속에는 이 세상의 모든 축복이 담겨있었는데 판도라가 그 항아리를 열자 사랑, 평화, 행복, 기쁨, 과 같이 인류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것들이 전부 하늘나라인 신계로 달아나 버렸고 인간에게는 고통만 남아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판도라가 깜짝 놀라 항아리를 닫아 희망 하나만 남게 되었다고 해석하는 쪽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에게 모든 좋은 것은 다 달아나고 희망 하나만 남았더라는 것입니다.

결국 제우스가 판도라를 보내서 인간들에게 내렸던 벌이라는 것은  고통 없이 살던 인간들에게 각종 시련과 재앙을 퍼트려 맛보게 해주는 것이었고 제우스는 이를 통해 프로메테우스에게 복수를 한 것이었습니다.

8. 프로메테우스, 아들과 며느리가 새로운 인류를 탄생하게 하도록 돕다

하지만 제우스는 인간들에게 온갖 불행을 퍼트린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제우스는 인간들에게 내릴 더 혹독한 최후의 징벌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제우스는 인간을 모두 없앨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대홍수
대홍수

하늘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땅에서는 물이 솟아오르면서 온 세상이 완전히 물바다로 변해갔습니다.

천둥과 번개, 구름의 신인 제우스는 폭우를 오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강의 신, 샘물의 신을 동원해서 인간을 모두 쓸어버리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인간뿐 아니라 동물도 살 수 없게 되었고 심지어 새들조차도 날지 못하고 빠져 죽었습니다.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인류의 타락으로 내려진 대홍수에 대비하여 하느님이 노아에게 만들도록 지시한 배  '노아의 방주'와 유사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제우스의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있었을까요?

바로 프로메테우스와 클뤼메네의 아들인 '데우칼리온'이라는 남자와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의 딸 '퓌르라'라고 하는 두 사람만 살아남게 되는데 이 둘은 '부부'였습니다.

데우칼로온과 퓌르라
데우칼로온과 퓌르라

두 사람은 배에 타서 살아남았는데 9일 동안 비가 퍼부은 결과  두 사람이 탄 아래로 몰 속에는 빠져 죽은 시체들이 떠다니는 모습입니다.

두 사람이 탄 배는 어떻게 만든 것일까요?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가 인간을 멸종시키기 위해 홍수를 내릴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상하고 배를 한 척 만들어서 혹시 비가 내리거든 배 안에서 견디라고 아들과 며느리에게 이야기를 해준 것이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예언으로 세상에 두 사람만 살아남게 되고 둘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걱정하고 있던 차에 9일 만에 파르나소스 산에 있는 신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신전은 정의와 법도, 질서를 관장하는 율법의 여신 '테미스' 여신의 신전이었고 두 사람은 신전에 들어가서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하기 시작합니다.

'테미스 여신님, 우리 두 사람만 살아남았는데 어떻게 하면 인류를 새롭게 번성하게 할 수 있을까요? 인류를 되살릴 방법을 알려주세요'

라고 두 사람의 기도를 들은 테미스 여신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머리에는 두건을 두르고 의복은 묶지 말고 이 신전을 나가도록 하라. 그리고 네 어미의 뼈를 등 뒤로 던져라'

 

데우칼리온은 어머니를 '대지'로 추측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로부터 세상의 만물이 탄생했다고 생각해서 어머니란 가이아 여신을 뜻하기 때문에 땅이라고 본 것입니다.

두 사람은 '뼈'는 '땅에 있는 딱딱한 것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돌일 것이다'라고 보고 땅에 있는 돌을 집어 등 뒤로 던졌다고 합니다.

데우칼로온과 퓌르라
데우칼로온과 퓌르라

두 사람이 돌을 던진 순간 그 돌이 사람으로 변해갔습니다.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것은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가 되고 퓌르라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인류를 멸종시키려고 했던 제우스의 뜻은 꺾이고 새로운 인류가 태어나게 됩니다.

데우칼로온과 퓌르라 가계도
데우칼로온과 퓌르라 가계도
헬렌 가계도
헬렌 가계도

새로운 인류를 만들어낸 데우칼리온과 퓌르라 사이에는 세 딸과 세 아들이 태어났는데 그중 '헬렌'이라는 아들과 오르세이스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이 헬렌의 혈통으로 고대 그리스 주요 부족을 이루게 됩니다.

9. 프로메테우스, 제우스의 몰락을 예언하다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를 묶어 놨었는데 사실 프로메테우스가 묶이면서 이 싸움은 더 격렬해지게 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절벽에 묶인 상황에서도 절망하지도 굴복하지도 않으면서 제우스에게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최고의 신 제우스에게 무엇을 가지고 저항할 수 있었을까요?

오케아노스
오케아노스
오케아노스 가계도
오케아노스 가계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프로메테우스에게는 '처제'들이었던 '오케아노스'의 딸들이 찾아옵니다.

'오케아노스'의 딸들은 프로메테우스에게 제우스에게 용서를 빌고 이제 그 절벽에서 내려오라고 권유합니다.

하지만 프로메테우스는 '비록 내가 묶여 있지만 제우스는 곧 몰락할 것이다'라고 예언하며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이 말을 처제들만 들으라고 말했던 것일까요?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가 듣게 하기 위해 한 말이었고 제우스를 이렇게 협박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제우스는 어떤 결혼에 의해 몰락할 거야'

제우스는 이 말을 무시하려고 했지만 예지력이 뛰어났던 프로메테우스의 말이라 무시할 수 없었고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내가 누구랑 결혼하면 안 되는 것인지 알아보라'

제우스의 전령을 받은 헤르메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찾아와 제우스와 관련된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면 더 큰 형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협박을 했습니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지금은 이렇게 묶여 있는 것으로 끝나지만 비밀을 말하지 않으면 제우스가 묶여 있는 절벽이 땅속으로 가라앉게 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솟아올라 다시 해를 볼 수 있게 되더라도 매일 독수리가 찾아와서 당신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 뜯어먹을 것이다'

제우스의 또 다른 형벌은 바로 '독수리에게 쪼아 먹히는 것'이었습니다.

헤르메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이렇게 전하자 프로메테우스는 이렇게 답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으면 절대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수백 년의 형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절대 입을 열지 않겠다고 선언합니다.

10. 프로메테우스, 조력자 '헤라클레스'의 도움으로 제우스와의 거래에 성공하다 

프로메테우스에게도 조력자가 있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의 해방
프로메테우스의 해방

그림 속에 프로메테우스는 묶여 매달려 있고 제우스가 보낸 독수리가 매일 쪼아 먹고 있습니다.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

그리고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조력자 '헤라클레스'의 모습이 보입니다.

헤라클레스의 첫 번째 상징은 '활', 두 번째 상징은 '사자 가죽'이며 이 두 가지 상징으로 헤라클레스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헤라클레스가 조력자일까요?

헤라클레스가 태어났을 때 그를 싫어했던 헤라는 그에게 광기를 보냈고 나중에 성장해서 결혼한 헤라클레스는 헤라가 보낸 광기로 인해 가족을 죽이게 되고 2가지 과업을 이행하게 됩니다.

그 과업 중 하나가 요정들이 관리하는 정원에서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황금사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던 헤라클레스는 프로메테우스를 찾아가게 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황금사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하고 헤라클레스가 프로메테우스가 묻자, 그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틀라스를 찾아가면 황금사과를 가져올 열쇠를 얻을 것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알려준 방법대로 해서 헤라클레스는 황금사과를 얻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헤라클레스는 12 과업을 다 마친 후에 프로메테우스가 너무 고마워, 프로메테우스를 괴롭히는 독수리를 활을 쏴서 죽여줍니다.

이것을 지켜본 제우스는 이제는 프로메테우스와 결판을 내야겠다고 결심하고 프로메테우스를 찾아갑니다.

'내가 졌다, 내가 '권력'을 지키는 선에서 원하는 것을 말하면 다 들어주겠다'

프로메테우스가 제시한 조건은 이랬습니다.

첫 번째, 폭력적이고 독재적으로 세상을 다스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통치하는 지도자가 되어 달라 

두 번째, 인간을 괴롭히거나 멸종시키지 말아라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의 조건을 받아들였고 헤파이스토스를 보내 그를 결박했던 쇠사슬을 풀어줍니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비밀을 이야기해 줍니다.

'테티스 여신과 제우스 사이에서 자식을 낳으면  그 자식에 의해서 몰락당하는 것이었다'

제우스는 이 사실을 알고 몰락을 막기 위해 테티스 여신을 인간 '펠레우스'와 결혼시킵니다.

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

그 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 그 유명한 '아킬레우스'입니다.

제우스는 안심하고 프로메테우스를 풀어주었고 이 사건 이후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권력 싸움에서 물러나 인간을 돌보는 신으로 남게 됩니다.

제우스도 이후부터는 난폭한 폭군의 이미지를 벗어나 정의와 법도를 통해 인간 세상을 다스리는 신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11. 아테네, 왕정을 거쳐 귀족정을 거치는 동안 평민들의 삶은 고달파지다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아테네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프로메테우스 신화가 아테네에 변화를 주었다'라고 할 수도 있고, '아테네의 변화가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새롭게 해석한 측면이 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아테네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당시 아테네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기원전 8~7세기경입니다.

그리스 문명이 문화적, 정치적으로 큰 발전이 없었던 암흑기에 있다가 새롭게 도약하는 기간이었습니다.

아테네
아테네

그런데 그리스 문명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그리스가 재정비되면서 '폴리스'라는 것을 만들게 됩니다.

폴리스는 그리스 지역별로 '도시국가' 형태로 이루어진 정치 공동체를 말합니다.

그리스는 도시국가를 만들면서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경제적으로 부강해졌던 것이고 그중에 주목할만한 도시가 바로 '아테네'였습니다.

아테네는 모든 권력이 왕에게 독점이 돼서 독재를 할 수 있는 '왕정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폴리스 건설로 나라의 규모가 커지면서 왕이 혼자 다스리기가 힘들게 됩니다.

그래서 그 당시 유능한 사람들이 모여서 정치를 시작하게 되었고 실제로 아테네에서는 9명의 고위 관리들이 '아르콘'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입법, 행정, 사법을 거의 주관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귀족 정치'( 8~7세기 경)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귀족 정치가 시작되면서 귀족들이 점점 보유 토지를 늘려가고 사유 재산을 늘리고 권력을 늘려가는 것에 반해 그만큼 평민들의 몫은 줄어들어 빈부 격차가 발생되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막대한 빚을 진 평민들은 결국 노예처럼 팔려가게 되는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드라콘 법
드라콘 법

이때 평민들을 구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법을 제정했는데 법을 하나하나 제정하다 보니 오히려 평민들에게 가혹한 법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물건을 훔쳐가면 사형시킨다던가 쌀 한 톨 훔치면 팔을 자르거나 하는 등 너무나 가혹하고 엄격한 법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살기 힘들어진 평민들은 아테네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거주를 이동하게 됩니다.

12. 평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참주정치'가 등장하다

그런데 이를 계기로 평민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열리게 됩니다.

아테네에서는 힘들지만 다른 지역으로 나가서 장사를 하다 보니 돈을 벌게 되었고 평민들 중에서도 돈을 버는 이들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번 평민들은 돈이 있으니까 발언권이 생기게 되었고 언제든지 귀족들을 대상으로 봉기할 수 있는 정치적인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이때 아테네 시민들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발생됩니다.

참주 정치
참주 정치

기원전 6세기 중반에 '참주'라는 사람이 등장한 것입니다.

참주는 평민들에게 자신에게 권력을 몰아주면 귀족들을 다 쫓아내고 평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 그동안 귀족들이 독점했던 빼앗긴 토지를 평민에게 돌려주고 노예도 해방시키고 거기에 더해 평민들이 놀고 즐기는 문화적인 혜택을 줘서 살만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선언합니다.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

당시 평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를 찾아보니 농산물의 풍작과 다산을 주관하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기원하는 '디오니소스 축제'였습니다.

술의 신이자 포도주의 신이었던 디오니소스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경의 신이기도 했습니다.

평민들은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디오니소스 신에게  풍년을 기원했고 이것이 농촌의 축제로 정착한 것이었습니다.

원래 동네마다 농사를 위한 작은 기원제였던 디오니소스 축제가 아테네 한복판인 아고라에 모여 크게 한 번 놀아보자고 '도시 디오니소스 축제'라는 이름을 붙이고 성대하게 치른 것입니다.

13. 대규모의 민중이 한 곳에 모일 수 있었던 디오니소스 극장, 민주주의 발전을 이끌다 

디오니소스 제전은 참주의 뜻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디오니소스 축제를 통해 평민들의 마음을 달래고 이를 토대로 독재를 하려던 참주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평민들이 축제를 통해서 힘을 키우게 된 것입니다.

 

이때 민중을 깨우는 계기가 된 축제 행사가 있었습니다.

디오니소스 극장
디오니소스 극장

그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경사에 객석을 만들고 그 아래로 상설극장인 '디오니소스 극장'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디오니소스 극장 재현도
디오니소스 극장 재현도

이 극장에 최대한 많이 들어가면 약 18,000여 명까지 들어갔다고 하며, 보통은 12000여 명 정도 입장했다고 합니다.

디오니소스 극장은 어찌 보면 그리스인들의 발명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도 디오니소스 극장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이 있습니다.

콜로세움
콜로세움

바로 '콜로세움'입니다.

디오니소스 극장과 같이 집중받는 곳은 아래에 있고 객석이 올라가 있는 형태입니다.

이렇게 대규모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구조를 보이는 것은 민중의 힘이 커지면서 공연을 즐길 구조를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극장에서는 비극경연대회, 희극경연대회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리게 되었고 극작가들이 인간과 사회 본질과 본성에 대해서, 좋은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고 나쁜 지도자는 어떤 사람인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써서 무대에 올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프로메테우스와 제우스의 싸움도 바로 디오니소스 극장에서 공연된 비극 작품이었던 것입니다.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

그림 속에서 독수리가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쪼아 먹고 있지만 프로메테우스의 표정은 간을 쪼이는 고통은 생각도 하지 않는 듯한 비장한 모습입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절벽에 결박되면서도 제우스에게 굴복하지 않고 인간을 괴롭히는 제우스를 노려 보고 있는 듯한 결연한 모습인 것입니다.

아테네 시민들은 이런 내용의 연극을 보면서 큰 권력에 저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제우스를 노려 보면서 내뱉는 프로메테우스의 대사 하나하나가 연극을 보는 아테네 사람들의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이 디오니소스 극장에 앉아 있는 아테네 시민이라고 상상하며 다음 프로메테우스의 대사를 듣는 다면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요?

'그대들 신출내기들은 통치한 지가 얼마 안 되거늘 벌써 고통도 모르고 성채에서 사는 건가? 나는 그곳에서 폭군이 둘이나 떨어지는 것을 보았네. 지금 통치하고 있는 세 번째 폭군도 수치스럽게 금세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되겠지! 자네는 내가 겁먹고 새로운 신들 앞에 굽실댈 줄 알았나?'

대사 속에 '두 명의 권력자가 추락하는 것을 보았다는 것'은 신화 속에서는' 우라노스와 크로노스의 몰락'을 뜻하고 폭군으로 정치하고 있는 제우스가 세 번째 폭군인 것입니다.

이것을 그리스 역사로 해석해 보자면, 참주는 민중을 위해 정치했다고 하지만 독재적인 권한을 가지고 통치를 했기 때문에 평민을 위한 참주도 있었지만 타락한 참주도 있었던 것이었고 폭군은 바로 타락한 참주들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연극의 대사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갔던 것입니다.

이런 공연을 통해서 민중들이 저항 정신과 민주 의식을 깨우치게 된 것입니다.

시민들은 '우리가 국가 권력의 주체가 아닌가?'라는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왕정과 귀족정은 참주에 의해서 제거됐으니 이제 참주만 제거되면 민중들의 세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됩니다.

클레이스테네스
클레이스테네스

그래서 실제 아테네 민중들이 '클레이스테네스'라는 사람과 함께 힘을 합쳐서  참주를 몰아냅니다.

그리고 민중이 권력의 주체가 되는 민주정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14. 프로메테우스, 민주정의 상징이 되다 

민주정치가 등장하면서 신화 속에서 단순히 인간을 사랑하고 아껴서 불을 훔치거나 사기를 친 단순한 신이 아닌 절대권력인 기득권의 세력에 저항하며 인간을 구하기 위한  프로메테우스의 모습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참주'와도 같은 제우스에게 저항하면서 프로메테우스는 민중을 위해서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로 대표되었던 것입니다.

프로메테우스의 자손으로부터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새로운 인간 세상이 열린 것처럼 아테네도 새로운 세계를 향해 간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기원전 6세기 아테네에 민주정치가 시작됩니다.

민주정의 힘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페르시아의 아테네 침략
페르시아의 아테네 침략

기원전 508년 민주정이 처음 생기고 기원전 490년경 페르시아가 아테네를 침략했습니다.

아테네는 민주정이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엄청난 재앙이 닥치게 된 것이라 모든 주변국 시민들이 아테네가 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백만에 가까운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온 페르시아를 1~2만 명의 군사로 수적열세를 극복하고 아테네가 승리를 쟁취합니다.

아테네 시민들은 스스로도 놀라며 '이것이 민주주의의 힘이 아닐까?' 자긍심을 갖게 됩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아테네의 주인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싸웠기 때문에 이긴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 후 소수 엘리트가 지배하던 '스파르타'가 민주정이 발전하여 민중의 힘이 커지는 아테네에 위협을 느끼고 아테네를 쳐들어와 27년 동안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벌어지고 아테네는 여기서 패배하게 되면서 민주주의가 점점 약해져 갔고 전쟁 이후에는 민주정이 그리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됩니다.

그럼에도 아테네의 민주정은 거의 같은 시기에 생겨났던 로마의 공화정과 함께 서양의 민주주의를 이끌어나가는 원동력과 계기가 된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리고 프로메테우스 이야기는 단순 신화가 아니라 지금 인류가 보편적으로 택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뿌리나 정신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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