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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투자 바이블(책리뷰/독후감/제시 리버모어 지음/리처드 스미튼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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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투자 바이블(제시 리버모어 지음/리처드 스미튼 해설)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투자 바이블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투자 바이블

내가 주식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2년 무렵이었다. 당시에는 예금 금리가 꽤 높았던지라(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1년 정기예금도 8% 가까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적금으로 약 2년간 목돈을 마련하였고 이후 적금은 이벤트성(BTS적금과 같은)으로 일회적으로 소액 불입한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도 금융자산은 거의 대부분 주식형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성격이 치밀하지 못하고 숫자공포증에 가까울 정도로 기본적인 셈을 하는 것조차 계산기를 동원해야 할 만큼 숫자에 약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내가 주식으로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나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 내가 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부전공한 것만큼이나 믿기지 않는 진실인 것이다. 다만 제시 리버모어처럼 추세를 읽는 능력과 촉은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기다리는 것을 참 잘하는 성격이 주식을 하는데 이점으로 작용한 것은 아닐까 하고 추측해보곤 한다.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투자 바이블은 주식에서 거둔 성과에 비해 피터 린치, 워런 버핏과 같은 인물들보다 세계적인 유명세를 덜 타고 있는 제시 리버모어가 일생동안 축척해 온 주식 투자와 데이터 관리 방식과 주의 사항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으로,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주식 관련 책 중에서는 손에 꼽을 만한 책이라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가운데 하나라 소개해볼까 한다.

 

제시 리버모어가 차트 분석을 주로 하는 기술적 매매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은 어떻게 보면 너무 원론적인 내용만을 다룬 것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는 내용이며, 같은 내용을 챕터별로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식이란 시간이 지나도 감정에 좌우되는 결정을 일삼는 인간본성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지켜야 할 원칙과 주의사항은 늘 동일하지만, 수많은 주식거래 기법이 개발되고 거래방식이 간소화되고 접근이 용이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에게 돈을 벌었다는 사람보다는 잃었다는 사람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탐욕과 공포를 대하는 인간 본성의 한계로 인하여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래서 알면서도 늘 실수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주식거래에 있어 지켜야만 하는 기본원칙에 대해서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또 반복하여야만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20년이 넘는 기간 주식을 해오면서도 탐욕과 공포, 무지와 자만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하루에도 수없이 넘나들며, 나 자신과 애증의 종목들과 우연과 필연의 조화로 말미암은 국제정세와 전투를 치르는 흡사 전사와도 같은 나날을 보냈다. 사실상 주식전문가 집단인 펀드매니저가 관리하는 '펀드'를 했던 이천 년대 초중반에 가장 많은 돈을 벌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종목과 싸워 이기고픈 알량한 자존심과 이길 수 있다는 허무맹랑한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오늘도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개미로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주식시장에서 직접 구르며 경험을 통해 속속들이 경험한바, 읽으면서도 '그렇지 , 그래 맞아' 하면서도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아 오늘도 그렇지 못했어'라는 푸념과 후회를 거듭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누가나 알면서도 또 누구든 한 치의 오차 없이 지켜내기 어렵기에 주식으로 돈을 꾸준히 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지금부터 제시 리버모어의 주식 원칙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1.  물타기 금지

이른바 물타기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단가를 낮추려는 매수행위를 금기하는 이 원칙이 사실상 일반 투자자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최대한 싸게 사고 어떻게든 비싸게 팔고자 하는 본능을 이겨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시 리버모어는 신고가 종목에 주목한다. 최소 저항선을 거래량이 실리면서 돌파하는 '매수전환점'에 매수를 시작해서 자신이 처음에 그 종목에 정해 놓은 투자금액을 분할해서 매번 매수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수를 해야 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A라는 종목에 총 1000만 원을 매수하기로 했다면, 매수전환점 포착 시점에 200만 원, 5% 상승한 시점에 200만 원, 또 5% 상승한 시점에 200만 원, 또 5% 상승한 시점에 400만 원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경험상 정말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보통 신고가를 뚫은, 거래량이 대량으로 실린 종목은 급등을 하기 때문에 그 순간 정신을 온전히 가다듬고 매수 타점을 잡는다는 것이 어렵다. 계속해서 오르내리는 숫자와 그래프의 대환장 파티 속에서 원하는 가격을 정하여 원하는 매수량을 선택하여 매수 버튼을 누른다는 것은 생각만큼, 아니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제시 리버모어는 내가 한 종목에 투자하여 바로 상승하지 못하고 묶여 있는 동안 다른 상승 종목을 매수하여 즉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비용을 놓치는 일에 대해서 경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보통의 투자자들은 -나를 포함하여- 현재 고점 대비해서 반토막 이상으로 가격이 하락해 있는 종목에 눈이 가게 마련이다. 낮은 가격에 잘 사서 기다리면 언젠가는 오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전략은 소위 횡보하는 장에서는 어쩌면 통할 수도 있겠지만-낮은 가격에 사서 조금 오르면 파는 방법을 되풀이하며- 상승국면에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방법이다. 종목을 잘못 선택해서 가지고 있는 자산을 몰빵까지 해놓은 상태라면, 다른 종목들이 매일 빨간불이 들어와 있는 동안에 자본이 묶여 투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 박탈감과 실제 내 계좌의 잔고만 파란불이 들어와 있는 것만 같은 극한의 공포와 내 돈인데 내 돈이 아닌 상태에서 왠지 졸지에 거지가 되어 버린 것 같은 존재의 쪼그라듦을 한꺼번에 직면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손절매 구간 설정

물타기 금지라는 말은 반대로 이른바 불타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제시 리버모어는 자신의 판단이 옳지 않았다고 판단되면-매수 후 5% 이상 하락하는 경우와 같이- 신속 정확하게 손절매를 할 수 있도록 투자 전 미리 손절매 구간을 설정해 놓으라고 조언합니다. 10% 이상 하락한 종목을 계좌에 가지고 있는 것을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매수 후 즉시 손절매 구간에 매도될 수 있도록 매도 예약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보통 급등하다가 조정이 들어갈 때 손 쓸 수 없는 속도로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이미 내려가는 중에 매도 타점을 잡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감정조절까지 해야 하기에 버겁습니다. 속된 말로 멘털이 털려 이도저도 못하고 나락으로 가고 있는 나의 종목을 쳐다만 보고 있어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손절매는 눈에 흙이 들어와도 못하는 사람-나를 포함-들이 많습니다. 누구든 손실을 보면서 팔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고, 이를 실천하는 일은 참으로 괴롭습니다. 그런데 보통 손절매를 못해서 50% 내외의 손실을 보고 강제로 장기 투자하게 되는 경우, 회복국면에 상승추세를 맞게 될 때 신속히 이를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 십상입니다. 또한 묶여 있는 자본으로 인해 놓치는 기회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에서의 손절매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3. '전환점'이 포착되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기

여기에서의 인내심은 위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수 후 주가가 급락하였으나 손절매를 하지 못하고 강제로 장기투자자로 전락하여 어쩔 수 없이 매수가 이상으로 올라올 때까지 언제까지이고 기다린다는 의미의 인내심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시 리버모어가 말하는 인내심은 '전환점'(매수 시에는 거래량이 급증하며 상승 탄력이 붙는, 공매도시에는 거래량이 급증하며 하락 탄력이 붙는)이 올 때까지 거래를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식을 안 해본 사람은 몰라도 일단 주식으로 매매차익실현을 해 본 사람이라면 마치 도박에서 판돈을 걸어 일확천금을 딸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으로 한 판도 쉬지 않고 달리고 싶은 마음과 같이, 주식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매를 하고자 하는 욕구를 잠재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시 리버모어는 때가 아닌 때에는 잠시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더 큰 기회를 얻기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쉬운 것 같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입니다. 

4. 감정 통제하기(희망과 공포 조절하기)

주식에서 공포심 못지않게 자제하기 어려운 것이 희망입니다. 매수보다는 매도가 어려운 것이 희망 때문입니다. 오르고 있는 중에 팔 수 있는 것은 엄청난 결단이 필요한 일입니다. 어 오를 것 같은 희망, 여기서 팔게 되면 더 벌 수 있는 기회를 걷어차버릴 것만 같은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되어 적절한 타이밍에 매도를 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사람은 누가나 최저점에 사서 최고점에 팔고자 합니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야 한다'는 격언인데, 이 또한 누가나 알고 있는 원칙이지만 지키지 못합니다. 자만에서 비롯된 희망과 무지에서 비롯된 공포는 한 끗 차이입니다. 사람들은 아직 달성하지도 않은 꿈을 꾸며 희망에 부풀고, 걱정에 휩싸입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쓸데없는 감정소모를 하는 것입니다. 이익은 무조건 옳은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는 수시로 찾아올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적절한 수익실현과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지켜보고 있어야 합니다. 

 

숫자에 약한 내가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주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주식을 잘할 수 있기 위해서는 각종 수치와 그래프, 재무제표분석과 업황 분석과 같은 미시적인 지식뿐 아니라 유망한 분야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선구안과 같은 거시적 안목을 가져야 하며, 심리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감정통제력과 끊임없는 수련이 필요합니다. 이는 흡사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기술점수와 예술점수를 따내기 위해 육체와 정신을 모두 통제해 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식대가들의 책뿐 아니라 인문학 서적을 읽어 복잡한 정세를 한눈에 파악해 내는 통찰력을 키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소설 속에서도 삶의 지혜를 구할 수 있고, 풍부한 상상력은 무한에 가까운 자산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주식은 부수적인 수익창출 수단이 되어야지, 전업투자자로 살아가는 것은 보통의 결기와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기적인 수입원을 가지고 있어야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최대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소득을 벌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는 것은  확실히 장기적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가능성을 높일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유사 이래 가장 위대한 투자자
시장은 변한다. 그러나 인간 본성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투기가 투자로 변질되게 하지 마라
비자발적 투자자가 되지 말라
선도주를 따르라.
문어발식 매매를 하지 말라.
어전 매수가격보다 높은 가격일 때 추가 매수
이전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이 아니라면 추가 매도하지 않는다.
내부정보를 경계하라. 내부정보라면 어떤 건이든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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