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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러와 함께하는 생활의 팁

[감정 문해력 수업] 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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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nunchi)란?

회식을 앞두고, 상사가 총무를 맡은 직원에게 "알아서 적당히 시켜놓으세요."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면 총무는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있는지, 비건이 있는지, 무엇을 선호하는지 등 각각의 취향을 기억해 내 메뉴를 정합니다.

상사가 말한 '알아서 적당히'의 의미는 '눈치껏'이라는 말입니다.

한국인은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맥락과 상황에 맞는 의도를 '눈치껏'알아차립니다.

서양권에서는 '눈치'가 생소한 개념입니다.

 

영국의 일간지에서는 '눈치'를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순간적으로 간파하는 미묘한 기술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마음

재치와 지각력, 이해력

한국에서 유독 '눈치'가 발달한 이유는 한국이 에둘러 말하고 줄여 말하는 데 익숙한 사회, 즉 '고맥락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고맥락 사회'에서는 의사소통을 할 때 문맥에 큰 비중을 둡니다.

여기서 문맥이란 분위기, 말투, 전후 맥락 같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합니다.

'고맥락 사회'이다 보니 자주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동료와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상사에게도 같이 갈지 물었는데 상사가 "아니야, 꼰대가 같이 가면 불편하잖아?" 이렇게 대답하면 어떨까요?

상사가 짓궂게 장난치는 것일 수도 있고 같이 가고 싶지만 괜히 푸념을 늘어놓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듣는 이는 정확한 의중을 알 수 없어 난감해집니다.

한 달 전 약속을 잡은 지인이 전날 연락이 와서 "괜히 나 때문에 바쁜데 시간 뺀 거 아니야? 바쁘면 다음에 볼까?"라고 하면 어떨까요?

약속을 취소할 심산으로 하는 말인지, 정말 나를 배려해서 물어보는 것인지 의도를 알 수 없어 고민하게 됩니다.

'고맥락 사회'에서는 상대의 감정을 읽는 것이 경쟁력입니다.

모호한 말에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는 방법, 섬세하게 내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1. 구체적인 언어로 말하기 

대화를 나누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구체적인 언어로 말한다는 것입니다.

 '예쁘다'는 말 대신 '오늘 입은 옷 잘 어울린다.'

 '맛있었다'는 말 대신 '네가 굽는 삼겹살이 제일 맛있어'라며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합니다. 

구체적인 언어는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언어로 표현된 장면은 상대방의 마음에도 한참을 맴돕니다.

'막힘 없이 발표하는 모습, 준비가 잘 되어 보여서 좋았어.'와 같이 업무를 할 때도 구체적인 언어로 피드백을 주면 '고생했다, 수고했다' 같은 말보다 훨씬 길게 마음에 남습니다.

같은 말도 어떻게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봅니다.

2. 주어와 동사로 말하기

'그거 좀 알아봤어?'와 같이 주어 없는 말을 갑자기 툭 던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모르면 경우의 수를 하나하나 따지느라 에너지를 쏟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동사로만 말을 해서 듣는 이를 긴장 상태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바빠?'와 같이 말하면 상대방은 '지금 보자는 건가?''내가 뭘 잘못했나?' '부탁할 게 있나?'이런 식으로 생각하며 긴장을 하게 됩니다.

'바빠? 과제 관련해서 물어볼 게 있는데, 통화 괜찮아?'와 같이 질문의 의도를 한 두 문장만 더 추가해 준다면 듣는 이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심리적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당연히 내 마음을 알 거라고 생각하거나 그간의 상황으로 눈치껏 알아듣길 바라며 동사만 툭 던지는 습관은 상대의 에너지를 빼앗습니다.

그저 한 두 문장 더 말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에너지를 아끼고 훨씬 마음 편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3. 가끔은 침묵이 위로가 된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아는 척을 하거나, 나의 이야기를 덧댑니다.

이때 내가 건네는 공감이 정말 상대방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지식을 드러내기 위한 것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그냥 '말이 없는'사람이 되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억지로 후한 리액션을 던지지 않고 그저 듣는 쪽을 택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중 모르는 부분도 많았다는 사실을, 상대와 나의 세계에는 전혀 다른 맥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가끔은 그저 모르는 척이, 조용한 침묵이 훨씬 큰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4. 당당하게 눈치 보기

한 연예인이 '다른 사람 눈치를 덜 보는 방법이 있을까요?'라는 팬의 고민에  '눈치를 본다는 건 장점인데요? 눈치를 안 보는 것보다 보는 게 나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눈치를 좀 보라'는 일침이었습니다.

우리는 '눈치를 본다'라는 말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그래서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해지자'는 말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눈치를 보는 것'과 '당당하지 않음'이 같은 개념일까요?

눈치를 볼 줄 안다는 것은 순간순간을 읽어내는 섬세한 시선을 가졌으며 분위기를 살피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위축될 필요도 주눅 들 필요도 없습니다.

나 눈치 좀 보는 사람이라고 당당히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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