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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위드 돈벌러

제우스의 바람이 불러온 문명의 탄생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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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의 바람이 불러온 문명의 탄생  (그리스 로마 신화)

1.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는 무엇이 다른가요?

그리스 신화와 로마 신화의 차이점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스는 나름대로의 독창적인 신화를 발전시켜 왔고 독보적인 위치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던 중 기원 2세기, 로마가 그리스를 점령하게 되는데 로마사람들이 보기에 그리스 문명이 너무나 세련되고 깊이 있어 보였습니다.

정복당한 그리스가 훨씬 더 멋있는 문명을 누리고 있자 로마는 이 그리스 신화를 하나씩 가져와서 로마 신화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스와 로마 신화가 같은 이야기'인 것 아니냐 해서 합쳐서 '그리스 로마 신화'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2. 제우스의 상반된 두 가지의 이미지 

그리스 로마 신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제우스' 일 것입니다.

제우스는 '신과 인간들의 아버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세상을 지배하는 최고 권력자라는 이미지가 하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바람둥이, 사고뭉치, 여성편력이 심한 말썽꾸러기 이미지가 있습니다.

제우스의 두 이미지가 상당히 모순되어 보이지만 사실 이 두 이미지는 같은 맥락에서 나온 모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우스의 바람이 불러온 문명의 탄생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3. 제우스가 권력을 잡게 되는 과정 ' 친부 살해의 신화'

제우스는 어떻게 권력을 잡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한마디로 표현할 때 이런 말을 씁니다.

'Patro Ktonia'

Patro는 '아버지'란 뜻이고 Ktonia는 '살인, 살해'라는 뜻입니다.

그리스 신화는 한마디로 말하면 친부 살해의 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초에 먼저 '카오스'가 있었습니다.

그리스말로 카오스는 '텅 빈 공허'라는 뜻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생긴 것입니다.

즉 공간의 신'카오스'가 형성됩니다.

이 공간의 신 다음으로 '가이아'신이 태어납니다.

공간의 신 카오스가 가이아를 낳았다고 하지 않고 카오스가 있었는데 그 속에 가이아가 갑자기 혼자 태어났다고 표현합니다.

'가이아'는 대지, 땅을 뜻하고 텅 빈 공간에 스스로 대지의 신 가이아가 탄생합니다.

무엇인가 생기기 위해서는 창조의 공간(카오스)이 있어야 하고 그 공간에서 무언가가 만들어지려면 만물을 창조하는 원료적 질료가 있어야 하는 그것이 바로 '흙, 대지(가이아)'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를 이어 생긴 것이 바로 '에로스'입니다.

에로스는 사랑, 욕망으로 알려진 신입니다.

에로스는 창조의 에너지 개념입니다.

공간 속에 어떤 질료가 있는데 거기에 생명을 빚어내는 에너지인 에로스가 작동함으로써 만물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에로스의 작용으로 가이아가 혼자 자식들을 낳게 되는데 처음으로 낳은 아들이 '우라노스'입니다.

우라노스는 '하늘'이라는 뜻입니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에게 대지의 신 '가이아'가 말합니다.

'너는 사방에서 나를 감싸거라'

가이아 카오스 우라노스
가이아 카오스 우라노스

하지만 우라노스가 그 질서를 깨트리고 가이아를 짓밟고 위로 올라섭니다.

그 결과 땅 위에 하늘이 놓이게 된 것입니다.

3. 그리스 신화 속 첫 번째 친부제거: 아들 '크로노스'가 아버지 '우라노스'를 제거하다

첫 번째 세계를 지배한 권력자는 대지의 신 '가이아' 여신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원시 시대 때 인간들도 '모계 중심 사회'였었던 것을 신화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두 번째 권력 지배자인 하늘의 신 '우라노스'가 대지의 신 가이아 위에 올라 군림하는 것을 통해 남성 중심 가부장적 체계를 구축한 것을 신화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는 부부가 되어 둘 사이에서 자식들이 태어납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자식들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자식들

처음 태어난 자식은 100개의 팔과 50개의 머리를 가진 '헤카톤케이레스' 삼 형제였습니다.

그다음으로 낳은 자식은 외눈 거신 '키클롭스' 삼 형제입니다.

티탄족 12신

그리고 다음으로 거대한 12명의 티탄족을 낳게 됩니다.

티탄(Titan)의 영어 발음은 '타이탄'입니다.

영화로 유명한 '타이타닉호'의 이름이 'Titan'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태어나는 자식들을 볼 때마다 우라노스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우라노스는 자신이 어머니 가이아를 짓밟고 권력을 빼앗은 것처럼 자신이 낳은 자식들이 또 자신에게 도전할까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백수거신들을 땅속에 넣어버립니다.

그 말은 대지의 신 가이아의 자궁 속으로 다시 넣어버린 것을 의미합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이야기를 통해 기성세대의 특징을 신화적으로 표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새로운 세대를 불만스럽게 여기고 자신의 틀 속에 가두려고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반면 새로운 세대는 틀 속에 갇히기 싫어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리스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자기 자식들에게 해줬다고 합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이런 상황에서 가장 괴로운 신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가이아'입니다.

가이아는 다시 자신의 배로 들어온 자식들을 모은 후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 아버지 우라노스가 세상을 폭력적으로 다스리고 독재를 한다. 만약 너희들 중 누군가가 나서서 아버지 우라노스를 제거한다면 내가 도와주겠다'

자식들 중 한 명의 신이 용기를 냅니다.

바로 티탄족 12 신 중 막내 '크로노스'였습니다.

가이아는 용기를 낸 크로노스에게 아다마스라고 하는 금속으로 만든 낫을 건네며 말합니다.

'너희 아버지는 밤마다 어둠을 끌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 나에게 내려온다. 그때 네가 숨어 있다가 아버지를 거세시키거라'

우라노스를 거세하는 크로노스
우라노스를 거세하는 크로노스

가이아의 조언을 듣고 크로노스는 아버지 우라노스를 거세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크로노스가 세 번째 권력 지배자가 됩니다.

4. 크로노스의 아내 '레아', 여섯 번째 자식 '제우스'를 지키기 위해 몰래 동굴에서 낳아 기르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화에서는 '시간이 모든 것을 쇠하고 멸하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크로노스는 자신의 누이 중에 '레아'라는 여신과 결혼을 합니다.

크로노스는 권력을 잡고 나자 어머니 가이아의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합니다.

이에 대해 가이아가 저주를 퍼붓는 예언을 하게 됩니다.

'크로노스가 아비 우라노스에게서 세계 지배자의 지위를 빼앗은 것처럼 그 역시 자식들에게 신의 왕위를 박탈당할 운명이다'

가이아의 저주를 들은 크로노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의 자식들이 태어날 때마다 자신의 권력을 탐할까 두려워 태어나는 족족 자식들을 삼켜버립니다.

크로노스가 삼킨 아이는 모두 5명입니다.

아내인 레아는 여섯 번째 아이를 낳았을 때 이 아이만큼은 지키고 싶다고 생각하고 어머니 가이아를 찾아가서 말합니다.

'어머니, 이 아이를 뺏기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가이아가 좋은 꾀를 짜내게 됩니다.

레아는 가이아와 계획하에 크레타섬 동굴에서 비밀리에 아이를 낳고 그 대신 돌덩어리를 포대기에 감춘 후 크로노스에게 가서 이번에 낳은 여섯째 아이라며 그에게 건넵니다.

옴파로스
옴파로스

크로노스는 너무나 초조한 나머지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는 포대에 싸인 돌덩어리를 꿀떡 삼켜버립니다.

그렇게 해서 살아남은 여섯 번째 아이는 동굴 속에서 몰래 자라나게 됩니다.

그 아이가 바로 '제우스'입니다.

 

딕타이온 동굴
딕타이온 동굴
딕타이온 동굴
딕타이온 동굴
딕타이온 동굴
딕타이온 동굴
딕타이온 동굴
딕타이온 동굴

제우스가 태어난 곳이라고 알려진 크레타의 딕타이온 동굴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딕타이온 동굴이 실제로 제우스가 자라난 곳일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동굴은 그리스 신화에 매료되어 사람들이 상상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자들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다르기는 한데 제우스는 자신이 어떻게 태어난 지 모르고 자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날 제우스 앞에 가이아 여신이 나타나서 출생의 비밀을 알려줍니다.

'너는 사실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크로노스의 아들이다. 네가 일어나서 형제들을 구하고 이 세상을 새롭게 지배할 수 있겠느냐'

제우스는 이 이야기를 듣고 내가 아버지와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자식이구나라고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지 크로노스는 세계를 지배하는 최고 권력자고 무서운 존재라 싸움에서 지게 되면 제우스에게는 큰일인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크로노스 가 그랬던 것처럼 제우스는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아버지 크로노스를 찾아가게 됩니다.

제우스는 아버지 크로노스를 만나기 전에 전략을 먼저 세웁니다.

제우스가 보기에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지혜로운 여신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여신은 바로 '메티스'입니다.

메티스를 찾아간 제우스에게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약을 크로노스에게 먹여 봐. 그러면 첫 번째 길이 열릴 거야'

그 약은 삼킨 것을 뱉어내게 하는 약이었습니다.

메티스의 도움으로 크로노스가 그 약을 먹게 되고 크로노스는 자신이 삼켰던 것의 역순으로 모든 것을 뱉어냅니다.

크로노스는 제우스로 착각하고 삼킨 돌을 시작으로 자신의 뱃속에 가둔 5명의 자식들을 차례로 토해냅니다.

5. 그리스 신화 속 두 번째 친부제거: 아들 제우스, 아버지 크로노스를 제거하다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
하데스 포세이돈 제우스

제우스는 크로노스의 뱃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형제들과 힘을 합쳐서 크로노스에게 전쟁을 선포합니다.

올림포스산
올림포스산

이때 제우스가 근거지로 삼은 곳이 '올림포스산'입니다.

크로노스는 자신의 형제인 12 신의 티탄족과 한편이 되고 제우스와 형제들이 또 다른 편이 되어 서로 싸웁니다.

이렇게 제우스와 크로노스의 전쟁 '티타노마키아'가 시작됩니다.

세대 간의 이 싸움은 약 10년간이나 이어집니다.

막강한 크로노스에 비해 힘이 약했던 제우스 앞에 가이아가 나타나 조언을 해줍니다.

'내가 너희 아버지를 이길 방법을 알려줄 테니 전쟁에서 승리해 권력을 잡은 후에는 이 어미 말을 잘 듣거라. 내 뱃속에 여전히 100개 손을 가진 거신 헤카톤케이레스 삼 형제와 외눈 거신 키클롭스 삼 형제가 갇혀있다. 네가 그곳으로 가서 니 삼촌들을 네 편으로 삼으면 네가 이길 수 있다'

제우스는 이 말을 듣고 가이아의 뱃속 즉 땅 속으로 들어가서 삼촌들을 설득한 후 자기편으로 만듭니다.

키클롭스 삼 형제는 재주가 좋아 제우스에게 무기를 선물했는데 바로 제우스 하면 떠오르는 번개와 천둥, 벼락 등을 만들어서 선물합니다.

키클롭스 삼 형제를 만나 최강의 무기를 얻은 제우스의 강력해진 힘에 결국 크로노스는 패배하고 맙니다.

패배한 크로노스는 제우스에게 권력을 빼앗기고 영원히 지하 세계에 갇히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제우스눈 세상을 지배하는 네 번째 권력자가 됩니다.

 

겉으로 보면 이와 같은 이야기가 천륜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보기 쉬운데 그리스 신화에서는 이런 내용을 긍정적인 의미로 담아냅니다.

친부살해의 의미는 기존의 질서가 불합리하고 모순되었다면 그것을 제거했을 때 새로운 역사와 질서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6. 최고의 지배자 제우스, 권력 유지를 위한 시크릿 코드 (1) 권력 분배 

그리스 신화는 제우스가 영원한 권력을 잡는 이야기입니다.

기존의 권력자들은 친부 살해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권력을 잡아 왔는데 제우스는 영원히 권력을 잡게 된 것입니다.

제우스는 권력을 잡은 후 어떻게 하면 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입니다.

제우스 이전에 가이아, 우라노스, 크로노스의 경우에는 자신이 모든 권력을 쥐고 지배하려고 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제우스는 권력을 잡은 후 지배자가 되도록 도와준 형제들과 이 권력을 나누자고 생각하고 그렇게 합니다.

제우스가 생각하기에 내가 계속해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내가 권력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준 형님과 누나들을 나의 동업자 내지는 협력자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권력을 '분배'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클레로테리온
클레로테리온

그리스인들은 권력을 나누는 방법이 흥미롭습니다.

그리스인들이 정한 가장 공정한 방법은 바로 '제비 뽑기'였고 그렇게 제비 뽑기를 해서 제우스는 하늘, 포세이돈은 바다, 하데스는 지하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 신화 속 제비 뽑기가 나중에 아테네에 민주 정치의 핵심이 됩니다.

제비 뽑기는 아테네에서는 실제 이렇게까지 적용됩니다.

여자와 노예를 제외하고 기본 교육을 받은 19세 이상의 시민들은 기본적인 시민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아테네는 재판이 열리면 본인이 직접 자신의 변호사 역할을 수행하고 판결을 내릴 판사는 시민들 사이에서 제비 뽑기로 결정했습니다.

흰 구슬과 검은 구슬을 넣어 흰 구슬이 자신 이름 앞에 위치하면 판사로 선발되었습니다.

약 기원전 5세기경에는 해마다 연초에 제비 뽑기로 약 6,000명 정도의 시민을 임의로 뽑은 뒤 그중에서 재판의 사안에 따라 당일 배심원(판사)을 뽑았습니다.

나라의 상당히 많은 수의 관리 또한 제비 뽑기로 선출했습니다.

제비 뽑기가 그전에도 있었지만 그리스신화가 실제 생활에 일상화되도록 영향을 준 것입니다.

제비 뽑기는 아테네 민주주의의 가장 보편적인 대표 선출방식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그 뿌리는 그리스 신화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7. 최고의 지배자 제우스, 권력 유지를 위한 시크릿 코드 (2) 협력자를 구성

제우스는 영원한 권력을 쥐는 방법으로 형제들과 권력을 나누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권력을 영원히 지속시키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권력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라는 것이 제우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우스는 최대한 많은 협력자를 만드는 방법을 택하는데 기존의 신들을 본인 편으로 끌어들이기도 했고 새로운 편을 만드는 방법을 쓰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새로운 편을 만들 때에는 다른 신들이 만들게 하기보다는 내 편은 내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본인이 직접 만들어내는 방식, 즉 자신의 편이 될 자식을 낳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제우스는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자신의 아이를 낳아 줄 여신으로  바로 지혜의 신 '메티스'를 선택합니다.

예전에 메티스의 조언으로 형제들을 구할 수 있었던 제우스는 지혜로운 메티스의 아이를 낳으면 세계를 지배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합니다.

이렇게 메티스 여신이 공식적으로 제우스의 첫 번째 부인이 되었고 제우스에게 내려진 신탁이 내려집니다.

'메티스가 딸을 낳을 것이고 그다음에는 아들을 낳을 텐데 그 아들이 제우스를 밀어내고 권력을 잡을 것이다'

이 신탁을 들은 제우스는 메티스를 먹어서 아이를 아예 낳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데 메티스는 제우스에게 먹히기 전에 이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제우스의 머릿속에서 메티스와 함께 아이가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제우스는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고통에 휩싸이고 프로메테우스가 말하기를 메티스를 먹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프로메테우스가 도끼로 제우스의 머리를 내리칩니다.

이때 제우스 머리에서 튀어나온 신이 있는데 바로 지혜와 승리의 여신 '아테나'입니다.

딸 다음으로 나오는 아들에 의해서 권력을 뺏긴다는 예언이 있었는데 제우스는 메티스를 삼켜서 아들을 낳을 수 없게 예언을 피해 간 것입니다.

8. 제우스, '헤라'를 아내로 삼다

제우스는 이후 율법의 신 테미스, 자신의 누이 중 곡물의 신 데메테르, 티탄족의 여왕 에우리노메, 티탄족의 여신 레토, 기억의 신 므네모시네 등 수많은 여신들과 결혼해 아이를 낳습니다.

고대 그리스 서사시인인 '헤시오도스'의 이야기에 따르면 제우스의 일곱 번째 부인은 결혼과 가정의 신 '헤라'였다고 합니다.

흔히 제우스의 부인은 헤라라고 알고 있는데 제우스는 이미 헤라 이전에 수많은 결혼을 통해서 자신을 도와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협력자가 될 여러 자식들을 낳았던 것입니다.

그제야 헤라가 제우스의 눈에 띄었고 헤라와 결혼하기 위해 구애를 하지만 헤라는 이를 거절합니다.

제우스는 어떻게 헤라에게 접근했을까요?

헤라가 자꾸 거부를 하고 자신과의 만남을 피하니 제우스는 헤라에게 접근하기 위해 '뻐꾸기'로 변신합니다.

제우스는 헤라가 산책 나간 산에 비를 내리게 하고는 헤라가 비를 피하는 동안 뻐꾸기 모습을 하고는 헤라에게 날아갑니다.

헤라가 떨고 있는 뻐꾸기를 품에 안았는데 제우스가 갑자기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제우스와 헤라는 사랑을 나누었고 둘 사이에서  전쟁의 신 '아레스'와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낳습니다.

9. 제우스, 헤라에 묶이지 않고 더 많은 자식을 낳아 세상을 함께 다스릴 협력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다

이렇게 제우스는 헤라를 아내로 삼았고 헤라는 제우스에게 선언합니다.

'나를 아내로 삼은 한 이제 더 이상 다른 여자를 아내로 삼을 수 없다!'

헤라는 제우스의 정식부인으로서 군림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우스의 목표는 착실한 남편이나 건실한 가장이 아니라 이 세계를 어떻게 하면 안정되게 다스리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편익을 제공해 주는 것에 있었습니다.

때문에 제우스는 헤라에게 묶이지 않고 자신만의 계획대로 더 훌륭한 자식을 낳아 자신의 협력자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나갑니다.

이 노력자체가 한편에서 보면 제우스의 바람처럼 보이지만 권력자인 제우스 입장에서는 자신의 권력을 확장시키고 확고히 해 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10. 제우스, 변신을 통해 여신과 여성을 유혹하다 

제우스가 자신의 권력을 확장시키고 자기 자식들을 많이 낳기 위해서 여신이나 여성에게 접근할 때 헤라를 유혹할 때처럼 변신을 사용합니다.

때로는 백조, 황소나 독수리 같은 동물로 변신하기도 하고 비나 구름으로도 변신했고 심지어 여신으로까지 변신해서 여자들을 유혹했습니다.

 

제우스는 왜 이렇게 변신을 했던 것일까요?

제우스가 변신하는 첫 번째 이유는 여자들에게 거부당할 경우를 대비해서 그 여자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변신해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제우스가 변신하는 두 번째 이유 신이 아닌 여인들에게 접근할 때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낼 경우 제우스의 찬란한 빛과 열기에 버티지 못하고 인간들이 녹아버리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우스가 그리스 테베 공주인 '세멜레'에게 접근할 때의 일화가 유명합니다.

제우스는 자신의 신전에 시찰 갔다가 제우스 신전의 사제였던 세멜레를 보고 한눈에 반하고 맙니다.

제우스는 세멜레는 유혹하기 위해 인간 청년의 모습으로 변신해서 세멜레에게 접근합니다.

세멜레에게 접근한 제우스는 세멜레에게 '나는 사실 제우스다'라고 말했고 제우스와 세멜레는 사랑을 나눕니다.

이 둘의 모습에 분노에 휩싸인 헤라는 노인으로 변신해서 세멜레에게 접근해서 세멜레에게 말합니다.

'요즘 제우스를 사칭하는 자들이 활개를 치면서 여인들의 순결을 빼앗고 있다고 한다. 너도 당하고 있는 건지 몰라!'

이 말을 들은 세멜레가 정신이 번쩍 들어서 노인으로 변한 헤라에게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습니다.

노인은 말합니다.

'당신이 정말 제우스인지 한 번만 확인해 보고 싶다고 말해봐라'

헤라의 계략에 넘어간 세멜레는 제우스를 만나 스틱스강에 맹세하고 소원을 하나 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둘러싸고 흐르는 스틱스강에 한 맹세는 신들도 거부할 수가 없었습니다.

신들이 맹세를 어길 경우 1년 동안 가사 상태에 빠지고 9년 동안 신들이 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우스가 세멜레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세멜레는 한 번만 제우스님의 원래 모습대로 나타나달라고 부탁합니다.

제우스가 그것만은 안된다고 했으나 이미 세멜레는 소원을 말해 버렸고 제우스도  스틱스강에 맹세를 했기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제우스가 신의 모습으로 나타나자 세멜레는 그 열기에 살과 뼈가 녹아내리고 그 모습을 보며 제우스는 슬픔에 빠집니다.

그때 제우스는 세멜레의 배 속에서 아기를 발견했고 그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습니다.

그 아들이 포도주의 신이자 축제의 신인 '디오니소스(Dionysos)'입니다.

'Dio'라는 것은 '제우스의, 두 번 태어난'이라는 의미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바코스(Bacchos), 바쿠스(Bacchus)'라고도 불립니다.

11. 제우스, '올림포스 12 신 체제'로 세상을 다스리게 되다

제우스는 자신이 권력을 쥔 다음에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자식들을 낳습니다.

각자 어머니가 다른 자식들 중에서 똘똘한 신들을 모아서 제우스가 쌓아왔던 근거지인 올림포스에 12 신 체제를 결성합니다.

올림포스 12 신은 제우스의 형제자매 6명 중 4명에 제우스의 자녀 중 8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림포스 12신
올림포스 12신
아테나 아레스 헤파이토스 디오니소스
아테나 아레스 헤파이토스 디오니소스
아르테미스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폴론
헤르메스 아프로디테
헤르메스 아프로디테

이렇게 제우스는 올림포스 12 신 체제로 세상을 다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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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집트 문명 탄생(제우스와 이오의 사랑)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서 태어난 자식들은 올림포스 12 신이 되고 다양한 문명을 탄생시킵니다.

세계 문명의 탄생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이 바로 '이오'라는 인물입니다.

아르고스 레르나 이오니아해 보스포루스
아르고스 레르나 이오니아해 보스포루스

어느 날 제우스가 세상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아르고스라는 지역의 레르나 강가에 아름다운 여인 '이오'를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제우스 이오에게 다가갑니다.

이오는 제우스를 보고 도망을 갔는데 제우스는 구름으로 변신해서 이오를 감싸버립니다.

헤라가 하늘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고 이를 눈치채고 제우스는 다급한 나머지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켜 버립니다.

그리고는 헤라에게 암소와 놀고 있었다고 둘러댔고 헤라는 그 소를 자신에게 달라고 합니다.

제우스는 어쩔 수 없이 암소로 변신한 이오를 헤라에게 넘겨줍니다.

그리고는 눈이 100개 달린 거인 '아르고스'에게 소로 변신한 이오를 감시하게 합니다.

아르고스는 잠을 잘 때에도 50개의 눈만 감고 나머지 50개의 눈으로 감시를 할 수 있었기 때문에 24시간 쉴 틈 없이 감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인공위성을 통해 원거리 해양을 관측하는 '아르고스 시스템(Argos System)'으로 24시간 중단 없는 시스템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입니다.

아르고스에게 하루 종일 감시당하는 이오는 너무 괴로웠습니다.

이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는 전령의 신 헤르메스에게 이오를 구해오라고 지시합니다.

헤르메스는 피리를 불어 아르고스를 잠들게 한 후 단칼에 아르고스의 목을 베어버립니다.

그랬더니 복수심에 불탄 헤라는 이번에는 이오에게 쇠파리를 붙여 이오 등에 계속해서 붙어 다니며 끊임없이 이오를 괴롭히게 합니다.

 

이렇게 쇠파리를 피해 이오가 도망 다닌 길을 보면 그대 그리스인들이 생각한 세계 문명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아르고스의 레르나 강에서 이오와 제우스가 만났고 암소로 변신한 이오가 쇠파리를 피해서 이탈리아와 그리스 사이에 있는 바다로 뛰어듭니다.

그 바다의 이름은 '이오가 들어갔던 바다'라고 해서  '이오니아해'입니다.

이오니아해는 지중해 바다로 그리스와 맞닿아 있고 이탈리아 반도와 그리스를 잇는 해상로입니다.

이오의 이동 경로
이오의 이동 경로

바다에 들어가도 쇠파리가 떨어지지 않자 이오는 계속 걸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북극까지 걸어갑니다.

그래도 쇠파리가 떨어지지 않자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오는 지금의 이스탄불까지 넘어갑니다.

흑해와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로로 중세의 교통로와 무역의 중심지였 이오가 넘어갔던 해협을 '보스포루스해협'이라고 하는데 'Bos'는 '암소', 'porus'는 '건넌 길'이라는 뜻으로  '암소가 된 이오가 건널 길'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이오는 마침내 이집트에 도착해서 여왕의 자리에 오르고 이집트의 신 '이시스(Isis)'신이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시스 신이 사실은 이오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시스
이시스

이시스 신의 묘사를 보면 머리 위에 소처럼 뿔이 달린 모습이고 이를 통해 암소로 변한 이오가 이시스 신이 되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르고스 레르나 강에서 출발한 이오가 세상을 휘젓고 다니면서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등과 같은 문명들에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13. 서양 문명의 기원, '미노아 문명'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계 문명이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크레타섬은 제우스가 태어난 곳이라고 알려져 있고 그리스 섬 중 가장 크고 인구가 많은 섬입니다.

서양 문명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서양문명의 뿌리이자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오'의 계보부터 파악해봐야 합니다.

'제우스와 이오'의 계보
'제우스와 이오'의 계보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오와 제우스의 사랑은 세계 모든 문명에 영향을 끼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비아
리비아

이오와 제우스 사이에서 낳은 '에파포스'가 멤피스(이집트 고왕국의 수도의 지명이기도 함)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리비아'입니다.

이를 통해 '리비아'도 그리스에서 시작되었다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세이돈과 리비아 사이에서 벨로스와 아게노르라는 두 아들을 낳게 됩니다.

벨로스는 아이깁토스(이집트)라는 아들을 낳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집트 또한 이오의 자손인 것입니다.

아게노르가 낳은 자식 중 딸 '에우로페'와 제우스'의 계보가 중요합니다.

페니키아 공주였던 에우로페에게 반한 제우스는 에우로페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새하얀 황소로 변신합니다.

황소의 커다란 몸집에 처음에는 겁을 먹었던 에우로페는 계속 보다 보니 황소가 너무 예뻐 보여 용기를 내서 황소에게 다가가 어루만졌는데 황소가 몸을 낮춰서 타라는 듯이 등을 내보이자 에우로페가 황소에 올라탄 순간 벌떡 일어나 바닷속으로 뛰어들고 이후 황소가 된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등에 태운 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닙니다.

제우스가 황소로 변해서 에우로페와 함께 다닌 지역 전체를 ' 에우로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에우로페(Europe)를 그대로 읽으면 '유럽'이 됩니다.

나중에 유럽을 통합해 EU를 만들 때, 도대체 흩어져 있는 유럽이 왜 하나의 연합으로 묶여야 하는가라는 것인가에 대한 정당성을 찾기 위해서 경제, 정치, 사회학자들도 나름대로 근거를 찾아왔는데 서양 고전학자들은 에우로페 신화를 가져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럽 통합이라는 현실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그리스 로마 신화가 활용된 것입니다.

벨기에에 위치한 EU 본부 곳곳에서도 에우로페의 상징인 황소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에서 쓰는 2유로 동전에도 에우로페 문양이 있고 50유로 지폐 속에도 에우로페의 초상이 있습니다.

 

이렇게 돌아다니던 제우스와 에우로페는 마침내 크레타섬에 정착해서 세 명의 아들을 낳았는데 그중 한 명이 '미노스'입니다.

미노스는 크레타섬의 전설적인 왕이 되어 그가 만든 문명을 미노스의 이름을 따서 '미노아 문명(크레타 문명)'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그리스 문명을 미노아 문명부터 시작한다고 봅니다.

미노아 문명이 그리스 문명의 시초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미노아 문명이 서양 문명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하는 것에는 많이 동의합니다.

미노아 문명은 기원전 약 2000년경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탄생한 문명이자 서양 문명의 기원이 됩니다.

크레타는 배를 타고 쉽게 이동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소아시아(터키)와 교류했으며 도자기 제조술과 조각술이 뛰어났습니다.

14. 미노아 문명이 무너지고 태어난 새로운 문명, 미케네 문명

미노아 문명이 무너지고 그 자리에서 그리스의 새로운 문명이 태어나는데 그것이 바로 '미케네 문명'입니다.

미케네 문명을 일으킨 영웅도 역시 제우스의 아들인 '페르세우스'입니다.

미케네 문명은 고대 그리스의 해양 문명으로 기원전 1500년경부터는 지중해 동부의 해상권과 교역권을 장악했고 그리스 문명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줍니다.

미케네를 세운 영웅이 페르세우스인데 페르세우스 인생에 전환점이 된 곳이 세리포스 섬입니다.

라푼젤 이야기의 원조격이 페르세우스의 탄생이야기와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아크리시오스라는 사람이 아르고스에 정착을 해서 아르고스의 왕이 되는데 그에게 신탁이 내려집니다.

'너의 딸 다나에가 아들을 낳으면 그 아들에 의해서 죽임을 당할 것이다'

아크리시오스는 딸 다나에의 임신이 두려웠고 결국 다나에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막기 위해 청동탑에 가두어버립니다.

다나에는 영문도 모른 채 신탁으로 인해 감금당한 채로 꽃다운 청춘을 보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해집니다.

그때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었던 제우스는 아름다운 여인인 다나에게 감금당해 있는 것은 아름다움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하고 다나에를 찾아갑니다.

제우스조차 들어갈 틈이 없이 청동탑을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제우스조차도 그 방안으로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구스타프 클림트 <다나에>
구스타프 클림트 <다나에>

어떻게 들어갈지 고민을 하다가 제우스는 결국 '황금 소나기'로 변신을 해 그 틈새로 들어가서 다나에와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결국 다나에는 임신을 하게 되었고 놀란 아크리시오스는 다나에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고 다나에는 답합니다.

'사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비가 스며들더니 그 비가 황금 비였고 그분이 제우스였습니다. 이 아이는 제우스의 아이입니다'

아크리시오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아크리시오스는 나무궤짝을 짜서 다나에와 그녀의 아들 페르세우스를 집어넣었고 못을 박고는 그 나무 상자를 바다에 던져버립니다.

아크리시오스는 '나는 바다에 던져버린 것이지 죽인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세리포스
세리포스

그렇게 다나에 모자가 담긴 상자는 세리포스 섬까지 떠내려갑니다.

제우스의 부탁을 받은 포세이돈의 도움으로 떠내려가던 중 딕티스라는 어부가 다나에 모자가 담긴 상자를 발견하여 열어보니 거의 죽기 직전에 다나에 모자를 발견하고는 그들을 잘 보살펴서 기력을 회복하게 도와줍니다.

다나에의 아들이 무럭무럭 자라는데 그 아들이 바로 '페르세우스'입니다.

세리포스섬은 '폴리덱테스'라는 왕이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폴리덱테스는 어부 딕티스의 형이기도 했습니다.

동생 딕티스가 여성과 살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고 폴리덱테스는 딕티스를 찾아가는데 그때 다나에에게 반해버리고 맙니다.

다나에가 폴리덱테스의 청혼을 받아들이면 그곳에서 왕비로서 편히 살아갈 수 있었지만  다나에는 폴리덱테스의 구애를 거절하고 페르세우스를 잘 키우며 아들을 지켜냅니다.

폴리덱테스에게 페르세우스는 눈엣가시가 되었고 폴리덱테스가 페르세우스를 제거하기 위한 계략을 짭니다.

폴리덱테스는 성대한 만찬을 주최하여 사람들을 불러 모은 후 사람들에게 조만간 자신이 청혼할 사람에게 선물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모인 남성들 중에 청혼의 선물로 깜짝 놀랄만한 것을 제시한다면 인정해 주겠다며 묘한 경쟁심을 자극합니다.

폴리덱테스의 계략에 넘어간 페르세우스는 감당하기 힘든 약속을 하게 됩니다.

메두사
메두사

그 당시 가장 유명한 괴물 '메두사'의 머리를 쳐 오겠다며 호언장담하게 됩니다.

메두사의 눈을 보면 돌로 변해서 죽게 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또한 메두사는 생김새 때문에 무서운 존재로 알고 있지만 처음부터 무서운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메두사는 원래 아름다운 머릿결을 지닌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아테나 신전의 사제였고 그 신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 메두사에게 반해 그녀를 노린 신이 있었으니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었습니다.

포세이돈은 메두사를 강제로 취해버렸고 아테네 신전에서 벌어진 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메두사는 너무 억울하고 힘들어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신전의 주인이었던 아테네 여신은 강제로 당한 메두사에게만 화를 내며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메두사는 아테나의 저주로 머리카락은 뱀이고 파괴적인 눈빛을 가진 괴물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런 재앙과 저주를 받은 메두사는 사람들을 피해서 고립된 삶을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폴리덱테스는 이런 메두사의 머리를 베어오겠다고 한 페르세우스에게 뱉은 말을 지켜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결국 페르세우스는 메두사를 찾아 떠나게 되었고 아들 페르세우스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던 제우스는 그가 난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선물을 줍니다.

일단 싸울 때 사용할 칼을 선물하는데 크로노스가 우라노스를 거세할 당시 썼던 금속으로 만든 '파르페'라는 칼을 줍니다.

아테나 여신은 청동으로 된 방패를 선물합니다.

헤르메스는 하늘을 나는 신발을 선물로 줍니다.

님프들로부터 메두사의 머리를 담아 올 키비시스 가방을 선물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메두사가 어디에 있는지 그녀의 위치를 몰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메두사의 친 자매 중에 '그라이아이' 세 자매가 메두사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내게 됩니다.

그라이아이 세 자매는 태어날 때부터 노인의 모습이었고 눈과 치아가 하나밖에 없어 세 자매가 하나의 눈과 치아를 번갈아가면서 썼습니다.

페르세우스는 그라이아이를 찾아가 세 자매가 눈과 치아를 공유하며 밥을 먹고 있을 때 그라이아이의 눈을 빼앗았고 메두사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면 눈을 주겠다며 협박을 합니다.

이렇게 페르세우스는 메두사가 있는 곳을 알게 되었고 찾아갑니다.

메두사는 잠을 자고 있었고 페르세우스는 아테나 여신이 준 방패를 가지고 메두사의 위치를 확인한 후 메두사의 목을 벱니다.

원래 메두사가 포세이돈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메두사의 목이 끊어지고 그 목 부분에서 제우스와 메두사의 자식 '페가수스'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후 페르세우스는 페가수스를 잡아서 타고 다니게 됩니다.

페르세우스는 세리포스에 돌아와 폴리덱테스 앞으로 보란 듯 당당하게 나가서는 메두사의 머리를 베어왔다고 하면서 머리를 담은 가방을 보여줍니다.

그러자 폴리덱테스가 이를 믿지 못하고 메두사의 머리를 보여달라고 말합니다.

페르세우스는 보여줘서는 안 된다고 망설이자 폴리덱테스는 거짓말일 것이라고 확신이 들어 페르세우스에게 메두사의 머리를 보여달라고 계속해서 요구합니다.

이에 페르세우스는 메두사의 머리를 꺼내 보여주었는데 폴리덱테스는 메두사의 얼굴을 보고 돌로 굳어 사망하고 맙니다.

15. 페르세우스의 거역할 수 없는 비극으로 태어난 '미케네 문명'

하지만 이 이야기가 또 하나의 비극을 낳게 됩니다.

페르세우스 자신은 자신에 관련한 신탁 내용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버림받은 페르세우스는 외할아버지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아르고스에 도착합니다.

손자의 귀환 소식이 전해지자 아크리시오스는 겁을 먹고 손자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신탁이 점점 가까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아크리시오스는 도망을 가게 되고 지인의 장례식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리스 장례식에서는 조문객들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운동 경기였습니다.

페르세우스도 지나가다가 그 장례식에 들러 경기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 경기는 바로 '원반 던지기'입니다.

페르세우스가 던진 원반이 관중석으로 날아가고 옆 사람 발에 맞고 튕긴 원반에 맞아 행인이 사망하게 되는데 그 행인이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오스였던 것입니다.

아크리시오스가 운명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운명을 받아들였다면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페르세우스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외할아버지 아크리시오스를 죽였다는 것에 큰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원래는 아르고스의 왕위 계승자였던 페르세우스는 왕위 계승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아르고스와 가까운 새로운 곳에서 나라를 세우고 터전을 잡게 되는 데 이 새로운 도시가 바로 '미케네'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미케네 문명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렇듯 신화를 사용합니다.

제우스가 모든 계획하에 페르세우스라는 영웅을 내려서 미케네 문명을 탄생했다고 본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전성기였던 미케네 문명은 1876년 '하인리히 슐리만'에 의해서 발견되었습니다.

미케네 문명은 제우스가 내린 문명이라는 신화를 통해 만들어진 문명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이 됩니다.

그리스 문명은 그리스를 넘어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요르단 아프리카 터키
요르단 아프리카 터키

그리스 로마 지역이 아닌 곳에 그리스 로마 문명이 남아 있는 것은 그리스 로마 문명의 전파와 확산 속에서 나온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역사 속에서 신화를 받아들이고 어떻게 자신의 삶 속에 집어넣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태양계 행성
그리스 로마 신화와 태양계 행성

베르사체, 에르메스 등 브랜드 이름뿐만 아니라 천문학 용어에 쓰이는 별자리들 그리고 태양계를 지칭하는 이름들이 그리스 신들의 이름입니다.

우리가 여전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사실로는 믿지 않지만 그 이야기에서 나온 여러 가지 상징, 이미지, 이야기들은 서양문명 속에 여전히 숨 쉬고 있고 적어도 그리스 신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면 지금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출처: 벌거벗은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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