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돈벌러와 함께하는 생활의 팁

우울증, 인간의 생존 전략 중 하나

반응형

우울증, 인간의 생존 전략 중 하나

1. 우울증, 흔하지만 가볍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질병

 

우울증은 전 인류가 경험하고 30%가 앓는 감정으로 때로는 이것 때문에 목숨을 잃지만 이것 때문에 공동체는 결속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 있어 가장 흔한 정신장애는 공포와 불안과 같은 불안장애이며,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정신장애는 바로 우울장애입니다.

10명 중 2~3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우울증 경험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우울증은 흔한 병입니다.

에리히 프롬
에리히 프롬

에리히 프롬이라는 정신과의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울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감각에 대한 무능력이며 우리의 육체가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어있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다. 우울한 사람은 만일 그가 슬픔을 느낄 수만 있어도 크게 구원받을 것이다

 

우울장애에 대한 심한 사회적 편견이우울증 치료를 막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한국, 일본이 포함된 동아시아 사회가 우울증에 대한 편견이 심한 편입니다.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분위기였으며, 취직을 앞두고 있는 20대들의 경우 특히 취직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아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을 숨기곤 합니다.

2,000년에 우리나라만큼 심각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후생성에서 '우울증은 감기만큼 흔하기 때문에 우울증 때문에 힘들다면 언제든 병원에 가도 된다'는 내용의 '마음의 감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우울증은 보통 사람들과 다른 심각한 병이 아닌 누구든 걸릴 수 있는 흔한 병이라는 인식 개선을 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이 감기면 병원 안 가도 낫지 뭐'라고 생각하며  우울증을 너무 가볍게 접근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은 감기보다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힘든 병입니다.

2. 우울증, 힘든 개인이 공동체에 보내는 구조신호

불안과 공포 덕분에 위험에서 대피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이득이라도 있는데 우울증은 도대체 인류에 무슨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하지만 어떤 이득도 없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우울증은 힘든 개인이 공동체에 보내는 구조신호

 

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제법 등장하고 있습니다.

3. 산후우울증, 엄마의 자원 요구 전략

대표적인 예가 '산후우울증'입니다.

출산 직후 산모의 85%가 우울감을 경험(Baby Blues)한다고 되어 있고, 심각한 우울장애를 호소하는 산모도 7~13%로 적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일부는 판단력을 잃고 영아살해 또는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에드워드 하겐이라는 인류진화학자가 왜 산후우울증을 앓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됩니다.

산후의 우울감은 아이를 잘 키우기 어려운 환경에서 심해진다

엄마는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남편, 부모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만일 누구도 엄마의 육아를 돕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상황에서 엄마는 아이를 키울지 아이를 포기할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우울증을 통해 주변사람들에게 '너희와도 관련이 있는 이 아이를 키울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고 도움을 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이런 신호를 받고 주변 사람들이 엄마의 양육을 돕는다면 엄마와 아이는 모두 생존하는 것이고, 도움이 전혀 없다면 엄마는 차라리 아이를 포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비정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새로 태어난 자식 때문에 이미 낳은 자식이 위험해질 수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소 비정해 보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에드워드 하겐의  '엄마의 자원 요구 전략'가설입니다.

이러한 산후우울증은 의식적인 선택이 아닌 양육을 앞두고 무의식적인 반응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회에서 '산후우울증'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뭔지는 모르지만 엄마들이 아기를 키우기 어렵다는 구조 신호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4. 공동양육가설

과거보다 의료, 경제 수준이 나아졌지만 산후우울증이 왜 더 심해졌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양육자가 많은 대가족 형태의 가족 구성이었다면, 점점 핵가족화되어 가고 그 내에서도 여성이 양육을 전담하는 구조속에서 엄마가 느끼는 양육에 대한 부담감의 중가를 우울증 증가를 통해 도출해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엄마 외에 육아 참여자가 있을 때 아이의 생존율이 높아진다는 것이 '공동양육가설'입니다.

과거에는 엄마뿐 아니라 여러 명의 공동양육자들이 키웠지만 지금은 그것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5. 왜 말이 아닌 우울증으로 구조신호를 보내는가?

5. 1 신체를 통한 즉각적인 전달

말보다는 신체를 통해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반응들이 훨씬 더 호소력이 있습니다.

5. 2 언어는 비교적 최근에 발달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 언어를 지금과 같이 사용하게 된 지가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포유류가 등장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1억 만년 전, 최소 6천만 년 전이고 인류가 300만 년 전에 등장했는데 언어를 사용한 것은 길게 잡아도 30만 년 전이라는 가설이 지배적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아주 오래된 전략이 바로 '우울'이었던 것입니다.

산후우울증을 앓는 엄마에게 말로 표현하라는 것은 공포라는 본능에 대해 참으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격입니다.

주변에 아이를 낳은 산모가 있다면 육아에 필요한 선물도 주고, 필요한 것은 없는지 말이라도 건네주거나 양육을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산후우울감은 줄어들 것입니다.

산후우울증 위험을 알리기 위해 미 의회에 선 브룩 실즈
산후우울증 위험을 알리기 위해 미 의회에 선 브룩 실즈

첫 딸을 낳은 후부터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겪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비극은 내가 산후우울증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2007년 5월, 미 의회에서 브룩 실즈>

 

이후 미국에서는 산후우울증 선별검사를 법으로 규정했으며 모든 산모에게 우울증 선별검사를 받도록 권고합니다.

6. '비자발적 패배전략'으로서의 우울증 

문제는 아기를 낳은 것이 아니라 양육을 위한 자원도 많이 필요한 상태가 아님에도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람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디서나 신입생, 신병 혹은 신입사원들은 어깨도 움츠러들고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며 말투도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하는 등 비슷한 행태를 보입니다.

왜 사회 초년생들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요?

낯선 사람과 만나고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면 사람들은 우울 전략을 취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비자발적 패배전략'이라고 합니다.

신입생, 신병 혹은 신입사원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경험이 적고 상황을 잘 모르는 개체라면 우울한 반응을 통해서 자신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상황을 탐색하는 기간을 확보하는 등의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https://donbuller.tistory.com/entry/번아웃

 

번아웃을 이기는 마음챙김, 명상의 힘

번아웃을 이기는 마음 챙김, 명상의 힘1. 당신은 꼭 살아야만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 한낱 하찮은 나란 존재가 과연 살아있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고 가끔 혹은

donbuller.tistory.com

이러한 비자발적 패배전략으로서의 우울증은 분명 진화의 산물이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가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선 경험자들과 선배들이 힘들어하는 신입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주면 힘이 될 것입니다.

 

<출처: 어쩌다어른/ 박한선 박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