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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지옥 편 내용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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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지옥 편 내용 총정리

단테
단테

단테의 신곡은 35살의 단테가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길잡이를 만나서 지옥부터 천국까지 돌아보는 일주일간의 여행기입니다. 

이탈리아판 '신과 함께'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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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곡'의 의미는?

그에 앞서 신곡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신곡(神曲)이란 귀신 신에 노래 곡자를 써서 거룩한 노래라는 뜻입니다.

19세기 중반경 일본의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모리 오가이'가 번역한 제목입니다.

사실 원제는 '신곡'이라는 뜻이 없습니다.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미디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미디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성한 코미디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성한 코미디

이탈리아어로 '단테 알리기에리의 코미디'였고 후대가 '신성한' 이라는 말을 덧붙여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성한 코미디'라는 제목이 됩니다.

comedia(코메디)는 '희극'을 뜻하는데 단테는 '코메디아'라는 이 단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단테가 쓴 편지에 따르면 '희극은 비참함에서 시작하지만 행복으로 열매를 맺는 글' 이라고 봤으며 단테는 지옥이라는 비참함에서 시작해 천국이라는 행복한 결말로 향하는 사후의 순례를 '희극'으로 표현했던 것입니다. 

2. 지옥편의 첫 장

단테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신곡' 지옥편의 첫 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리 인생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을 잃고서 난 어두운 숲에 처했었네
<신곡 지옥 편 1, 1~3>

그러나 내 마음을 무서움으로 적셨던 골짜기가 끝나는 어느 언덕 기슭에 이르렀을 때, 나는 위를 바라보았고, 벌써 별의 빛줄기에 휘감긴 산꼭대기를 보았다. 사람들이 자기 길을 올바로 걷도록 이끄는 별이었다.
<신곡 지역 편 1,12~13>

단테는 어두운 숲길에서 한줄기 빛을 발견하게 됩니다.

피렌체 근교의 카센티노 숲
피렌체 근교의 카센티노 숲


단테는 실제로 추방을 당한 후 피렌체 근교의 카센티노 숲에 머물며 시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게 됩니다.

문장 자체에 결연함이 묻어나고 있으며 원문을 운율과 강세를 살려 소리내어 읽어보면 그대로 노래가 됩니다.

문자로 읽는 글이 아니라 소리 내서 노래처럼 읽는 시로서 표현하여 귀로 듣고 입으로 전해지면서 신곡은 급속도로 대중들에게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신곡 지옥 편 1, 1~6
신곡 지옥 편 1, 1~6

문장마다 행의 마지막 음절의 라임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신곡 지옥 편 1, 1~6
신곡 지옥 편 1, 1~6
압운법
압운법

행의 마지막 음절에 같은 울림을 반복하는 압운법을 활용했으며 A B A, B C B, C D C 로 3번씩 교차반복되고 있습니다.단테는 숫자3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영향으로 '삼위일체'를 나타내기도 하는 3이라는 숫자가 작품 여기저기에 교묘하게 녹아있습니다.

위에서 보듯 전부 3번이 반복되어 계속 삼각형이 이어지며 이 형식으로 단 행도 예외없이 14,233행이 전개됩니다.

이쯤되면 단테는 '라임의 천재'라고 불리울만 하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모든 행은 11음절
모든 행은 11음절

이 뿐 아니라 모든 행은 11음절로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섬세하게 배열된 각운이 밎어내는 음악적 효과가 극대화된 작품으로 듣기도 편해 그만큼 전파되기도 쉬웠던 것입니다.

14,233행 전체를 암송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으며 지금까지도 전체 암송하는것이 유행입니다.

지식인은 라틴어로 책을 쓰던 시대에 단테는 대중에서 친숙한 피렌체 사투리로 '신곡'을 집필했습니다.

이후 피렌체 사투리가 이탈리아의 표준어로 정립됩니다.

 

다시 작품 내용으로 돌아가 봅시다.

늑대 사자 표범
늑대 사자 표범

어두운 숲에서 헤매던 단테는 별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려는데 갑자기 늑대, 사자, 표범 짐승 세 마리가 나타나 단테가 언덕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섭니다.  

표범은 욕정, 사자는 교만, 늑대는 탐욕을 상징합니다.

이 위기의 순간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합니다.

고대 로마 최고의 시인 베르길리우스
고대 로마 최고의 시인 베르길리우스

바로 고대 로마의 시성 '베르길리우스'입니다.

푸블리우스 베르길리우스 마로
푸블리우스 베르길리우스 마로

베르길리우스는 성모마리아의 명을 받아 단테의 지옥 여행을 인도하여 주는 길동무가 되어 줍니다.

단테는 실제로도 베르길리우스를 굉장히 존경했으며 그의 대표작 '아이네이스'라는 서사시 역시 신곡과 마찬가지로 저승을 여행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베르길리우스는 현실에서도 희극속에서도 단테의 롤모델이자, 사후 세계 여행을 다룬 선경험자이기도 해 단테의 지옥세계 여행에서 든든한 길잡이가 됩니다. 

성모마리아는 가톨릭의 상징이며, 고대 로마인인 베르길리우스는 이교도인데 어떻게 같이 등장하는 것일까요? 

단테의 신곡, 고대 그리스, 로마의 인본주의 사상을 접목
단테의 신곡, 고대 그리스, 로마의 인본주의 사상을 접목

'신곡'은 단테가 그리스도교 세계관을 바탕으로 쓴 것을 맞지만 작품의 반만 그런것이고 나머지 반은 고대 그리스, 로마의  인문주의 또는 인본주의 사상(르네상스)을 접목한 작품입니다. 

신곡에서 고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이성의 상징인 것입니다. 

인간의 이성을 신을 찾아가는 여정의 길잡이로 삼았다는 것은 인간을 이끌어 주는 힘이 이성이기도 하다는 것을 나타낸 것입니다. 

또 하나는 신성으로, 신성의 상징은 나중에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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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옥 9구역

단테는 별빛을 쫒아 지옥을 향해 베르길리우스와 첫발을 뗍니다.

먼저 지옥의 입구에 도착합니다. 

지옥의 문 입구에 문장을 소개합니다.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모든 을 희망을 버려라. 지옥에 다다른 자여 희망을 버려라, 영원히!'

 

&lt;지옥의 지도&gt;, 산드로 보티첼리
<지옥의 지도>, 산드로 보티첼리
지옥의 지도
지옥의 지도

초기 르네상스 대표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지옥도'라는 작품입니다.

이 그림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지옥에 떨어져 벌 받는 죄인들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지구의 땅 속을 그리고 있으며 맨 아래쪽이 지구의 중심부이며 지옥은 이곳과 맞닿아 있습니다.

죄의 경중에 따라서 9개의 구역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아래로 내려갈 수록 중한 죄를 지은 사람의 구역입니다. 

단테는 부절제, 폭력, 사기로 죄를 크게 3가지로 분류하고 있으며, 에피소드별로 죄와 형벌이 직관적으로 연결되고 인과응보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지상에서의 악행과 상응하는 형벌을 지옥에서 받게 되는데 이것을 '콘트라파소(Contrapasso)'라고 합니다.

가량 미래를 본다는 예언가나 점술가들 또한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으며 이들에게는 앞을 본다고 자만했기에 다시는 앞을 볼 수 없도록 머리가 뒤로 돌아간 채 걸어가는 형벌을 받는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지옥 편은 총 34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옥 2~7구역 부절제와 폭력까지가 17곡에 해당하며 지옥 8~9구역에 대해서 나머지 절반을 다룹니다.

단테는 사기를 가장 나쁘고 중한 죄로 본 것입니다.

사기는 개인뿐 아니라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죄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절제와 폭력은 때로는 우발적이도하지만, 사기는 알고도 저지르는 죄로 '이성'을 가진 인간이 알면서 저지르는  또는 인간 이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3.1 지옥 1구역 림보

죄가 없거나 공덕을 세웠지만 세례를 못 받은 사람들이 가는 지옥구역입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오메로스 등과 태어나자마자 죽은 아이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리스도교의 믿음에 의하면 누구나 원죄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겨난 구역이며, 벌은 없습니다. 

조용히 시간을 보내며 그리스도의 구원을 기다리는 곳입니다. 

3. 2 지옥 2구역 애욕(부절제)

2구역부터 본격적인 지옥이 시작됩니다. 

지옥 2구역은 애욕의 죄를 저지른 자, 음란함과 애욕에 빠진 죄인들의 공간입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클레오파트라, 헬레네와 파리스 등입니다. 

사회의 관습과 질서를 어기면서 사랑을 한 것을 죄로 보았으며, 바람을 피웠던 이들이 바람에 휩쓸리는 벌을 받게 됩니다. 

물론 그냥 바람이 아니라 토네이도급의 세찬 바람입니다. 

애욕의 죄인들 중에서 당대 사람들의 이목을 끈 커플이 있었는데, 이 에피소드는 당시 이탈리아를 발칵 뒤집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내용입니다. 

군주의 딸 프란체스카가 영주의 아들 잔초토와 맞선을 보게 됩니다. 

잘생기고 훤칠한 모습을 한 영주의 아들을 보고 프란체스카는 첫눈에 반했고 결혼을 기쁘게 승낙합니다. 

그런데 결혼식 다음날 아침 프란체스카는 낯선 남자 옆에 누워서 눈을 뜨게 됩니다. 

프란체스카와 파올로 그리고 잔초토
프란체스카와 파올로 그리고 잔초토

절름발이 추남에 성격 또한 포악했던 잔초토가 잘생기고 착한 동생을 자신 대신 맞선에 내보낸 것입니다. 

프란체스카는 동생 파올로와 결혼하는 것으로 착각했지만 결혼하고보니 남편이 형 잔초토 였던 것입니다. 

잔초토 집안 전체가 일종에 사기결혼에 가담한 셈인데, 설상가상으로 동생 파올로도 프란체스카에게 반했고 시동생과 형수사이였던 두 사람은  빠지면 안 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연애를 시작합니다.

어느 날 우리는 한가롭게 랜슬롯의 사랑 얘기를 읽었어요. 읽어 가는 동안 우리는 서로 여러 번 눈을 마주쳤어요. 그러나 단 한 순간이 우리를 엄습했어요. 사랑에 빠진 연인이 오랫동안 기다린 입술에 입 맞추는 대목을 읽었을 때, 그이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내게 입을 맞추었지요. 우리는 그날 더 이상 책을 읽지 못했어요.'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잔초토에게 발각이 되고 연인은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나는 그들이 불쌍해 죽어가는 사람처럼 정신을 잃고 시체가 쓰러지듯 지옥의 바닥에 무너져 버렸다
<신곡 지옥 편 5, 141~142>

 

단테는 이 둘의 사랑을 보고 연민을 품고 공감을 하여 이성을 잃었고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하고 이렇게 탄식합니다.

프란체스카여! 당신의 기구한 운명이 나를 울리는구려. 슬프고 가여울 뿐입니다

 

3. 3 지옥 3구역 대식(부절제)

지옥 3구역은 대식의 죄인들이 가는 곳으로 탐식했던 이들이 머리 3개 달린 개 '케르베로스'에게 먹히고 뜯기는 곳입니다. 

애욕과 마찬가지로 대식 또한 부절제의 죄에 속하며, 대식은 탐욕을 절제하지 못한 죄인 것입니다.

식량이 부족한 시대에 백성들을 착취할 수 있어서 대식 또한 죄로 분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3. 4 지옥 4구역 인색과 낭비(부절제)

지옥 4구역은 인색과 낭비의 죄를 지은 죄인이 가는곳으로 이곳에서는 자신들이 모으거나 함부로 했던 커다란 돈주머니를 굴리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당시의 교황과 대주교들이 이 죄에 속합니다.

3. 5 지옥 5구역 분노(부절제)

지옥 5구역은 분노의 죄인이 가는곳으로 이곳에서는 진흙탕에 빠져 서로를 물어뜯고 난투를 벌이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단테가 추방을 당할때 이에 앞장섰던 정적이 있었으니 바로 필리포 아르젠티인데, 단테는 분노의 지옥에서 그를 만납니다.

필리포가 단테가 탄 배로 기어올라 도망치려 하자 베르길리우스가 진흙탕속으로 처박습니다.

3. 6 지옥 6구역 이단(부절제)

지옥 6구역은 이단의 죄를 지은 죄인이 가는 곳으로, 죄인들은 화형처럼 시뻘겋게 불타는 관에 갇히는 형벌을 받습니다.

단테는 애욕에서 이단까지가 부절제의 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3. 7 지옥7구역 폭력(폭력)

지옥7구역은 폭력의 죄이며, 폭력은 3종류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남에 대한 폭력이며 이 죄를 지은 죄인은 끓는 피의 강 속에서 온 몸이 삶아지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두 번째로 자신에 대한 폭력의 죄를 지은 죄인은 스스로를 해한 자들이 마른 나무가 되어 가지가 꺽이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신에 대한 폭력 즉 '신성모독'을 한 죄인에게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비를 맞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3. 8 지옥8구역 사기(사기)

지옥 8구역 사기 구역에는 10개의 구렁이 있으며 세상에 아첨하던 아첨꾼들이 똥물에 잠겨있거나 교묘하게 물건을 훔친 도둑들이 뱀에 물리는 등 탐관오리, 교사범, 연금술사 등이 벌을 받는 곳입니다.

위선자들은 겉모습은 금빛으로 휘황찬란하지만 무거운 납 망토를 입는 형벌을 받습니다.

단테는 이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의 평화와 안정, 정의 즉 선을 지향합니다.

3.9 지옥 9구역 배신, 배반(사기)

마지막 지옥 9구역은 악마 루키페르(Lucifer)가 관장합니다.

루키페르는 라틴어식 발음이며 영어로는 루시퍼, 이탈리어로는 루치페르 입니다.

지옥 9구역은 배신, 배반구역으로 가족, 조국, 친구, 은혜를 배신한 죄인들의 공간입니다.

루키페르는 원래는 천국에서 가장 신뢰를 받던 찬사장이었으나 교만에 취해서 반란을 일으켜 하느님의 자리를 넘보는 배신, 배반의 죄를 저질러 하느님의 분노로 추락해 지옥 밑바닥에 처박히게 됩니다.

루키페르는 박쥐날개처럼 날개에 깃털이 사라지고 퍼덕이는데 날지 못하게되었고, 루키페르의 날갯바람으로 지옥 9구역을 꽁꽁 얼리게 됩니다.

지옥 밑바닥에 얼어붙은 죄인들은 가장 무거운 형벌이라고 할 수 있는 옴짝달싹 못하는 부동의 벌을 받게 됩니다.

루키페르는 인간 중 가장 대표적인 3명의 배신자들을 입에 물고 있습니다.

예수를 배반한 유다, 로마의 영웅 카이사르를 배신하고 암살한 제국의 배신자 브루투스와 카시우스 그리고 배반하고 배반당한 우골리노 백작 입니다.

유다는 은화 30냥에 예수를 넘긴 교회의 배신자였고, 로마를 이상 국가로 생각했던 단테는 제국의 배신자 브루투스와 카시우스에 의해서 암살당한 카이사르의 죽음에 분노합니다.

세 배신자는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서 영원히 루키페르에게 물어뜯기게 됩니다.

지옥 9구역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는 대화할 만한 가치마저 없는 죄인들이라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단테는 우골리노 백작과는 대화를 나눕니다.

어느 구멍에선가 얼어붙어 있는 두 망령을 보았다. 한 망령의 머리가 다른 망령의 머리의 모자가 되어있었다'<신곡 지옥 편 32,124~126>
이자를 그토록 짐승처럼 씹어 먹으며 증오하고 저주를 늘여놓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렇게 서러워 우는 이유가 있을 터인즉, 너희들은 누구며 저자의 죄가 무엇인지 알아야 내 혀가 마르지 않는 한 저 위 세상에서 보상을 해줄 것 아니냐!' <신곡 지옥 편 32, 133~139> 

 

단테는 애욕의 죄를 지은 프란체스카에게도 그렇고 지옥을 여행하는 단테의 기본 정서는 연민과 공감이며, 공동체의 기반은 신의 단죄(神性)보다 인간의 공감(人性)에 있다고 믿었습니다. 

오골리노는 연민을 느끼는 단테에게 속사정을 털어놓습니다. 

우골리노는 권력을 두고 대립하던 손자를 제거하려 루지에리 주교와 손을 잡았는데 오히려 주교에게 배신당해 아들 그리고 손자와 탑에 갇힙니다.

주교는 이들을 가두고 밥도 물도 주지 않았고 아들과 손자들은 배고픔에 울부짖게 됩니다.

그 소리가 너무나도 고통스웠던 우골리노는

 

괴로운 나머지 손을 물어뜯게 되었소. 그러자 허기를 참지 못해 그러는 줄로 생각하고 자식들이 일어나서 말했소. 아버지, 저희를 먹으면 저희들의 고통이 훨씬 덜 할거예요! 아버지가 이 불쌍한 육신을 입혀 주셨으니 이제는 벗겨가세요! <신곡 지옥 편 33, 58~63>결국 우골리노의 자손들은 하나둘씩 죽어갑니다. '벌써 눈이 먼 나는 그들의 몸을 더듬었소...고통보다도 배고픔을 참을 수가 없었소'
<신곡 지옥 편 33, 73~75>

 

이 이야기 또한 1288년 피사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구절이며 단테는 상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의 비극을 전달하고자 한 것입니다.

4. 정리

단테는 내세의 이야기를 빌려 당대의 참혹한 현실을 담아냅니다.

지옥은 신이 창조한 공간인데, 이단이나 신성모독보다 배반이나 배신을 더 중한 죄로 분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테가 살던 중세시대에는 신에게 이르는 길이 구원이자 행복이었고, 반대로 가장 큰 죄는 신을 모독하거나 어기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성모독을 지옥 밑바닥에 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통해 단테는 인간의 기준에 따라 무엇보다 인간의 공동체를 우선시했으며, 삶을 제대로 산 사람들이 천국에 간다고 생각했지 오직 믿음만으로 가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믿음도 중요하지만 충만한 신의 섭리를 완성하는 것은 인간의 실천적인 의지로 보았던 것입니다. 

그것이 최후의 중세 시인이자 최초의 근대 시인인 단테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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