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을 읽고(책 리뷰/독후감)/루이자 메이 올컷
소설 [작은 아씨들]은 작은아씨들 3부작으로 알려진 작은 신사들, 조의 소년들과 함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대표작입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작은 아씨들은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며,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 글 속에서 응용되거나 차용되어 다뤄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저 또한 동명의 만화영화로 이 작품을 처음 접했습니다. 나름 내용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800여 페이지에 이르는 1, 2편을 모두 읽은 것은 처음이라는 것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읽으면서 이렇게 방대한 양이었던가 새삼스레 느꼈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정서나 가치관등도 있지만 지금은 눈살이 찌푸려지거나 의아한 사고방식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나 있어서 재미와 흥미뿐 아니라 혼란, 의아함, 불편함도 같이 경험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임에는 변함없는 사실이기에, 최대한 현재 나에게 그리고 많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일으키는 포인트들을 꼼꼼히 살펴보도록 해보겠습니다.
먼저 간단한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미국 남부의 작은 소도시에 마치목사와 마치부인의 딸 마거릿, 조세핀, 엘리자베스, 에이미 커티스(이하 메그, 조, 베스, 에이미)라는 네 명의 딸의 성장과 사랑의 서사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가난, 고통, 고난, 죽음이라는 인생의 고비를 <천로역정>이라는 소설 속 '크리스천'이 기어이 넘어 '천국'에 이를 수 있었듯이 네 명의 자매 또한 자신만의 천국에 도달하는 과정을 총 47개의 이야기 속에 잔잔히 그려냅니다. 아버지의 직업이 목사이기 때문에 더욱이 더 개신교적인 교훈포인트들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데, 종교가 없더라도 부담스럽거나 눈살 찌푸려지는 억지스러운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당시 미국의 시대상이 청교도적인 개신교적인 가치관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소설에서 그러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또한 이야기 곳곳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의 축복이며, 과업을 충실히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 부분도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삶이 무료해지고, 자의식이 파괴되고, 내가 일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재앙적인 사태까지도 초래될 수 있음을 극적으로 묘사해 좀 잔인한 면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베스의 죽음도 결국 네 자매가 며칠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자 했던 그 시기에 홈멜씨네 아이들을 무리하게 돌보던 베스가 성홍열이라는 전염병을 얻어 죽다 살아난 후, 결국 죽는 순간까지 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 자매들에게 고의는 없으나 결국은 베스가 죽는 원인의 단초가 되는 것이니, 다른 세명의 딸들에게 삶의 큰 가르침을 주는 변곡점이 됩니다. 하지만 작가는 죽음 또한 천국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을 가장 먼저 데려간다라고 하는 부모님의 말을 통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신의 축복으로 승화합니다.
[작은 아씨들]은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인 1868년에 출간된 소설입니다. 때문에 남북전쟁의 참상이 작품의 곳곳에 묻어납니다. 네 자매의 아버지 마치 목사는 자원해서 전쟁에 참전하는데,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 곧 나라를 위하는 것이라고 여겼으며 혹여 전쟁 중에 죽더라도 그 죽음은 헛되지 않고 길이 빛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소중한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남북전쟁이 흑인 노예의 해방과 관련이 있는데,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첫 딸 메그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집안의 대소사를 함께 한 가족과도 같은 해나아줌마의 존재를 통해 흑인의 자유를 소극적으로 대변하는 듯 보입니다.
자매 중 메그는 어린 시절 부유했던 삶을 기억하며 그 삶을 동경합니다. 동생들에게 헌신적이지만, 좋은 드레스를 입고 예쁜 구두를 신고 우아한 머리스타일을 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가난한 현실에 좌절하고, 부유한 상류층들이 자신에 대한 평판에 신경을 곤두서고 살아가는 여성입니다. 하지만 기본 성향이 온순하고 큰딸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그녀이기에 현실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던 중 이웃집 대저택에 사는 로리의 가정교사인 존 브룩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여 쌍둥이 아들, 딸을 낳고 살아가는데, 가끔은 보수적인 남편에 서운해서, 때로는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삶에 지쳐서 부부싸움을 하지만 마치 부인의 현명한 가르침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갑니다. 메그는 처음에는 존브룩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부인합니다. 하지만 존이 가난하지만 메그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인 데다가, 마치 대고모가 그의 흠을 잡아 까내리는 잔소리를 듣자 얼떨결에 자신도 모르게 그를 감싸고 두둔하며 결국 결혼에 성공합니다. 꿈꾸던 결혼은 아니었지만 메그는 사랑스럽고 가정에 충실한 현모양처를 꿈꿉니다. 하지만 해나 아줌마에 전적으로 의지해서 서툰 집안살림 때문에 우당탕탕 새댁으로 눈물짓고 속상해합니다. 부부란 사랑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렵고, 헌신과 노력이 뒤따라야 함을 알게 되고, 서로에게 누구랄 것도 없이 먼저 다가가 손 내밀고 용서를 구합니다.
조는 작가 자신을 투영시킨 인물입니다. 당차고 똑 부러지지만 성미가 급하고 가끔은 고약스러운 면도 있어서 좌충우돌하는 천방지축입니다. 시간만 나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작가를 꿈꿉니다. 가끔은 가족과 돈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숨기기까지 하면서 세속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수요가 있기에 공급이 있다는 핑계로 그런 작업을 이어가던 중 베어교수를 만납니다. 그는 그러한 글을 아이들에게 절대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분개하는데, 이때 조는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그런 글을 부끄러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그동안 써두었던 소설을 모두 불태워 버리고 급기야 글 쓰는 일도 멈춰버립니다. 그렇게 멈춰서 생각하고, 다른 글들을 읽고, 수많은 경험을 한 후 비로소 쓴 글에 사람들은 찬사를 보냅니다. 조는 의아합니다. 이렇게 사소하고 하찮은 글을 왜 사랑해 주는지 당체 모르겠기 때문입니다. 화려하고 호화롭고 현란한 것들을 쓸 때보다 그녀의 삶 그 자체였던 평화롭고, 아름다운 것들, 때로는 지루하기까지 한 일상을 담아낸,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그녀의 목소리로 담았기 때문에 사랑을 받았던 것입니다. 글은 솔직하고 거짓은 독자들에게 순식간에 들켜 비린다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게 됩니다.
조는 로리에게 사랑고백을 받지만, 그와 자신이 너무 즉흥적이고 자유를 갈망하는 성격이라 매사에 부딪쳐 싸우게 될 것이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깊이 받아들여 거부합니다. 조는 단언합니다. 로리뿐 아니라 어떤 사람과도 사랑해서 자유로운 삶에 종지부를 찍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단짝 베스가 죽은 후, 극한의 외로움을 느끼며 자신의 곁에도 사랑하는 사람이 함께 하는 삶을 꿈꿉니다. 함께 토론하고, 배우고, 헤쳐나가 결국 그녀가 꿈꾸는 꿈을 함께 할 그런 사람말입니다. 어느 날, 베어교수가 조의 앞에 나타났고, 조는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그가 떠나는 것이 너무나 슬프다는 사실을 그에게 고백합니다. 베어교수 또한 조를 사랑하고 있었고 둘은 지금 당장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할 수 없지만, 서로 먼 곳에서 때가 오길 기다리기로 합니다. 극적으로 마치 대고모가 죽은 후 대저택 플럼필드를 유산으로 남깁니다. 조는 이곳에서 평생의 꿈을 펼치려 합니다.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고아들을 모아서 '학교'를 운영하기로 했고, 그곳에서 남편 베어와 부모님과 함께 아이들을 돌보며 평생을 살아갈 것을 결심합니다. 이 뜻에 모든 마치가의 사람들이 십시일반 자신의 뜻을 보태며, 조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꿈 속에서 여생을 보냅니다.
베스는 여리고 착하고 순종적이며 가족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헌신적인, 불후한 이웃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가녀린 힘이나마 보태고 마는 선한 인간입니다. 실제로 작가의 어린 시절 죽은 자매를 모티브로 만든 것으로 추측됩니다. 소설에서도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쓸 수 없는 모습이라며 베스가 죽는 순간의 모습을 처연하고 고요하고 서글프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조는 베스가 로리를 짝사랑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로리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도록 뉴욕으로 떠나버리는데, 나중에 그것이 조의 착각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베스는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며 서글피 울거나 슬프고 기운 없이 창밖을 내다보았던 것이 아니라, 점점 생의 기운을 다해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가족 중 가장 먼저 이를 알아챈 조는 베스의 간호에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지만, 베스의 죽음을 막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조는 베스가 죽는 순간까지 그녀의 곁을 지키며, 죽는 길이 외롭거나 두렵지 않도록 지켜주었고 베스의 짧은 삶이 결코 헛된 것만은 아님을 알게 해 줍니다. 조는 소설을 쓰는 것보다 가족을 위해 사는 삶이 진정하고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삶이라는 것을 베스를 통해 알게 되었고, 죽기 전 베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베스는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로 살다 간 인생에 대해 후회 없이 사랑하는 신의 곁으로 돌아가는 것을 덤덤히 받아들입니다.
에이미는 낮은 코 이외에 외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탐스럽고 곱슬한 금발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나이에 비해 조숙했던 탓에 늘 자신의 어휘력보다 더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말을 구사하고자 하는 바람에 말실수를 하곤 하지만, 그 모습조차도 귀여워 가족들을 항상 웃음 짓게 하는 막내딸입니다. 에이미는 어릴 때부터 화가를 꿈꾸며, 상류층으로 신분 도약을 꿈꿉니다. 때로는 저속하게 돈 많은 사람을 밝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솔직하고 진솔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늘 사랑을 받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에 극도로 예민했던 조와는 달리 에이미는 흔쾌히 부족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받아들이고 말과 행동을 단속하며 다른 이의 기분을 상하지 않도록 신경을 썼던 탓에 캐럴숙모의 눈에 들어 세계여행을 함께 하는 행운을 거머쥐게 됩니다. 타향살이가 길어지면서 향수병이 생기려던 차에 에이미와 로리를 프랑스에서 서로에게 2번째 인상을 받게 됩니다. 늘 오빠 동생 사이로 이성적인 감정이라고는 없었던 둘 사이에 그동안 서로에게 감춰졌었던 매력들이 보이며, 사랑이 싹트게 되는 듯 하지만 에이미는 로리가 언니 조를 짝사랑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천하태평으로 하는 일 없이 방랑하며 사는 로리에게 게으르고 빈둥대는 로리를 조언니가 좋아할 리가 있겠느냐며 잔소리를 퍼붓지만 자꾸만 생각나는 로리의 얼굴을 지울 수 없음을 발견합니다. 로리 또한 조에 대한 미련을 떨치기 어렵지만, 떠나 있는 동안 에이미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여행 중 둘은 혼인신고까지 올립니다. 에이미가 여행 중 후견인 역할을 하는 캐럴숙모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방법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네 자매는 이렇게 십 대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갑니다. 여인으로서 짊어져야 하는 고난과 고행의 무게가 적지 않음에도, 신이 내린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가족의 평화와 건강을 위해 헌신하고 애정을 다 바칩니다. 핵가족화가 가속화되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대에 이르러 가족의 해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온 가족이 염원하던 학교를 건립하고 서로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기꺼이 내어놓고, 조금은 손해를 보는 삶의 의미를 깨우치게 하는 모습을 보며 새삼스럽게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가족소설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이루어나가는 모습을 보며 사랑이 결코 찬란할 수만은 없음을, 때로는 구질구질하고, 때로는 유치하고, 때로는 이기적이기까지 하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이 모든 것을 함께 이겨내는 것 또한 사랑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돈과 명예와 같은 것을 쫒기보다 삶에 충실하고, 내 마음을 온전히 바라보고 그 속에서 우러나오는 무엇인가가 있을 때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나는 무엇 때문에 사는지 어렴풋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아래는 책 속에서 찾은 간직하고 싶은 문장들입니다.
얘야, 이 놀이는 나이와 상관없단다. 사실 우리는 여러 다양한 방식으로 언제나 이 놀이를 하고 있거든. 자, 짐이 여기 있고 길이 앞에 펼쳐져 있어. 선함과 행복을 갈망하는 마음이 우리를 안내해서, 수많은 고난과 실수를 극복하고 진정한 '천사의 도시'에서 누리는 평화로 이끈단다. 자, 나의 어린 순례자들아, 순례를 다시 시작해 보면 어떨까? 놀이로서가 아니라 진지하게 말이야.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전까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보자.
킹씨네에는 그토록 원하는 온갖 것들이 다 있었다. 가엾게도 메그는 불평하진 않았지만 가끔은 세상이 불공평하고 사람들이 야속하게 여겨졌다. 삶이 행복해지는 축복을 자신이 얼마나 풍족하게 받았는지 아직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베스처럼 얌전하고 조용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구석자리에 앉아 있다가 자신이 필요해질 때 나서고 다른 사람을 위해 기운차게 살아간다.
부자들도 가난한 사람들만큼이나 걱정거리가 많은 것 같거든.
불만이 느껴지면 너희가 받은 축복을 떠올리고 감사해 보렴. 자매들은 불평하지 않고 이미 받은 축복을 누리며 축복받을만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기로 했어. 축복이 늘기는커녕 완전히 사라져 버리지 않도록 말이야.
외롭고 애정에 굶주린 소년이 눈빛에 조는 마음이 아팠다. 조는 무엇이든 잇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배웠기에 매사를 의미 있게 생각했고, 열다섯 살이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고 솔직했다. 아프고 외로운 로리를 보자 가족의 사랑과 행복 속에 사는 자신이 정말 부자로 느꼈고 그 사랑과 행복을 나눠주고 싶었다.
자매들은 자존심을 버렸고 어느 쪽이 더 많이 베푸는지 생각하지 않고 서로 우정을 나누었다.
베스는 마음껏 즐길 수 있었고 그토록 바라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는, 아무도 누릴 수 없는 행운이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녀는 이렇게 현재의 축복에 감사했기 때문에 더 큰 축복이 찾아온 것이리라. 이유야 어쨌든 베스는 둘 다 받을 자격이 있었다.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내고 감사하는 마음은 자존심을 이긴다.
네게는 훌륭한 재능과 장점이 많은데, 그걸 뽐낼 필요는 없단다. 자만심은 최고가 천재들까지도 망가뜨리거든. 진정한 재능이나 선함은 오래지 않아 눈에 띄는 법이야. 설령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재능과 선함이 있고 그걸 잘 활용할 줄 알면 충분해, 모든 재능 중에 가장 힘이 막강한 건 겸손이다.
재능이나 품위는 태도와 말에서 저절로 드러난단다. 겸허해도 말이야. 그러니 일부로 보여주려고 할 필요가 없어.
사랑하는 딸아,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했단다.
조, 우리 모두 저마다 시험에 든단다. 너보다 더 큰 시험에 드는 사람들도 있어. 그 시험을 이겨내느라 평생을 바치는 경우도 많아. 넌 네 성격이 세상에서 가장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 엄마도 예전에는 너와 비슷했단다. 난 그 성격을 고치려고 40년 동안 노력해서 이제 겨우 화를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조, 난 평생 거의 매일 화가 났지만 그걸 드러내지 않는 법을 배웠지. 여전히 화라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단다. 그러려면 또 40년이 걸릴지 몰라.
좋은 남자를 만나 사랑하는 일은 여자의 인생에서 무척 멋진 일이야. 나는 내 딸들이 이 아름다운 일을 경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메그, 그때를 바라고 기다려야 마땅하고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지. 그래야 행복한 때가 왔을 때 의무를 해낼 수 있고 그 기쁨을 누릴 수 있거든.
어머니가 로리 너에게는 동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어. 동기만 찾으면 분명 멋지게 해낼 거라고.
지푸라기를 보면 바람이 부는 방향을 알 수 있지. 이 상처들을 보면 네가 지난날을 어떻게 보내왔는지 보이니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변함없이 사랑하겠다고 맹세해 놓고서, 아내로서 남편이 번 돈을 함부로 써버리고 그의 가난을 들췄다. 메그는 남편이 가난하기 때문에 그를 더 사랑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가난이 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난 속에서 힘과 용기를 얻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헤쳐왔고, 원하는 것들에 대한 갈망을 당당하게 참아내고 얻지 못해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다.
난 개혁가가 좋고 가능하면 그렇게 되고 싶어. 비웃음을 받아도 그들 없인 결코 세상이 돌아가지 않아. 넌 관습에 메어있고 난 그렇지 않으니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 난 최선을 다해서 가장 의욕적인 시간을 보낼 거야. 모욕과 고함을 꽤 즐겨야 할 테지만.
아, 아무것도 모르겠어. 잠시 멈춰서 기다렸다가 도 다시 시작해야겠어. 그리고 아무래도 더 잘할 자신이 안 생기면 '길거리에서 진흙이나 쓸어야지'. 어쨌든 그건 정직한 행동이니까. 그녀는 펜을 놓은 사이에 독일어뿐 아니라 다른 것도 배웠고 자신만의 감각적인 이야기를 쓸 토대를 쌓아 나갔다.
한 아이에게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하라고 가르침을 준 부모님은, 이제 다른 아이에게 실망하지 말고 불신하지 않은 채 삶을 받아들이고 삶의 아름다운 기회들을 감사히 여기며 힘차게 사용하도록 가르친 것이다.
진실이 있잖아 , 조. 그게 비밀이야. 유머와 감동이 있어서 글이 생생하고 드디어 네가 너한테 맞는 방식을 찾은 거야. 명예나 돈을 생각하고 쓴 게 아니었잖아. 진심을 담았고. 우리 딸, 고생한 시절이 있었으니 이제는 열매를 딸 때구나.
그런 질문을 할 정도로 자랐다면 진정한 대답을 얻을 만큼 충분히 성장한 거예요. 난 내 생각을 아이머릿속에 집어넣으려는 게 아니라 이미 그 속에 있는 것들이 펼쳐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것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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