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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작법 7(인물구성론 5. 인물 내면 구체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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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물 내면 구체화 2

소설에 관련해서 너무 당연하지만 막상 곱씹어 보면 상당히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독자는 주인공에게 이입한다'는 것입니다.

뻔한 말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주인공은 말하는 이, 즉 '화자'입니다. 

특히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소설 속에서는 더 그러하고 3인칭 시점에서는 '초점 화자'가 됩니다.

물론 '셜록 홈스'와 같이 화자가 주인공인 '셜록'이 아닌 '왓슨'이듯 주인공이 화자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인 선이든 악이든, 혹은 방관자이든 독자는 소설 속 세상을 전달해 주는 화자인 주인공에게 자연스럽게 이입하고, 소설 속 상황들을 판단하게 됩니다.

독자는 주인공(화자)의 눈을 통해 소설 속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독자가 인물에 대해 이해를 더 잘할수록 작품의 몰입도도 높아집니다.

우리가 생판 남인 사람의 하소연보다는 잘 알고 있는 친구의 푸념을 들을 때 더 제대로 된 공감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인물의 과거를 알 수 없다면 독자는 인물의 현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인물의 처지에 자신이 처한 것처럼 공감하고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제삼자의 입장에서 중립적으로 이야기를 전해 듣는 데에 그치게 됩니다.

5. 1 과거가 의미적으로 중요한 이유

만약 독자가 과거를 통해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파악하지 못하면 '이 인물이 지금  A사건을 겪고 있구나, 힘들겠구나'처럼 단순한 감상은 가질 수 있어도 A사건이 왜 인물에게 문제가 되는지 이 장면이 스토리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지 현재 인물이 왜 이런 감정을 느끼고,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은 알 수 없습니다.

독자는 인물이 지금 당장 처한 상황과 갈등, 즉 현재밖에 모르기 때문입니다.

과거를 알고 있지 않으니 소설 속 인물과는 초면과 다름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인물, 사건이 스토리와 따로 놀지 않도록 의미와 인과관계를 엮어야 맥락이 형성되며 스토리에는 중심축이 있는데 

작가가 인물의 과거를 이해하고 아는 것은 이런 의미적인 측면에서도 관련이 깊습니다.

인물구성에 있어서의 과거 파악은 인물과 사건(스토리)이 따로 놀지 않게 잡아주는 클립과 같고 스토리는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에는 이런저런 사건들과 인물들이 한데 녹아들어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부각하고자 하는 스토리의 중심 의미를 인물에게 부여합니다.

인물을 만들어나가다 보면, 자연히 그 인물을 구체적으로 확립하기 위한 사건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때 작가는 간략한 아이디어로 가지고 있던 사건을 꼼꼼하게 구체화합니다.

어떻게 시작된 사건이며, 어떻게 고조되고, 누가 개입하며, 어떻게 해결되는지 등으로 말입니다.

캡틴아메리카에서 캡틴 아메리카로 재탄생하기 전까지 주인공은 왜소하고 작은 청년으로 군 입대까지 거부당하지만 애국심은 큽니다.

그런  청년이 혈청 비밀실험 사건을 통해 인물이 구체적으로 확립되며 근성과 애국심으로 특수프로젝트에 스카우트되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슈퍼 솔저가 됩니다.

사건은 인물의 행동에 의해 해소되거나 심화됩니다.

이때 인물의 행동은 과거 경험(인물이 과거의 사건을 통해 습득한 것들)에 영향을 받습니다.

한편 사건은 인과관계를 가지고 계속해서 다음 사건으로 연계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까지 배운 내용으로 이해할 수 있는 소설의 전체적인 작동의 원리 즉 구성입니다.

작가는 인물의 과거가 어떠했으며 과거가 현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것이 스토리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의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인물구성단계에서 빼놓지 말아야 합니다.

5. 2 예시

① 빨간 머리 앤

초록지붕 집으로 입양 가기 전의 앤은 고아원에서 자란 아이이며 일손이 부족한 객식구처럼 얹혀살며 고된 일을 하고 지냈습니다.

하지만 풍부한 상상력과 희망, 사려 깊음을 잃지 않고 구김살 없이 자랐습니다.

앤이 초록 지붕집으로 입양을 가게 된 것도 착오로 인한 일이었습니다.

아이를 입양한 커스버트 남매는 일을 도와줄 남자아이를 원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앤은 입양 첫날부터 파양 될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상냥하고 씩씩한 앤은 끝내 마릴라의 마음을 여는 데에 성공하고 그 후로도 당차고 씩씩한 성격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갑니다.

② 캡틴 아메리카

빈약하고 왜소한 몸집을 가지고 있을 때에도 누구보다 정의롭고, 나라를 사랑하며, 꺾이지 않는 근성을 가졌습니다.

그러한 인물의 품성과 그런 품성을 부각하는 사건들은 평범하던 스티브 로저스를 캡틴 아메리카로 재탄생시킵니다.

그는 캡틴 아메리카가 된 이후에도, 그런 성품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히드라에 세뇌당했던 자신의 친구인 버키를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고, 그 결과 영화 시빌 워에서 아이언맨과 대립하게 됩니다.

5. 3 목표 설정

인물의 과거를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인물의 행동이나 선택, 즉 소설의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그러하듯 소설 속 모든 인물에게도 목표가 있습니다.

그 목표는 몇 시간 안에 달성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몇 년에 걸쳐서 달성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시간에 관계없이, 한 사람은 수많은 목표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목표 때문에 사람은 행동합니다.

소소하거나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결단을 내리기도 하고, 무언가를 끊임없이 연습해서 발전하고 성장하기도 합니다.

인물의 욕망과 열망이 강하면 강할수록 급박하면 급박할수록 인물은 절박해지고 그 결과 일상적이지 않은 아주 극적인 행동까지 취하게 됩니다.

소설뿐 아니라 현실 속 우리도 똑같습니다.

욕망이 강하고 절박할수록 초인적인 힘이나 능력을 냅니다.

사건은 일상적이지 않은 순간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물의 과거는 인물에게 목표, 욕망을 부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인물의 과거 존재의의입니다.

'이 인물은 디저트 맛집의 마카롱을 자주 사 먹었다'와 같은 없어도 그만인 과거사를 넣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설정으로 인해 인물이 세계 최고의 마카롱 파티셰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다면, 의미 있는 과거사가 됩니다.

과거를 짤 때도 인물의 의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소설의 모든 부분에서 개연성이나 당위성을 무시하면 안 됩니다.

5. 4 결핍 설정

트라우마나 결핍, 두려움, 특별한 신념은 인물의 행동에 제약을 겁니다.

평소처럼 행동하지 못하게 되거나, 혹은 평소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하게 되거나, 드러내지 않고 숨겨왔던 비밀로서 독자의 호기심을 끌어내기도 합니다.  

트라우마나 결핍, 두려움, 신념을 키워드로 잡는 것은 인물이 과거에 겪었던 사건의 대략적인 구상을 짜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과거에 겪은 사건을 먼저 정하고 인물의 겹핍을 그것에 맞출 수도 있고 인물의 결핍을 먼저 설정하고 그 결핍이 생길 법한 사건을 맞춤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인물에 따라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거라도 트라우마나 결핍등으로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절대로 꺾이지 않는 신념의 캡틴 아메리카나 언제나 명랑하고 씩씩한 빨간 머리 앤,  장애를 딛고 일어선 헬렌 켈러와 같이 말입니다.

인물의 목표와 욕망은 인물 구성의 필수 요소지만, 트라우마나 결핍은 캐릭터성에 따라 생략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인 만큼 두려움을 느끼는 요소정도는 충분히 가질 수 있습니다.

즉 추가가 자유로운 조미료 같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소설작법 6(인물구성론 4. 인물 내면 구체화 1) (tistory.com)

 

소설작법6(인물구성론 4. 인물 내면 구체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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